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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의 150만원짜리 '우려'…외신들이 '우려왕'이라고 부른 이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2일 귀국해 본격적인 대권 도전 의지를 밝힘에 따라 그의 유엔 사무총장 시절 해외에서 그에게 붙은 별명이 다시 관심받고 있다.

반 전 총장에게 해외 네티즌들과 언론들이 붙여준 별명이 있다.

'우려 사무총장(concern man)'이다.

그리 명예롭지 못한 이 별명이 붙은 건 반 전 총장이 세계 곳곳에서 벌어진 중요한 이슈에 직접 개입하기보다 성명과 같은 간접적인 방식으로 '우려'를 표명하는 데 그친 것을 비꼰 것이다.
 
3일에 한 번씩 '우려' 표명…"그의 업무는 '우려'하는 것"

'nowhere man(어디에도 없는 사람)'이란 별명도 있다.

이 역시 '우려 사무총장'과 마찬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한 해외 언론은 반 전 총장이 2014년에 모두 140번 '우려'를 표명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2015년에는 167번 우려를 표명했는데 이는 평균 3일에 한 번꼴이다.

반 전 총장이 유엔에서 받은 연봉이 약 22만7254달러(약 2억6200여만원)였으니, '우려' 한 번에 1360달러(약 150여만원)의 급여를 받은 셈이다.


몇몇 사례를 들자면, 팔레스타인 단식투쟁자의 건강 악화를 '우려'했고(2014년 6월 7일, 로이터), 예멘 위기를 '우려'했으며(2015년 5월 1일 IBT media), 콩고의 정치적 긴장을 '우려'했다(2016년 5월 25일, UN news center).

"그(반 총장)의 주된 업무는 '우려하는 것'"(his main task is 'being concerned')이란 지적부터 '최소한의 노력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임금을 받는 직장(The highest paying job in the world, with minimum effort)' 등 외신들의 평가는 야박하다.

이 같은 비판은 그가 '우려'만 할 뿐 세계인을 감동시킬 만한 행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용한 외교'의 달인이라던 국내 언론의 후한 평가와 정반대다.

반 전 총장이 유색인종이어서 차별을 받는 건 아닐까?

그렇지 않다는 대표적인 사례들이 있다.

아프리카 가나 출신의 흑인 코피 아난 전 사무총장의 전례다.

코피 아난 사무총장은 재임 시절 세계 각국으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2002년 말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 임박해 약 90만 명의 난민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자 코피 아난 사무총장은 즉시 유엔식량계획(WFP)과 유엔난민기구(UNHCR), 유엔아동기금(UNICEF)을 통해 피난대책을 수립하고 비축 식량과 구호물자를 날랐다.

2011년 시리아 내전이 발발해 난민들이 목숨을 걸고 지중해를 건널 때 반 전 총장은 "매우 우려"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난민들이 처한 상황이 악화되고 있어 매우 우려한다."(2015년 9월 21일)

2006년 나이지리아와 카메룬의 바카시반도 영토분쟁으로 희생자와 난민이 늘어나자 코피 아난 사무총장이 중재에 나섰고, 며칠 뒤 카메룬과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그린트리 협정'을 맺었다.

양국이 56년 만에 맺은 평화협정이었다.

2015년 예맨 내전으로 1200명이 죽고 30만 명의 난민이 발생하자 반 전 총장은 1월 20일 성명을 발표했다.

"악화되는 예맨 상황을 매우 우려한다"

행동보다 정치적 수사에 익숙한 '외교관 반기문'에서 그 이유를 찾는 이들도 있다.

네티즌들은 "수십년간 몸에 밴 스타일을 쉽게 버리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당장 지난 12일 인천공항에서 반 전 총장의 기자회견이 이런 우려에 무게를 더한다.

반 전 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정권교체가 아니라 정치교체가 이뤄져야 할 때"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 말은 2012년 12월 8일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광화문 광장에서 했던 연설과 토씨까지 똑같았다.

박근혜 당시 후보는 "정권교체의 수준을 넘는 정치교체와 시대 교체로 새로운 시대, 국민행복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이제 막 시작한 반 전 총장의 대권 행보를 시민들이 '우려'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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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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