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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항공모함 원거리 훈련 실시, 한국의 대응은?

중국 유일의 항모, 랴오닝함 원거리 훈련 실시
중국, 동아시아 4대 분쟁에 연루


미국과는 안보, 중국과는 경제라는 등식이 깨지고 있다. 많은 국민들은 이제 중국을 안보 위협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같은 ‘원인’은 거론하지 않고 이에 대응하는 한·미의 사드 배치(즉, ‘결과’)를 놓고 한국을 겁박하고 있다. 그것도 한·중 수교 25주년이 되는 해에 말이다.
 
사드에 대한 중국의 ‘보복’에 부심하고 있는 한국인들에게 새해 벽두부터 발생한 중국 폭격기(H-6) 편대의 방공식별구역(KADIZ) 침범은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행동이다. 대외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는 않으나, 양국 간 군사교류·협력도 현재 완전히 중단된 상태이다.
중국 최초의 항공모함 랴오닝함 항해 모습 [사진 중국 국방부]

중국 최초의 항공모함 랴오닝함 항해 모습 [사진 중국 국방부]

중국의 유일 항모인 랴오닝(遼寧)함의 원거리 항해·작전 훈련은 우리가 국내 정치 및 한반도 안보에 골몰하고 있는 사이에 이루어졌다. 랴오닝 항모와 5척의 함정은 작년(2016년) 말 칭다오(靑島)에서 출항하여 서해·황해→동중국해·서태평양(12.24∼25)→남중국해 북단(12.26) 도착 후 훈련(1.10)→대만해협 통과 및 귀항(1.11)의 순(順)으로 이루어졌다.
 
항모는 해상 공군력(air power)이다. 항모를 보유한 모든 국가는 자국 항모전단의 구성이나 항로를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는다. 중국도 예외가 아니다. 다만, 이번 훈련은 향후 항모전단의 구성 그리고 충분한 전투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서 최초의 시도이다. 또한, 항모는 상대국의 기존 국방 전략을 상당히 바꾸어 놓을 수 있는 전력이기 때문에 관심의 초점이 된다.
 
랴오닝함의 제원, 능력과 한계에 대해서는 국내에서도 많은 논문과 기사가 발표되었다. 여기서는 중국 항모의 임무(mission), 즉 역할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이는 중국이 동아시아의 4대 분쟁에 연루되어 있기 때문에 각 분쟁에 항모가 투입될 경우를 상정한 것이다. 중국의 항모가 충분한 전투력을 갖추고 있다는 가정과 다른 전투 요소를 감안하지 않은 시나리오이다. 4대 분쟁은 남쪽에서 북쪽으로 남중국해, 대만해협, 동중국해, 그리고 한반도이다.
 
이번 항모훈련에서는 전단 내 합동지휘 능력 및 데이터 공유, J-15 함재기의 항모 비행단(air wing) 이착륙 훈련, 각종 헬기(Z-18, Ka-31)의 탐지·수색 훈련 등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랴오닝함은 중형(6만 7,500톤)으로 스키 점프(ski-jump) 방식을 취하기 때문에 함재기는 최대 24대, 헬기는 10대를 실을 수 있다. 함재기의 경우 탑재할 수 있는 항공기의 수, 연료 및 무장에 제한이 따르고 이는 임무의 한계를 의미한다. 즉, 중대형 조기경보기나 정찰기는 랴오닝함에서 띄울 수 없다.
 
중국 항모 보유해 남중국해 원거리 작전 유리
중국 항모 보유는 동북아 지역 안보 심각한 도전


그럼에도 불구하고 랴오닝함 그리고 향후 구성될 전단은 남중국해와 같은 원거리 작전에 매우 유리하다. 남중국해의 난사군도(Spratly Islands)는 중국의 하이난(海南)성·도에서 최대 1800km의 원거리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첫째, 전폭기 이용, 둘째, 공중 급유를 통한 작전 거리 확대, 셋째,  난사군도 일부 도서의 인공섬과활주로 건설 등의 방안을 취한 바 있다.
 
중국 항모의 등장은 난사군도까지의 원거리 문제를 해결하는 효과적인 방안이지만 중국을 제외한 난사군도 분쟁 당사국 그리고 동남아 국가들의 외교적·군사적 반향은 상당할 것이다. 이번 랴오닝함의 훈련이 남중국해 북단에서만 이루어진 것도 역내 반발과 반(反)중국 연대의 결성 가능성을 피하려는 고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랴오닝함의 훈련에 대해 인해 군사적으로 가장 경계심을 높인 국가는 대만이다. 대만의 동쪽은 태평양이고, 서쪽은 중국 대륙이기 때문에 대만의 방어는 서쪽을 향해 있었다. 그러나 중국 항모의 출현으로 인해 대만은 서쪽뿐만 아니라 동쪽도 대비해야 하는 상황임을 이미 알고 있었다. 이를 확인이라도 하듯, 이번 랴오닝함 훈련은 동중국해에서 대만의 동쪽을 지나 남중국해로 진입하였고, 훈련을 마친 뒤에는 대만해협(중국과 대만사이에 위치)의 중간선을 따라 귀항하였다.
 
만일 중국이 대만에 대해 무력 점령을 시도할 경우, 미사일 전력, 제공권, 제해권, 상륙전 능력이 필요한데, 중국의 항모는 이 모든 전력을 배가시키는 무력수단으로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이제 대만은 서쪽뿐만 아니라 대만 섬 전체를 대상으로 방어력을 구축하고 방비해야 한다.
 
센카쿠·댜오위다오를 포함하는 동중국해 분쟁은 역내 강대국 간의 분규이다. 평화적 해결은 어렵다. 그렇다고 무력 충돌 가능성이 높지도 않다.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수 년간 중국이 도서 점령 훈련을 실시하고, 일본이 도서 ‘탈환’ 훈련을 미국과 연합하여 전개한 것은 중국과 대만의 무력충돌시 승리의 불확실성을 염두에 둔 조치이다. 한 가지 시나리오는 류큐 열도 남단에 대한 중국의 해상 거부(sea denial) 상황으로서, 중국은 지리적 잇점을 갖고 있으나 상시 감시체제(예, 해양 정찰위성), 잠수함, 항모 전력이 필요하다.
 
랴오닝 항모의 모항은 산둥(山東)성 칭다오이다. 항모의 작전 범위와 중국군 지휘·통제체제를 감안할 때, 랴오닝함이 북해함대에 배속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유사시 항모의 역할은 민감할 뿐만 아니라 매우 복잡한 상황이므로 논외로 하겠다. 다만, 항모가 한반도와 중국 대륙의 중간 지점(median line)에서 중국 대륙 방향에 가깝게 위치한다고 가정하자. 이는 위에서 언급한 해상 거부 해역을 확대시키는 결과를 낳게 된다.
 
서해는 북쪽에서 남쪽으로 “Y”자(字)를 뒤집은 “λ”자 모양으로 아래 쪽으로 갈수록 바다가 깊어지고 해역이 넓어진다. 즉, 이어도 뿐만 아니라 동중국해와 만나게 되는데, 이는 중국이 2013년 11월 일방적으로 방공식별구역(ADIZ)을 선포한 해역이다. 중국은 타국에 대해 통상적으로 “심리전, 언론전, 법률전”을 동원하는데 제주민군복합항을 ‘미 해군의 정박용’으로 폄훼한다든지 사드 배치에 대한 경제적 보복과 한국의 정치·사회적 분열을 이용하는 방식이 그것이다.
 
중국 항모의 출현은 동북아 지역 안보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 될 수 있다. 우리가 외교적으로 그리고 군사적으로 보다 복잡한 고차 방정식을 풀어 내야 한다고 누누이 표현했는데, 중국의 항모도 이 방정식의 변수에 속한다. 중국의 ‘평화적 선언과 공세적 행동’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정말 중요한 사항은 우리의 자체 방어력이다. 이를 위해서는 최소한 정보력, 잠수함 전력, 그리고 첨단 전투기를 반드시 확보해야만 한다.
 
김태호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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