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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증만으로 승진?…대구선 ‘교장 고시’ 치러야

대구에선 앞으로 교장 자격증이 있어도 교장으로 승진 못한다. 합격 점수까지 정해진 별도의 시험을 통과해야 교장이 될 수 있다. 대구시교육청은 12일 이런 내용을 담은 학교장 역량평가 제도를 전국에서 처음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른바 ‘교장 고시’다. 오는 5월 첫 역량평가를 치르고, 9월 1일자 교장 인사부터 평가 결과를 반영한다.

현행 교육공무원 승진 규정을 보면 교감 3년 이상 근무 및 교장 연수를 받으면 교장 자격을 얻고, 소속 시·도 교육청은 경력·연수 점수 등을 평가해 순서대로 초·중·고 교장으로 배치한다.

이번에 대구교육청은 여기에다 시험을 하나 더 추가했다. 교장 자격증을 받은 ‘예비 교장’들을 따로 연수원에 모은 뒤 3일 동안 연수원에서 3가지를 평가한다. 서류함 기법, 역할 연기, 그룹토의다. 서류함 기법이란 어떠한 상황에 대한 문제와 이 문제에 대한 기초자료(서류)를 30~50장 받아 이를 바탕으로 보고서를 써서 내는 것이다. 예컨대 학교폭력이 발생했다거나 신설 학교가 생겼다는 상황을 가정한 문제가 나오면 예비 교장들은 미리 받은 기초자료 중 필요한 부분만 골라서 해결법·운영법 등을 보고서로 써내야 한다. 역할 연기에다 그룹토의를 하면서 발표나 구술 능력도 검증받는다. 이를 통해 위기대응 능력을 평가받는다.

채점은 교육청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외부 교육기관이 맡는다. 합격은 100점 만점 중 60점 이상이어야 한다. 일종의 절대평가다. ‘능력이 없다’는 등의 의견을 내는 동료 교원의 다면 평가도 항목에 포함돼 있다. 불합격하면 ‘재수’를 해야 한다. 지난해 5월 대구시교육청은 17명의 예비 교장을 모아두고 시범 평가를 했다. 그랬더니 3명(17.6%)이 불합격했다. 진짜 불합격 교장이 나온다는 의미다.

교장 고시는 교장의 자질·역량을 높이기 위해서다. 지난해 대구시교육청 내부 ‘핫라인’에는 교장의 자질·역량이 의심되는 여러 건의 신고가 있었다. 지난해 11월 북구의 한 중학교 교장은 직접 학교 물품을 구입한다면서 학교 행정실 카드를 가지고 다니면서 사용했다. 교사들은 ‘갑질 교장’이라며 시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했고, 결국 중징계 처분됐다. 지난해 3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구지부 자유게시판에는 달서구의 한 초등학교 교장에 대한 고발 글이 올라왔다. 이 교장이 결재 지연, 특정 업체의 청소 수의 계약 강요를 한다는 의혹이 담긴 글이었다.

실력 있는 교장이 빨리 자리를 찾을 수도 있다. 대구에선 한 해 100여 명의 예비 교장이 나온다. 그런데 한 해 교장 자리는 50개 정도다. 평가를 해서 교장 발령을 내면 신규 교장 발령 순서를 지금보다 앞당길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오석환(53) 부교육감은 “교장 역량평가는 사실상 순서를 기다리면 교장이 되는 현재의 교장인사 체계를 대폭 수정한 제도”며 “교장의 능력을 높이는 데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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