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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인생이라고 틀려버린 건 아니다, 러블리맘 만난다면…

부모에게 버림 받고 노숙자 신세였던 흑인소년 지미 버틀러는 사랑으로 품어준 백인 엄마 덕분에 NBA스타로 거듭 났다. [AP=뉴시스]

부모에게 버림 받고 노숙자 신세였던 흑인소년 지미 버틀러는 사랑으로 품어준 백인 엄마 덕분에 NBA스타로 거듭 났다. [AP=뉴시스]

미국 프로농구(NBA) 시카고 불스의 슈팅가드 겸 스몰포워드인 지미 버틀러(28·2m1㎝)는 지난 10일 NBA 동부 콘퍼런스 ‘이주의 선수’에 선정됐다. 매주 두 명의 선수들이 받는 상이지만 버틀러는 좀 특별하다. 그는 지난 3일 샬럿 호네츠와의 홈경기에서 52점을 몰아넣었다. 1997년4월 홈 경기에서 55점을 기록한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54) 이후로 그 어떤 시카고 선수도 홈에서 50점 이상 넣지 못했다. 버틀러가 20년 만에 그 벽을 넘어섰다.

버틀러가 특별한 또 하나의 이유는 그의 개인사 때문이다. 부모에게 버림 받은 흑인소년이 백인 어머니에 입양돼 미국프로풋볼(NFL) 스타가 된다는 내용의 2009년 영화 ‘블라인드 사이드’. 그 영화의 농구판 주인공이 바로 버틀러다. 버틀러는 13살 때부터 거리를 전전했다. 친부는 그가 유아때 가족을 버렸다. 친모는 13세인 그를 “얼굴도 보기 싫다”며 집에서 쫓아냈다. 홈리스(homeless) 버틀러는 친구 집을 전전했다. 좋아하는 농구 대신 매일 잠 잘 곳과 먹을 것을 걱정해야 했다.

16세이던 2005년 어느 날, 버틀러는 우연히 만난 학교 후배 조던 레슬리와 3점슛 대결을 했다. 둘은 가까워졌고, 버틀러는 레슬리 집에 신세를 지게 됐다. 레슬리의 어머니 미셸 램버트는 재혼 후 7명의 아이를 키우고 있었다. 백인인 램버트에게 노숙자 흑인소년은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버틀러의 딱한 사정에 함께 지내기로 결심했다. 램버트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투 잡’을 뛰면서도 버틀러를 친자식처럼 키웠다. 버틀러도 램버트를 ‘엄마’라 불렀다. 버틀러는 좋아하는 농구를 마음껏 하게 됐고, 기적은 그렇게 만들어져 갔다.
대학(위스콘신주 마켓대) 농구팀에서 맹활약 한 버틀러는 2011년 NBA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전체 30번째로 시카고의 지명을 받았다. 시카고에 뽑힌 버틀러를 보면서 램버트는 눈물을 펑펑 흘렸다. 버틀러 역시 “엄마가 많이 울어 나도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며 함께 울었다. 당시 미국 언론들은 “샌드라 불럭(영화 ‘블라인드 사이드’ 주인공)처럼 램버트에게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못지 않은 상을 줘야한다”고 보도했다.
 
 

버틀러는 램버트가 고른 등번호 21번을 달았다. 시즌이 거듭될수록 급성장한 그는 2014~15시즌엔 ‘기량발전상’을 받았다. 시카고의 주축으로 자리잡은 그는, 지난해 1월 토론토 랩터스전에서 3, 4쿼터에 40점을 몰아쳤다. 조던의 3, 4쿼터 최다득점(39점)을 경신한 것이다. 홈팬들은 “버틀러와 조던이 닮았다. 혹시 버틀러가 조던의 재능을 물려받은 숨겨둔 아들 아니냐”는 농담으로 애정을 표시했다. 조던의 상징인 농구화 ‘나이키 에어조던’을 신는 버틀러는 종종 조던과 식사를 하며 조언을 구하기도 한다.

올 시즌 버틀러는 평균 25점, 6.7리바운드, 4.7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시카고(19승20패)는 현재 동부 콘퍼런스 9위로, 8위까지 주어지는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노린다. 손대범 KBS N스포츠 농구 해설위원은 “버틀러는 돌파가 장점이다. 돌격대장 같다. 연습벌레인데다 승부처에서 집중력도 좋다. 기자회견에서 직접 본 일이 있는데 힘들었던 과거를 잊지 않고 겸손하다. 자신을 품어줬던 (램버트의) 가족을 꼭 챙긴다”고 전했다. 버틀러를 가족으로 이끈 후배 레슬리는 현재 NFL 클리블랜드 브라운스에서 뛴다. 버틀러는 틈틈이 레슬리의 경기장을 찾아가 응원한다.
 
 

‘홈리스’에서 ‘NBA스타’가 된 버틀러는 2015년 시카고와 5년간 9500만 달러(1122억원)에 재계약했다. 인스타그램 팔로어가 1800만명이나 되고, 미국 대표로 2016 리우 올림픽에서도 활약했다. 버틀러는 기회가 될 때마다 이렇게 얘기한다.

“당신이 누군가 믿고 지지한다면, 그들은 놀라운 일을 해낼 겁니다. 제 인생이 그랬으니까요.”
 
지미 버틀러는…
생년월일: 1989년 9월14일(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태생)

소속팀: 시카고 불스

체격조건: 키 2m1cm, 몸무게 105kg

포지션: 슈팅 가드 겸 스몰 포워드

소속팀: 타일러 주니어 컬리지(2007~2008), 마켓대학교(2008~11) 시카고 불스(2012~)

올 시즌 기록: 평균 득점 25점(전체 10위), 6.7리바운드, 4.7어시스트

주요경력: NBA 기량발전상(2015), NBA 올스타(2015·2016), 2016 리우 올림픽 미국대표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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