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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이재용 한밤까지 조사…지원금 대가성 놓고 공방

특검 출두한 이재용 “국민께 송구스럽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12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불러 조사했다. 이 부회장은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 앞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에게 “좋은 모습을 못 보여드린 점 국민들께 정말 송구스럽고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가운데)이 12일 오전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소환됐다. 이 부회장은 최순실씨 일가에 대한 지원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대가였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좋은 모습을 못 보여 드린 점 국민들께 정말 송구스럽고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뇌물공여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 오종택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가운데)이 12일 오전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소환됐다. 이 부회장은 최순실씨 일가에 대한 지원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대가였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좋은 모습을 못 보여 드린 점 국민들께 정말 송구스럽고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뇌물공여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 오종택 기자]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을 12일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소환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삼성전자가 최순실씨 측에 94억원을 지원할 때 그가 이 돈의 대가성을 인식했는지를 집중적으로 확인했다. 조사는 밤늦게까지 진행됐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주주총회에서 합병이 가결(2015년 7월 17일)된 이후 이 부회장은 박근혜 대통령과 두 차례(2015년 7월 25일, 지난해 2월 15일) 독대했다. 삼성전자는 첫 독대 뒤인 2015년 9~10월 최씨가 만든 코어스포츠(독일 법인) 등에 78억원, 동계스포츠영재센터(영재센터)에 5억5000만원을 지원했다. 그리고 두 번째 독대 이후인 지난해 3월 영재센터에 10억7000만원을 추가로 제공했다.

특검팀 고위 관계자는 “삼성 측도 두 차례 독대 당시에 박 대통령이 승마와 영재센터 지원을 요구했다는 것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는 입장이다. 지원 요구 과정에서 국민연금공단이 합병에 찬성한 대가라는 점을 시사하는 대화가 오고 갔는지가 조사의 핵심이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수사가 이 부회장의 ‘인식’에 집중된 이유는 특검팀이 박 대통령에게 적용하려는 제3자 뇌물제공죄에 대한 대법원 판례와 관련이 있다. 제3자 뇌물제공죄가 인정되려면 두 사람이 주고받는 일반 뇌물죄에는 없는 ‘부정한 청탁’이 인정돼야 한다. 대법원의 판결문에는 “청탁은 묵시적(암묵적)으로도 가능하지만 묵시적 청탁이 있다고 하려면 당사자들 사이에 제3자에게 제공되는 금품이 공무원 직무행위의 대가라는 점에 대한 공통의 인식이나 양해가 있어야 한다”고 적혀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6일 국회 청문회에서 “(박 대통령의 말이) 무슨 이야기인지 잘 몰랐다”고 답했고, 대가성에 대해선 “(삼성전자는) 뭐를 바란다든지 반대 급부를 요구하면서 자금을 출연하거나 지원한 적은 없다”고 답했다. 이 부회장 측 변호인은 “그게 사실이기 때문에 이 부회장의 입장이 달라질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특검팀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대가성을 인식했다고밖에 볼 수 없는 정황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후 승마협회 회장인 박상진(63)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을 비공개로 소환해 조사했다. 박 사장은 2015년 7월 독일에서 최씨 측에 대한 삼성전자의 지원에 관한 계약서에 서명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이 부회장 진술 과정에서 박 사장에 대한 조사를 병행할 필요가 생겨 불렀다”고 말했다. 이규철 특검보는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은 수사를 진행한 후에 판단하겠다”고 했다. 이 특검보는 “회삿돈을 뇌물로 제공한 부분이 횡령이나 배임에 해당하는지도 수사팀이 살펴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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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숙 전 이화여대 학장이 12일 털모자를 쓰고 특검 사무실에 나왔다. 국회 청문회 때와는 달리 안경을 쓰지 않았고, 눈썹 화장도 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 9일 청문회 불출석 사유서에 “2016년 6월20일에 유방암 2기 진단을 받아 절제 수술을 받고 항암치료에 따른 부작용을 겪고 있다”고 썼다. [사진 오종택 기자]

김경숙 전 이화여대 학장이 12일 털모자를 쓰고 특검 사무실에 나왔다. 국회 청문회 때와는 달리 안경을 쓰지 않았고, 눈썹 화장도 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 9일 청문회 불출석 사유서에 “2016년 6월20일에 유방암 2기 진단을 받아 절제 수술을 받고 항암치료에 따른 부작용을 겪고 있다”고 썼다. [사진 오종택 기자]

한편 특검팀은 이날 정유라씨에 대한 이화여대의 입학·학점 특혜 제공을 주도한 혐의(업무방해 등)로 김경숙(62) 전 이화여대 신산업융합대학장을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김 전 학장이 2014년 9~10월 이 대학의 최경희 전 총장의 승인하에 남궁곤 당시 입학처장에게 “정윤회씨 딸이 지원하니 챙기라”고 말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 정씨가 입학한 뒤 류철균(필명 이인화·구속) 교수 등에게 “정유라 학점 관리에 신경을 쓰라”고 지시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글=임장혁·김나한 기자 im.janghyuk@joongang.co.kr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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