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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X-밴드 레이더, 북 미사일 감시 위해 이동”

미국이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감시하기 위해 하와이 주둔 ‘해상 기반 X-밴드 레이더(SBX-1)’를 최근 이동 배치했다고 CNN이 미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SBX-1은 길이 116m, 높이 85m, 무게 5만t에 이르는 거대한 이동식 레이더다. 전 세계의 이동형 레이더 중 가장 크다. 한국에 배치 예정인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레이더보다 더 강력하다.
SBX-1의 이동 배치는 새해 들어 북한 당국이 잇따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시사한 데 따른 대응 조치로 보인다. 특히 오는 2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을 전후해 북한이 군사행동을 강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동맹국의 전력 배치에 대해선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당국은 구체적인 이동 시점과 배치 장소도 밝히지 않았다.

CNN은 익명의 당국자가 “(발사 임박 등) 가장 중요한 시점을 계산해 배치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레이더의 탐지거리가 2000㎞ 이상이기 때문에 러시아와 중국의 감시망에서 벗어난 지점에 배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선임연구위원은 “탄도미사일의 궤적을 추적하는 것이 주요 임무이기 때문에 일본 열도 동쪽 해상에서도 충분히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은 2012년 12월 북한의 장거리 로켓 ‘은하 3호’ 발사에 맞춰 사전에 SBX-1을 필리핀 인근 해역으로 보낸 적이 있다.

헨리 오버링 전 미사일방어청(MDA)장은 2007년 4월 미 의회에서 SBX-1 레이더의 성능과 관련, “(동부) 버지니아 체서피크만에서 (서부)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상공의 야구공도 추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승조원은 75~85명. 견인선 없이 자체 동력으로 움직이는데 최대 속도가 8노트(약 시속 14.8㎞)다. 모항인 하와이에서 한반도 주변 해역까지 오려면 2주 이상 걸린다.

미국은 북한이 ICBM 기술을 완성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대기권 재진입에 필요한 탄두 보호기술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당장 북한이 행동에 나설 경우 중거리 탄도미사일인 무수단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장거리 로켓 발사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북한의 시도를 요격하기 위해 SBX-1을 이동시킨 것으로 보인다”며 “거부적 억제능력을 보여주기 위한 미국의 의지”로 분석했다. 일본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방위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나다 도모미(?田朋美) 일본 방위상이 사드를 시찰하기 위해 12일 괌으로 출국했다고 NHK는 보도했다. 러시아와 중국의 반발을 우려해 사드 시찰을 포기할 것이라던 관측은 빗나갔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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