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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8년, 경제 살렸지만 3개 전쟁 물려줘

2014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북부에 위치한 바그람 미군 공군기지를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장병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 백악관]

2014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북부에 위치한 바그람 미군 공군기지를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장병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 백악관]

미국 첫 흑인 대통령으로 세계인의 기대 속에 개막한 버락 오바마 시대가 저물고 있다. 세계 언론 및 전문가들은 실업률 대폭 감소,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안) 실행 등 경제·사회 분야 성과는 대체로 B 이상 점수를 주는 분위기다. 반면 중동 문제와 북핵 등 외교·안보 분야에선 D 내지 F(낙제점)까지 거론하고 있다.

가장 큰 치적으로 꼽히는 것은 경제 회복이다. 2008년 서브프라임 금융위기 후유증 속에 취임한 오바마 대통령은 첫해 마이너스(-2.8%)였던 경제성장률을 지난해 3분기 3.5%까지 끌어올렸다. 실업률은 2009년 7.8%에서 2012년 12월 4.7%로 뚝 떨어졌다. 오바마는 재임 기간 매월 평균 10만 9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는데, 이는 미국의 유례 없는 호황기였던 빌 클린턴 행정부(약 24만개)에는 못 미치지만 전임 부시 정권(약 5만개) 의 두배를 웃도는 숫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1980년대 이후 미국 경제가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시점에 취임한다고 지적했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1989년)을 제외하고 로널드 레이건(1981년), 빌 클린턴(1993년), 조지 W 부시(2001년) 등이 취임할 때 미국의 성장률은 1~2%에 불과했다.

반면 취임 첫해 노벨평화상 수상에도 불구하고 외교·안보 쪽 성과는 신통치 않은 편이다. 무엇보다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던 이라크·아프가니스탄에서의 완전 철군을 지키지 못했다. 아프가니스탄 안정을 위한 지원군(약 9800명 규모)을 지난해까지 완전 철군한다는 계획은 백지화됐다. 2011년 말 완전 철군했던 이라크에서는 급진주의 이슬람국가(IS)가 발호하면서 되레 3000여 명의 미군을 투입시켰다. 시리아 내전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에 대한 우유부단한 입장을 견지하면서 결과적으로 미국은 3개의 전쟁에 휘말려 있는 상태다.

여기에 대북 전략 오판 속에 북한 핵실험 도발을 막지 못한 것과 러시아·중국과의 통상·안보 갈등이 심화된 것도 외교 패착으로 꼽힌다. 그나마 치적으로 꼽히는 이란 핵협상, 쿠바와의 관계 정상화 등은 ABO(Anything but Obama·오바마에 무조건 반대)를 외치는 트럼프 취임(오는 20일)과 함께 바람 앞 등불 신세다.

오바마가 감동의 시카고 고별연설을 마치고 채 48시간이 지나지 않은 12일,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은 ‘오바마케어’ 폐기를 위한 예산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의료무보험자 비율을 크게 줄여(2010년 16.0%→2015년 9.1%) 오바마 정부 최대 치적으로 꼽히는 건강보험개혁법안을 트럼프는 선거 기간 “재앙”이라고 비판해 왔다. 상·하원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공화당이 향후 오바마의 다른 업적들(파리기후협약, 각종 무역조약 등)을 언제든 무력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 ABC뉴스는 12일 “트럼프 정부의 성공은 다른 말로 오바마 업적의 실패로 돌아가게 된다”면서 미국민이 처한 역사의 아이러니를 꼬집었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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