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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가입자 평가소득 폐지, 송파세모녀 4만8000원서 1만3100원으로 감소

지역가입자 건보료 부과체계는 난수표와 같다. 28년 전인 1989년 지역건보(농어촌)를 시행할 때 기본 틀을 아직도 유지하고 있다. 소득·재산·가구원 등에 보험료를 매기는 방식이다. 지역건보는 소득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아 파악하기 힘든 점이 최대의 난제였다. 그래서 직장과 달리 소득에만 보험료를 매길 수 없어 여러 가지 보완장치를 도입했다. 그 이후 정교하게 다듬어서 98년 평가소득으로 진화했다. 국세청에 신고한 종합소득 500만원(필요경비 빼기 전 5000만원) 이하 가입자 572만세대가 대상이다.

저소득지역가입자 평가소득 건보료 폐지
재산건보료 최대 5000만원 공제후 부과
자동차는 4000만원 이상만 부과
은퇴 후 건보료 인상 61%→29%

하지만 평가소득은 실제소득이 아니라 추정하는 것이다. 20세 미만 청소년 한 명당 3590원, 30~49세 남자는 1만2210원, 여자는 1만60원…. 이런 식으로 평가한다. 98년에는 맞았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아니다. 평가소득을 계산할 때 재산·자동차를 반영한 뒤 전체 보험료를 계산할 때 또 한 번 재산·자동차를 따진다. 이중부과다. 이번에 평가소득을 폐지하는 것은 만시지탄(晩時之歎)이라고 할 만하다.

지역건보료의 또 다른 문제점은 재산·차 건보료다. 아무런 소득이 생기지도 않은 집과 차에 보험료를 매기는 게 사리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재산에서 임대소득이 정기적으로 생기면 여기에 매기면 될 일이다. 그렇지도 않은 집에, 그것도 모자라 전세보증금에도 매긴다. 차는 ‘부의 상징’에서 멀어진 지 오래인데도 아직 과거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14년 된 과일 행상용 트럭(비영업용)에도 보험료를 매기는 일이 벌어진다.

한국은 지역건보료 방식을 일본에서 배웠다. 그런데 일본은 최근 10년 사이에 재산 건보료를 줄줄이 폐지하고 있다. 2015년 전후에 약 50개의 건보조합(일본은 조합방식)이 폐지했다. 초고령사회로 바뀌면서 재산 건보료가 은퇴자들에게 부담을 준다고 판단해서다. 정부 개선안은 이런 점을 감안해 평가소득을 없앴고, 재산·자동차 건보료를 3단계로 낮춘다. 하지만 소득·재산·자동차의 부과방식은 그대로 유지한다. 재산 보험료를 줄이기 위해 공제제도(과표에서 일정액을 빼줌)를 도입했지만 공제액이 그리 높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은퇴자에게 재산 건보료가 여전히 장벽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송파 세모녀 건보료가 어떻게 되나.
“평가소득 3만6000원, 재산(전월세) 건보료가 1만2000원이었다. 내년에 평가소득이 폐지되면서 최저보험료 1만3100원만 물면 된다. 전월세 보험료도 내년에는 전세보증금 4000만원 이하면 물지 않는다. 전세 면제 기준은 2021년 9000만원, 2024년 1억6700만원으로 완화된다.”
배우자와 자녀 1명을 둔 47세 가장이다. 연소득 150만원(필요경비 공제 전 1500만원)이고 4000만원 전셋집에 산고 1600cc 승용차를 갖고 있다. 지금 보험료 7만9000원 내고 있다.
“지금은 평가소득 6만3000원인데 이게 내년에는 1만8000원으로 줄어든다. 전세 건보료는 내년에 4000만원이하, 차는 1600cc가 면제다. ”
은퇴자의 보험료 인상을 두고 원성이 자자하다.
“한 해 직장가입자에서 지역가입자로 바뀌는 사람이 12만5000세대다. 이 과정에서 보험료가 오르는 퇴직자가 7만6000세대(61%)다. 정부 개선안이 시행되면 내년에 인상되는 비율이 29%(3만6000세대)로 줄어든다. 퇴직자의 월 평균 보험료를 보면 현재 제도로 할 경우 월 5만5000원에서 9만3000원으로 오른다. 내년에는 4만8000원으로 떨어진다. 재산 건보료와 차 건보료가 줄어들어서다.”
자녀 3명을 둔 43세 여성 가장이다. 연 소득 424만원, 전세 5000만원, 1600cc 소형차를 갖고 있다. 지금은 보험료를 7만9000원 낸다. 내년에 달라지나.
“평가소득 보험료(6만3000원)이 없어지고 종합과세소득 424만원에 대해 4만원의 보험료를 물게 된다. 전세 건보료는 7900원으로 줄고 차 건보료는 없어진다. 건보료가 4만8000원으로 줄어든다.”
정부가 지역가입자 재산·자동차 건보료를 왜 없애지 않을까.
“정부는 지역가입자 소득 은폐·축소가 사라지지 않았다고 본다. 국민소득계정법에 따른 자영업자 소득파악률(2014)이 75%로 아직 개선 여지가 있긴 하다. 지역가입자의 50%가 과세자료가 없고, 나머지의 절반도 연 소득이 500만원이하로 신고한다.

게다가 필요경비의 60~90%를 공제한 소득에 부과한다. 반면 직장인은 소득이 100% 노출되고 필요경비를 인정하는 자영업자와 달리 근로소득공제 전 총 보수에 보험료를 매긴다. 재산·자동차 건보료를 한꺼번에 없애면 연 4조원의 건보료 손실이 발생하는 점도 정부의 운신의 폭을 좁혔다.

하지만 야당과 일부 전문가는 과거에 비해 소득파악률이 대폭 개선된 데다 이걸 이유로 대면 영원히 재산·차 건보료를 없애지 못한다고 반박한다. 지역가입자는 실직자·사업실패자·은퇴자·노인 등의 사회적 약자들이 대부분인데, 이들의 건보료 부담을 줄이지 않으면 양극화를 줄이기 힘들다고 본다.”
퇴직금·양도소득·상속소득·증여소득에 보험료를 매기지 않는 이유는.
“양도소득은 일시적인 것이어서 보험료를 매기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상속·증여소득은 재산 성격이어서 재산 보험료를 축소하는 추세와 맞지 않다고 본다. 또 퇴직금은 은퇴자의 부담을 키우기 때문에 여기에 보험료를 매기기 곤란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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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식 복지전문기자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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