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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탈리카 ‘폭발 사운드’에 아재들 떼창

11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콘서트를 한 밴드 메탈리카. 한껏 무르익은 연주를 선보였다. [사진 A.I.M]

11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콘서트를 한 밴드 메탈리카. 한껏 무르익은 연주를 선보였다. [사진 A.I.M]

누가 콘서트를 소녀들의 전유물이라고 했던가. 11일 밤 서울 고척 스카이돔은 ‘살아있는 헤비메탈의 전설’인 메탈리카를 영접하기 위한 30~50대 남성 군단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이들은 ‘야광봉 따위 개나 줘버려’란 눈빛을 쏘고는 응원봉 대신 캔맥주를 들고 유유자적하게 입장했다. 영하의 기온에도 반팔티를 입고서, 마치 예비군 비밀작전 동원령이 내려진 것처럼 말이다.

1998년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을 시작으로 4번째 내한한 메탈리카는 신곡 ‘하드와이어드(Hardwired)’ ‘아틀라스, 라이즈!(Atlas, Rise!)’로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고척돔을 찾은 첫 해외 아티스트이자 한국 팬과는 4년 만의 만남이었다. 공연 예정 시간보다 30분 늦게 무대에 올랐지만 국내 누적 관객 10만 명을 자랑하는 이들은 첫곡부터 심장 박동수를 한껏 끌어올리는 비트를 선사하고는 태연스레 말했다. “다시 봐서 반갑다, 서울 식구들. 오랜만이니 신곡과 히트곡을 모두 즐겨보자.”

보컬 제임스 헷필드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평균연령 54세 밴드의 관록 있는 연주 경연이 시작됐다. 헷필드는 녹슬지 않은 목소리로 1만8000명의 관객을 리드해나갔고, 딜레이 스피커로 무장한 웅장한 사운드는 구장 구석구석으로 퍼져나갔다. 커크 해밋의 기타는 오감을 고루 충족시켰다. 공연 내내 기타 위로 현란한 손놀림을 구사한 그는 중간 중간 교성을 내지르며 분위기를 고조시켰고, 기타로 카메라와 부비부비를 하거나 발재간까지 선보였다.
커크 해밋

커크 해밋

타악기를 두드리듯 베이스를 연주하는 로버트 트루히요와 엉덩이를 들썩이며 드럼을 치는 라스 울리히는 이들이 왜 전설인지를 알려주기에 충분했다. 가로 28m, 세로 9m 크기의 5단 LED 화면은 연주 모습을 따로 또 함께 보여주며 현장감을 더했다. 수십 군데서 쏟아지는 레이저가 기관총 소리에 맞춰 돔구장을 수놓는 등 무대 연출 또한 수준급이었다.

이에 관객들은 ‘마스터 오브 퍼피츠(Master of Puppets)’와 ‘포 훔 더 벨 톨스(For Whom The Bell Tolls)’의 기타 리프까지 허밍으로 따라부르는 떼창으로 화답했다. 이는 일찍이 메탈리카가 “세계 최고의 팬”이라고 극찬하며 이번 투어의 첫 행선지로 한국을 선택한 이유기도 하다. 130분간 이어진 18곡의 세트리스트는 예고처럼 신·구곡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가수와 팬들 모두를 만족시켰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11월 발매한 정규 10집 ‘하드와이어드…투 셀프-디스트럭트(Hardwired…To Self-Destruct)’를 기념하는 아시아 투어다. 서울을 시작으로 상하이·베이징·홍콩·싱가포르로 이어지며 3곳이 매진 상태다. 1983년 결성돼 1억 1000만장의 앨범 판매고를 올리고 9차례 그래미 어워드를 수상한 그룹이자, 8년 만에 선보인 신보가 빌보드 앨범 차트 1위를 차지하는 그룹. 한때 강박증에 가까운 실험과 변신으로 실망감을 주기도 했지만 가장 잘하는 스래시 메탈로 회귀한 만큼 이들의 전성기는 당분간 계속될 듯 싶다. 그들의 사운드에는 세월이 선물한 연륜이 있을뿐, 할퀴고 간 흔적은 없었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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