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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은 탄핵 사유 일부…“영장 기각, 헌재 심판에 영향 제한적”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으로 특검팀 수사가 주춤하게 되면서 법조계의 관심이 19일 헌법재판소에 쏠렸다. 박근혜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와 직결된 이 부회장의 혐의에 대해 소명이 부족하다는 법원 판단이 탄핵심판에 파장이 있을 것인지 때문이었다. 박 대통령 탄핵소추 사유에는 뇌물수수 등 형사법 위반 부분이 포함돼 있다.

법조계 “탄핵 소추 사유 많아”
“영장은 구속 필요성 판단할 뿐
헌재의 탄핵 심판과 상관 없어”

이날 헌재는 이 부회장의 영장 기각에 대해 공식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탄핵심판 7차 변론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주심인 강일원 재판관은 이날 다른 재판에서보다 더 명확하게 탄핵심판의 심리 원칙을 밝혔다.

강 재판관은 “누차 말씀드렸지만 이 사건은 절차만 형사소송을 준용할 뿐이다. (탄핵심판을 형사재판처럼 생각하는 것은) 헌법정신에 맞지 않고 대통령에 대한 예우도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재판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이 헌법과 법률에 위반됐는지를 다룬다. 대통령의 범죄 행위를 심판하는 게 아니다”고 덧붙였다.

법조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영장 기각이나 최순실씨 등에 대한 재판 내용을 헌재의 탄핵심판과 결부시켜선 안 된다는 헌법재판관들의 입장을 간접적으로 피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헌재 “대통령 범죄 심판하는 게 아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의 뇌물 공여 혐의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면 결국 박 대통령 관련 탄핵소추 사유 중 한 가지는 약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법조계에선 “심판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전직 헌법재판관은 “헌재의 탄핵심판은 (한 개인의) 범죄 여부를 가리는 형사재판과 다르다.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죄 등에 대한 혐의와 그에 대한 수사, 형사재판 등이 헌재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말했다.

헌재 연구관 출신인 정주백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원의 영장 기각은 최순실씨에게 삼성의 돈이 전달된 것과 관련해 이 부회장을 구속할 필요가 있느냐를 판단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날 강일원 재판관은 ‘진실 발견’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국정 농단 사건의 핵심 증거로 꼽혀 온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수첩 원본(17권)을 증거로 채택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하면서다. 재판부는 증인신문 과정에서 안 전 수석이 직접 확인한 수첩 사본만 증거로 받아들였다.
 
“안종범 수첩 통해 확보된 사실은 증거 인정”
강 재판관은 “이 수첩이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냐, 아니냐는 우리 재판부가 판단하지 않았다”며 “위법한 증거라 하더라도 이를 통해 확보된 2차 증거는 예외적으로 증거 능력이 인정될 수 있다. 진실을 발견한다는 공익이 피고인의 절차상 권리 보호보다 클 경우다”고 말했다. 이어 “수첩이 ‘독(毒) 과실’(위법 증거)인지는 형사법정에서 판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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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뇌물 혐의 외에도 헌재가 심리 중인 탄핵 사유가 4개 더 있다는 점도 이 부회장의 영장 기각 파장이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의 근거가 되고 있다. 국회가 의결한 박 대통령의 탄핵 사유는 헌법·법률 위반 사항 13가지이고 헌재는 이를 5개 쟁점으로 분류해 심리 중이다. 5개 쟁점은 ▶국정 농단에 따른 국민주권·법치주의 위반 ▶대통령의 권한 남용 ▶언론 자유 침해 ▶생명권 보호의무 위반 ▶형사법 위반 등이다.

정주백 교수는 “박 대통령에게 적용된 여러 소추 사유 중 뇌물죄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해서 대통령이 헌법적 가치를 훼손한 일이 없다고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 다만 뇌물 부분에 대한 사실관계를 재판부가 좀 더 세심히 볼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윤호진·정진우·서준석 기자 yoong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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