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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닥다닥 빌라촌 난개발…광주시 출퇴근·주차 지옥 초래

12일 오후 경기도 광주시 송정동에 위치한 A빌라. [광주=김경록 기자]

12일 오후 경기도 광주시 송정동에 위치한 A빌라. [광주=김경록 기자]

11일 오전 경기도 광주시 송정동 A빌라. 52개 동에 500세대가 사는 대규모 빌라단지다. 대부분 4~5층 높이에 계단을 가운데 두고 양쪽에 집이 있는 구조다. 1개 동에 8~10세대가 입주해 있다. 크기는 96㎡, 102㎡가 중심을 이룬다. 광주 시내와는 3㎞가량 떨어져 있다. 버스정류장까지 가려면 15분 이상 걸어야 한다. 빌라촌 주변에 생활편의 시설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주민 김모(45·여)씨는 “지난해 서울에서 이사 올 때 노선 버스가 많다고 했는데 와보니 노선만 많지 단지 입구까지 오는 버스는 하나도 없다”며 “하루에 겨우 2회 다니는 버스도 있다”고 불편함을 토로했다.

광주시청 후문에 있는 밀목마을 주변도 비슷하다. 4~5층짜리 빌라 300여 개 동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도로변에 주차된 차량 때문에 통행이 어려운 골목도 있다. 광주 오포읍 신현리·문형리·양벌리·쌍령동·목현동 등에도 10~30여 개 동씩 80~200세대가 거주하는 대규모 빌라단지가 조성돼 있다.
광주지역에 빌라가 난립하고 있는 가운데 이곳에도 4~5층 높이의 빌라 52개동이 세워졌다. 500세대 규모다. [광주=김경록 기자]

광주지역에 빌라가 난립하고 있는 가운데 이곳에도 4~5층 높이의 빌라 52개동이 세워졌다. 500세대 규모다. [광주=김경록 기자]

경기도 광주 지역에 빌라가 난립하고 있다. 도시계획에 따른 체계적인 단지 조성이 아니라 소규모 빌라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생활편의 시설은 부족하고, 대중 교통 접근성도 떨어지는 곳이 많다. 주차난은 기본이다.

빌라가 난립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됐다. 먼저 까다로운 주택법을 피해 건축법을 적용받으려는 건축주들의 편법 때문이다. 현행 주택법상 건축주(또는 토지주)가 3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아파트)을 지을 경우 사업계획승인을 받아야 한다. 진입도로는 6m 이상, 주민 복지시설 등 기반시설도 갖춰야한다. 환경영향평가와 건축심의 등 행정절차도 까다롭다. 반면 빌라는 주택법이 아닌 건축법에 의한 건축허가만 받으면 된다. 기반시설 부담도 없다. 진입도로도 4m 이상이면 된다. 이렇다 보니 건축주들이 대규모 토지를 여러 개로 분할해 30세대 이하인 빌라만 짓고 있는 것이다.

실제 송정동 A빌라는 당초 임야였던 지목을 대지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해당 부지(4만9150㎡)를 52개로 분할해 사업을 추진했다. 건축주 20명이 빌라 한 개 동씩 건축허가를 받아 지었다. 이 빌라 52개동 500세대는 아파트로 치면 20층 높이 5개 동 규모다. 최근 빌라가 늘고 있는 목현동에서 30년가량 살고 있는 자영업자 최모(51)씨는 “빌라단지가 들어선 이후 시내까지 20분이면 갈 수 있었는데 이제는 40분 이상 걸린다”며 “그렇지 않아도 좁은 길에 차들만 많아졌다”고 했다.

광주시의 후진적 행정도 난립을 부추겼다. 정부는 2004년 오염총량제를 도입하면서 ‘한강수계상수원 수질개선 및 주민지원등에 관한 법률’을 개정했는데 광주시가 ‘난개발·나홀로 아파트’가 생길 우려가 있다며 이를 제대로 적용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 법을 적용하면 3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아파트)을 지을 수 있는데, 적용하지 않음으로써 건축주들이 빌라를 주로 짓고 있다.

광주시도 빌라 난립의 문제점은 인식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말 도시계획조례 일부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며 “앞으로는 빌라를 지을 때도 진입도로를 6m 이상으로 해야 하고 하수처리장 연결시설 등을 제대로 갖추지 않으면 빌라 건축허가가 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명래 단국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지금의 광주 빌라 난립은 과거 도로만 있으면 아파트가 세워졌던 용인형 난개발과 비슷하다”며 "복지·기반시설 등을 갖추도록 자치단체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임명수 기자 lim.myoungsoo@joongang.co.kr
사진=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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