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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을 몰고다니는 과학자 리처드 도킨스

리처드 도킨스는 논쟁을 몰고다니는 과학자다. 논쟁의 범위는 과학의 울타리를 넘어 종교와 사회 전반의 문제까지 확장됐다. 정재승 KAIST 교수는 “도킨스가 일으키는 사회적 파장이 큰 것은 그가 모든 일을 과학으로 설명하려는 ‘과학주의자’인데다, 말투가 단정적이고 직설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도킨스는 스스로를 “무신론자라기보다 불가지론자로 불리길 원한다”고 했지만, 무신론의 아이콘으로 통한다. 『눈 먼 시계공』『만들어진 신』 등을 통해 “초자연적 창조자가 거의 확실히 존재하지 않는다” “종교는 말살해야 할 정신의 바이러스” 등의 주장을 펼쳐 종교계의 강한 반발을 샀다.
알리스터 맥그라스.

알리스터 맥그라스.

과학자 출신 신학자인 알리스터 맥그라스 옥스퍼드대 교수는 2007년 ‘만들어진 신’의 영문 제목 ‘The God Delusion’을 빗대 『도킨스의 망상』을 펴내고 “종교에 대해 무모한 적대감을 보이는 도킨스의 무신론이야말로 진리를 외면하는 망상”이라고 반박했다.
피터 힉스.

피터 힉스.

또 힉스 입자를 발견한 물리학자 피터 힉스도 2012년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도킨스가 종교 근본주의자들을 공격하지만, 그는 다른 종류의 근본주의자”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스티븐 제이 굴드.

스티븐 제이 굴드.

같은 진화론자들끼리도 거친 논쟁을 벌였다. 특히 동갑내기였던 스티븐 제이 굴드 하버드대 교수와는 평생 숙적 사이였다. 두 사람 모두 다윈의 후예를 자처하며 창조론을 비판하는 진화생물학자지만 진화의 방향성 환경의 중요성 자연선택의 수준 등에 대해서는 이견이 컸다.

이를테면, 도킨스가 진화의 주체를 유전자로 규정한 데 반해 굴드는 유전자와 개체ㆍ종 등 다양한 수준에서 진화가 이뤄진다는 ‘다수준 선택론’을 펼쳤다. 이들의 논쟁은 2002년 굴드 교수가 암으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계속됐다.
에드워드 윌슨.

에드워드 윌슨.

근래에는 사회생물학자인 에드워드 윌슨 하버드대 석좌교수와도 설전을 벌였다. 윌슨이 2010년 ‘유전자 선택’이 아닌‘집단 선택’을 지지하는 논문을 발표하자 도킨스는 “윌슨의 책을 보지 말라”는 글을 썼고, 이에 윌슨은 “이 사람이 누구냐. 영향력 있는 저널리스트이지 과학자는 아니다”라면서 화를 냈다.

도킨스는 도발적인 트위터 발언을 통해서도 여러 차례 화제의 중심에 섰다. 2013년엔 “전 세계 이슬람 신자 중 노벨상을 수상한 사람들을 모두 합쳐도 캠브리지 대학 트리니티 칼리지 한 곳이 배출한 노벨상 수상자보다 적다”는 글을 올려 ‘이슬람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또 2014년에는 태아가 다운증후군 장애를 가졌다는 사실을 알게됐다는 한 예비 부모의 글에 “낙태하고 다시 임신을 시도하라. 그 아이를 세상에 나오게 하는 것은 비도덕적(immoral)”이라는 댓글을 남겨 거센 비난을 받기도 했다. 도킨스는 당시 비난 여론에 대해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에 기초한 도덕 철학 관점에선 임신 초기 낙태 기회를 버리고 출산을 강행하는 것이 비도덕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등으로 맞서며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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