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다보스서 만난 총장들 “일자리 감소, 기업가형 인재로 대응”

“우리는 지금 4차 산업혁명이 디지털 난민(기술 발달에 적응하지 못해 일자리를 떠나는 사람들)을 확산하는 지점에 서 있다.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이 앞장서 달라.”

3년 뒤 일자리 710만 개 감소 예상
기술 재교육, CEO 리더 역할 강조
학생 스스로 사고하고 문제 해결
‘시스템 디자인 교육’ 근본 해법 제안
“대학, 지식 전달 기관에서 벗어나
4차 산업혁명 최신 기술 선도해야”

2002년부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아젠다 토론자로 참석하고 있는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최고경영자(CEO)는 18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 모인 25개 대학 총장들에게 이렇게 부탁했다. 다보스포럼은 왜 기업가도 아닌 대학 총장들에게 이런 숙제를 던진 걸까. 배경은 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해 다보스포럼은 4차 산업혁명의 부상을 예견하며 충격을 던졌다. 4차 산업혁명은 빅데이터·인공지능(AI)·로봇기술·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이 기존 제조업과 접목해 발생하는 혁명적 변화를 뜻한다.
올해 다보스는 지난해 논의를 바탕으로 산업별 4차 산업혁명의 영향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느라 분주하다. 특히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으로 꼽히는 대학만 선별해 초청한 것은, 4차 산업혁명의 최대 문제점인 일자리 감소의 해법을 대학들이 머리를 맞대고 모색해보자는 차원이다.

지난해 발표된 다보스포럼 일자리보고서는 2020년까지 선진국에서 일자리 710만 개가 사라진다고 예상한 바 있다. 예컨대 자율주행차가 도입되면 택시기사·택배기사 등 운전직 일자리가 사라지고, 자동차 조립·수리·관리 인력은 대거 실업자가 된다. 자동차 영업사원이나 딜러도 다른 일거리를 찾아봐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일자리 문제의 실타래를 풀려면 교육 전문가가 빠질 수 없다. 교육과 일자리는 직접적인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17~18일(현지시간) 다보스포럼이 교육자들을 스위스로 초청한 배경이다. 하버드·예일·프린스턴·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25개 연구중심대학 총장과 글로벌 대표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다보스 센트럴스포트 호텔에 모여 8시간 동안 일자리 감소의 해법을 모색했다.

노동 현장에서 현재의 업무에 충실한 종업원들이 모두 기술 변화에 적응하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다. 특히 제조업은 4차 산업혁명으로 인공지능 등이 도입되면 일자리가 감소할 수밖에 없다. 반면 기술 변화에 적응한 소수의 인재들은 더 필요해진다.

총장들은 기업 CEO가 종업원 재교육을 강화해, 임직원들을 인재로 육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브라 수레쉬 미국 카네기멜론대 총장은 “임직원 기술 교육은 기업의 사회적 책무”라며 “기업이 책임지고 임직원들을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숙련공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때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재교육이 용이하다. 이른바 ‘맞불 전략’이다. 기술 발달로 인해 사라지는 일자리에 적응하기 위해서, 기술 발전을 응용해 기술 교육을 강화하자는 생각이다. 인도 최대 기업 중 하나인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Reliance Industries)의 무케시 암바니 회장은 “다수 종업원을 대상으로 양질의 교육을 전파하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은 바로 기술”이라고 말했다.
CEO 스스로도 예외는 아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CEO의 가장 중요한 역할중 하나는 새로 탄생할 직종을 빠르게 파악하고 인력을 재배치해야 하는 것이다. 나이르 우즈 영국 옥스퍼드대 블라바트닉스쿨 학장은 “리더들에게 필요한 것은 레이더(rader)”라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의 충격으로 조직이 개편되는 과정에서 터져 나올 각종 불만을 수습하려면, 산업혁명을 조기에 인지하고 기업의 방향을 설정할 수 있도록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는 뜻이다.

시스템 디자인 교육이 근본적 해법이 될 수 있다는 제안도 나왔다. 시스템 디자인 교육은 학생들이 스스로 연구 과제를 선정하고 어떻게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지 전반적인 시스템을 종합 설계하도록 유도하는 교육 방법이다. 학생들이 디자인 사고를 응용해 거시적 관점에서 문제의 해법을 찾아낼 수 있다면, 새로운 기술이 계속 튀어나오더라도 꾸준히 적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성모 KAIST 총장은 “인공지능·3D프린팅 등 개별 기술에 대한 이해와 학습도 중요하지만, 그런 구슬을 잘 꿰어서 보석을 만들 줄 아는 인재를 키우는 게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며 “습관적으로 평생 학습하는 버릇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총장들은 대학 교육의 목표가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지식 전달 기관에서 벗어나 기업가 정신을 육성하는 곳으로 달라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일자리가 사라지더라도 기업가 정신을 갖춘 인재는 스스로 창업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대학의 자체적 혁신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지속적으로 기초연구를 강화해 미래를 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술 재교육을 담당하려면 대학이 당연히 최신 기술을 습득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레스벡 보리시비치 캠브리지대 부총장은 “4차 산업혁명으로 태동할 신기술에 대학이 도태되지 않는 방법은 대학이 이런 최신 기술을 선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기사

한편 다보스포럼은 이날 모인 총장들에게 “다음달 미국 샌프란시스코 금문교 인근에 4차 산업혁명을 지원하는 사무소를 개설한다”며 “실리콘밸리 인근 기업과 대학의 공동연구를 다보스포럼이 지원하겠다”고 제안했다.

다보스=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