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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레인지로버 판사’ 실형…무관용 지속돼야

법원이 어제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재판과 관련한 청탁과 함께 억대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김수천 부장판사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원심이 확정될 때까지 두고 봐야겠지만 현직 판사에게 7년의 실형은 결코 가볍지 않다. 현직 법관으로 근무하면서 뇌물을 받은 점을 ‘사법 신뢰 추락’이라는 가중처벌의 요소로 판단한 법원의 고민이 엿보인다. “김 부장판사의 범행으로 사법부와 법관은 존립 근거인 국민의 신뢰를 잃었고, 법과 양심에 따라 성실하게 직무를 수행한 동료 법관과 법원도 깊은 상처를 입었다”는 선고 이유가 이를 말해준다. 법에 대한 복종과 신뢰를 요구하려면 사법부가 자신의 조직에 더 엄격하겠다는 각오로 받아들이고 싶다.

이날 징역 5년이 선고된 정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정운호 게이트’에서 드러난 추악한 거래는 국민의 법 감정과 법조인 인식에 큰 상처를 남겼다. 1심 재판에서 비교적 중형으로 마무리된 점은 다행이다. 정 전 대표의 원정도박 혐의 수사 무마를 대가로 3억원을 받은 혐의가 포착된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는 징역 3년형에, 법원의 처벌을 가볍게 해 주겠다며 100억원의 수임료를 받은 혐의로 기소된 최유정 변호사는 징역 6년형에 처해졌다. 2006년 조관행 당시 서울고법 부장판사의 구속사건 이후 10년 만에 양승태 대법원장이 나서 대국민 사과를 해야 했던 김 부장판사 사건은 그 처리에 관심이 쏠렸던 게 사실이다. 법원은 앞으로 법조인의 범죄에 대해서는 무관용과 중형의 원칙을 철저히 적용함으로써 실추된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

지난해 법조계는 국민에게 큰 실망감을 안겼다. 법을 교묘하게 무시하거나 악용해 비리와 탈법을 저지르는 모습을 보며 ‘법 기술자’라고 비아냥받는 현실은 상징적이다. ‘레인지로버 판사’ 김수천 부장판사, ‘주식 대박’ 진경준 전 검사장, ‘스타 검사’ 홍만표 전 검사장, ‘스폰서 검사’ 김형준 전 부장검사, ‘법 꾸라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에 붙인 각종 수식어를 참담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비록 일부일지라도 법조인의 범법과 일탈은 사법권의 존립 근거인 국민의 신뢰 붕괴로 이어진다. “언제부터인가 저도 모르게 조금씩 흐트러지게 됐다”는 김 부장판사의 최후진술을 법조인 모두가 반면교사로 새겨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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