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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의 품격 ‘페도라’, 여성이 써도 멋져요

| 최근 유행하는 겨울 모자
 
드라마 ‘도깨비’에서 저승사자 역으로 나오는 배우 이동욱의 페도라 패션. [사진 tvN]

드라마 ‘도깨비’에서 저승사자 역으로 나오는 배우 이동욱의 페도라 패션. [사진 tvN]


최근 시청률 고공행진중인 드라마 ‘도깨비’에서 저승사자로 나오는 배우 이동욱은 챙이 넓은 검은색 모자를 자주 쓴다. 모자는 극을 이끌어가는 중요 장치인데 근사한 배우를 만나 멋진 패션 스타일로 승화했다. 그 덕분일까. 올 겨울 유난히 모자로 멋을 낸 스트리트 패션이 자주 눈에 띈다. 방한 기능을 넘어 패션 아이템으로 다가온 겨울 모자. 최신 트렌드를 짚어본다.
 
여성의 페도라 패션. 헬렌카민스키.

여성의 페도라 패션. 헬렌카민스키.


한국인은 서양식 모자 문화에 익숙하지 않다. 등산·골프 등을 할 때 스포츠 모자를 쓰거나 한겨울·한여름에 신체를 보호하기 위해 ‘마지못해’ 쓰는 정도다. 유럽이나 일본처럼 격식을 갖춰 모자를 쓰는 문화가 없는 데다 정장에 모자를 쓰면 오히려 과한 걸로 비춰졌다. 그런데 요즘 달라졌다. 신세계백화점의 2016년 가을·겨울(FW) 모자 매출은 전년대비 11.3% 늘만큼 큰 폭으로 증가했다. 앞서 2015년은 3.5%, 2014년은 2.9%였다. 기능성에 머무르던 모자가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생긴 현상이다.

 
펠트 모자가 대세
‘헬렌카민스키’의 챙이 짧은 토끼털 펠트 페도라.

‘헬렌카민스키’의 챙이 짧은 토끼털 펠트 페도라.


드라마에서 이동욱이 쓰는 모자는 펠트 소재 페도라다. 페도라(fedora)는 둘레 전체에 챙이 있고 크라운(모자의 챙을 제외한 머리 부분) 윗부분의 깊은 골 양쪽이 움푹 들어간 중절모다.
 
가죽 띠와 스터드 장식으로 모자를 말아서 고정할 수 있다.

가죽 띠와 스터드 장식으로 모자를 말아서 고정할 수 있다.

 
중후한 느낌을 피하기 위해 요즘에는 중절모라는 단어 대신 페도라로 부른다. 페도라와 잘 어울리는 소재가 펠트(felt)다. 페도라 인기에 힘입어 펠트 모자가 이번 겨울 가장 유행하는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펠트는 양털이나 토끼 등 짐승 털을 원료로 만든 원단이다.
 
양털 펠트로 만든 ‘모쌍트’의 큰 챙 페도라.

양털 펠트로 만든 ‘모쌍트’의 큰 챙 페도라.


모자 수입 및 제조업체 세기밀리너 성치훈 부장은 “양털을 채 위에 놓고 탈탈 털어 가장 고운 털을 골라낸 뒤 습기와 열을 가한 후 압착해 고급 펠트 원단을 만든다”며 “펠트 품질은 양모 자체의 품질과 함유량, 얼마나 세심한 가공 과정을 거쳐 양모를 촘촘히 다졌느냐에 좌우된다”고 말했다. 고운 양털을 쓸수록 모자 무게는 가벼우면서 따뜻하다. 대체로 요즘 유행하는 펠트 모자는 양털 펠트를 쓴다.
 
‘헬렌카민스키’ 여성용 페도라.

‘헬렌카민스키’ 여성용 페도라.


이탈리아 브랜드 볼살리노, 일본 카시라, 프랑스 모쌍트의 최상급 페도라는 백화점에서 58만원선이다. 호주 브랜드 헬렌카민스키는 39만~53만원대의 펠트 페도라와 펠트 클로슈를 선보였다.
 
‘헬렌카민스키’의 깊은 클로슈.

‘헬렌카민스키’의 깊은 클로슈.


클로슈는 둥근 크라운에 짧은 챙이 아래로 향하는 여성용 모자다. 영화 ‘암살’에서 미츠코 역의 전지현, ‘밀정’에서 연계순 역의 한지민이 썼다.
 
 
따뜻한 겨울이 유행 바꿔
‘인버니’의 깃털이 달린 플로피 햇.

‘인버니’의 깃털이 달린 플로피 햇.


처음 여성의 모자로 등장한 페도라는 영국 왕 에드워드 8세가 착용한 것을 시작으로 대표적인 남성 패션이 됐다. 요즘은 여성도 많이 쓴다. 여성스러운 모자로는 플로피 햇(floppy hat)이 있다. ‘펄럭이는’이라는 뜻의 ‘플로피’가 말해주듯, 챙이 크고 부드럽다. 크라운은 둥글어 여성미가 물씬 풍긴다. 2~3년전부터 유행하기 시작했다. 챙 넓이, 컬러, 장식이 다양해지면서 캐주얼 스타일에도, 화려한 룩에도 잘 어울리도록 영역을 넓혔다.
 
‘볼살리노’의 기모 소재 페도라.

‘볼살리노’의 기모 소재 페도라.


조윤수 신세계백화점 모자 바이어는 “플로피 햇, 페도라 등 펠트 모자는 원래 늦가을까지만 쓰는 간절기 아이템이었는데 겨울이 예년보다 따뜻해지면서 겨우내 펠트 모자를 쓰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중저가 브랜드에서는 1만~3만원대의 페도라와 플로피 햇도 나온다. 겉모양이 비슷하다고 모두 펠트 모자는 아니다. 저가 제품은 펠트 원단과 비슷한 느낌이 나도록 부직포나 종이를 가공한 게 많다.


 
방울 모자의 귀환
‘인버니’의 큰 방울이 달린 니트 모자.

‘인버니’의 큰 방울이 달린 니트 모자.


겨울 모자의 대명사는 챙 없는 니트모자다. 옷차림과 상관없이 누구나 편하게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인버니’의 방울 퍼가 달린 니트 모자.

‘인버니’의 방울 퍼가 달린 니트 모자.


기계식 니트 짜임에 식상해 인기가 시들했던 니트모자는 지난해 말 퍼(fur)나 알록달록한 폼폼(방울) 등 장식을 만나 새롭게 변신했다. 방울 크기는 작지 않다. 크고 화려하다 싶을만큼 큰 퍼 방울을 단 니트모자가 트렌드다. 일반적으로 라쿤, 폭스 털이 쓰인다.
 
‘인버니’의 퍼가 달린 니트 모자.

‘인버니’의 퍼가 달린 니트 모자.


털 방울의 크기가 커지면서 동물 꼬리 모양으로 좀 더 긴 폭스 퍼를 부착한 것도 있다. 이탈리아 브랜드 인버니는 희귀한 깃털을 단 플로피 햇(78만원), 꼬리 모양 퍼가 달린 니트 모자(58만원), 왕 방울을 단 니트 모자(15만원) 등을 내놓았다.
폼폼 장식이 달린 ‘헬렌카민스키’의 라이딩 캡 스타일펠트 모자.

폼폼 장식이 달린 ‘헬렌카민스키’의 라이딩 캡 스타일펠트 모자.


헬렌 카민스키는 승마 모자 같은 라이딩캡 정수리에 폼폼 장식을 얹은 디자인을 선보였다.


글=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사진=세기밀리너, 헬렌카민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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