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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설 선물이 안 팔려요…벌써 백화점 할인

설 연휴가 나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법)과 경기 침체 등의 이유로 선물세트의 판매가 저조하다. 롯데백화점은 5만 세트, 현대백화점은 6만 세트의 재고를 처분하기 위해 대대적인 할인행사에 나섰다. 사진은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할인 판매 중인 굴비 등 선물세트 진열대. [사진 박종근 기자]

설 연휴가 나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법)과 경기 침체 등의 이유로 선물세트의 판매가 저조하다. 롯데백화점은 5만 세트, 현대백화점은 6만 세트의 재고를 처분하기 위해 대대적인 할인행사에 나섰다. 사진은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할인 판매 중인 굴비 등 선물세트 진열대. [사진 박종근 기자]

22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 1층. 설 연휴 직전 일요일이라 예년 같으면 발 디딜 틈도 없어야 하는 식품코너가 의외로 한산했다. 굴비가 가득 진열된 냉장고 앞에선 판매사원이 할인도 가능하다며 구매를 권유한다.

불황·김영란법이 바꾼 설 표정
소액 선물 늘고 고액은 줄어
택배물량 작년보다 15% 증가
한우·과일·굴비 ‘빅3’ 선물
재고물량 70%까지 할인나서

“굴비 좀 보고 가세요. 10마리에 20만~30만원인데 20% 할인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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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를 나흘 앞두고 롯데와 현대백화점이 대대적인 설 선물세트 할인에 나섰다.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법) 여파에 경기 침체까지 겹치면서 인기 선물 품목인 한우·과일·굴비를 비롯해 전체적인 설 선물세트의 판매가 저조한 탓이다. 롯데백화점은 최대 74%까지 할인 판매를 진행한다. 재고 물량은 5만여 세트. 17만원짜리 칠레 와인 세트가 74% 할인된 4만5000원에, 21만원짜리 한우 세트가 54% 할인된 9만8000원에 판매된다. 현대백화점도 재고 6만 세트를 할인 판매한다. 굴비 세트 특품을 35만원에서 20% 할인한 28만원에, 화식한우 세트를 27만원에서 15% 할인한 23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택배비나 상품권 비용, 아르바이트 일당 등을 빼면 실질적으로 ‘노(No) 마진’이나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신세계·AK플라자·갤러리아백화점 등은 할인 판매를 주저하고 있다. 이들 백화점 관계자는 “이미 설 선물을 산 소비자가 반발하는 문제도 있어 할인 판매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판매되는 선물 역시 ‘가벼워’졌다. 롯데백화점은 아예 매장 내에 ‘정(情) 선물세트’라는 동그란 표지판을 설치했다. 김영란법에 부합하는 선물(5만원 이하)만 보고 가려는 고객들이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든 입간판이다. 김 선물세트만 하더라도 5만원대 이하 제품에만 ‘정’이라는 스티커를 붙였다.

설 선물 ‘빅3’로 불리던 한우·과일·굴비의 매출도 줄었다. 롯데백화점 집계 결과 지난해에는 설 선물세트 중 한우가 매출 비중 25.7%로 부동의 1위를 차지했지만, 이번 설(2~19일 기준)에는 비중이 23.6%로 2.1%포인트가 줄었다. 과일 역시 8.5%에서 7.4%로, 굴비도 4.2%에서 3.2%로 1%포인트가량씩 줄었다. 신세계 백화점(12~21일 기준)에서도 굴비 등 수산물의 판매는 3.6% 감소한 반면 가공식품이 27.7%, 건강식품은 40.4% 늘었다.

김영란법의 여파로 백화점에 비해 상대적으로 단가가 낮은 대형마트 매출은 소폭이나마 늘었다. 롯데마트의 경우 설 선물세트 예약판매를 시작한 지난해 12월 5일부터 이달 18일까지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저렴한 선물세트 종류도 많이 늘었다. 이마트는 자체브랜드(PB) 피코크와 노브랜드에서 떡국떡·한우육수·동그랑땡 등 제수음식 40여 종을 출시했다. 이마트는 설 당일까지 집에서 음식을 해먹는 수요를 겨냥해 한우와 미국산 찜갈비 등을 20~30% 할인 판매한다. 롯데마트 역시 3290원(100g)짜리 한우 국거리와 제수용 밤(700g·4900원) 등 설 제수용품 기획전을 설 전날인 27일까지 한다.

‘와인+한우’ 식으로 단품을 조립해서 만든 컬래버레이션 설 선물세트도 인기를 끌었다. 이마트가 지난 15일 와인·한우·수산물·농산물·가공식품 등을 조합해 출시한 설 선물세트 50종, 총 2만6000세트는 현재 대부분이 팔린 상태다. 이마트 측은 “한 가지보단 여러 종류를 즐기려는 1인 가구의 니즈와 두 가지 이상을 섞어 가격을 낮추려는 판매자의 입장이 맞아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윤지윤 롯데마트 대리는 “아무래도 김영란법 여파로 실속형 선물을 고르는 소비자가 늘어났다”면서 “그동안 상권 포화 등으로 성장에 한계를 보여 온 대형마트에 기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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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나 가격 경쟁에 민감한 소셜커머스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저가 선호 경향이 더욱 두드러진다. 소셜커머스 위메프에서 지난해 12월 26일부터 이달 16일까지 설 선물세트 판매 결과 전체 매출의 90%가 2만원 이하로 나타났다. 1만~2만원이 42%, 1만원 이하가 39%였지만, 5000원 이하도 11%나 됐다.
백화점과 달리 택배업체는 물량이 늘면서 특수를 누리고 있다. 조정훈 대한통운 부장은 “이번 설 시즌 택배 물량은 지난해에 비해 약 15% 늘었다”면서 “김영란법으로 작은 선물을 여러 곳에 보내는 소비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글=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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