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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포커스] 김정은 겨냥한 ‘참수부대’를 둘러싼 맥락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부소장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부소장

한국 국방부는 4일 한반도 전쟁 등 유사시에 김정은과 북한 지도부를 타격하는 ‘참수작전’을 수행할 특수임무여단을 올해 앞당겨 창설한다고 발표했다. CNN 등 미국 언론은 이제야 이를 떠들썩하게 보도하기 시작했다.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듯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발언과 맞물려서다. 북한 문제를 보도하는 CNN은 나를 비롯해 전문가들을 인터뷰해 한반도 위기가 더 심각해졌는지 물었다. 나는 ‘참수여단’ 결정의 내막에 대한 내부자 정보는 없지만 이 문제의 맥락을 다각도로 짚을 수는 있다.

첫째, 평양이 수사(修辭)뿐만 아니라 능력 면에서 갈등을 고조시키고 있는 이 시점에서 대북 억지(抑止·deterrence) 능력을 끌어 올리는 것은 온전히 적절하고도 필요하다. 북한은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했으며 김정은은 미국 내 북한의 타깃을 점검하는 장면을 카메라 앞에서 연출했다. 하지만 서울과 워싱턴은 북한의 위협 프로파간다에 대해 지나치게 무시하는 태도를 보여왔다.

북한의 핵무기 언동은 어떤 때는 거의 코미디에 가깝다. 하지만 북한 정권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핵탄두를 장착해 발사할 능력에 접근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언동을 이전보다 훨씬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많은 전문가가 북한이 이미 그런 능력을 갖추었다고 생각한다. 억지의 성공 여부는 의지력을 입증하는 데 달렸다. 또한 한국 정부는 북한 지도부를 겨냥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북한의 허장성세(虛張聲勢)에 위축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이는 오늘날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향상된 핵 능력을 구비한 평양이 자신의 재래식 공격(천안함 피폭 사건 같은)에 대한 서울이나 워싱턴의 반격을 억지할 수 있다고 오판할 위험성을 막기 위해서다.
둘째, ‘참수부대’는 휴전선 양쪽의 한국이나 북한의 군사 계획 담당자들에게 새로운 위협이 아니다. 1968년 청와대를 공격한 김신조 사건이나 83년 전두환 전 대통령을 겨냥한 아웅산 묘역 테러 사건 같은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북한은 이미 수차례 대남(對南) ‘참수’ 작전을 감행했다. 만약 전쟁이 터진다면 북한 인민군에게 대남 참수 작전은 최우선 목표가 될 것이다. 의심할 여지가 없다.

미국은 2003년 이라크 사담 후세인 정권을 타깃으로 ‘충격과 공포(shock and awe)’ 공습 작전을 개시했다. 공습 목표는 후세인이 숨어 있는 곳으로 추측된 장소였다. 북한은 당시 상황을 아주 잘 알고 있다. 사실 김정일은 바그다드 공습 직후 어딘가로 깊숙이 숨어버렸다. 아마도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자신까지 공격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잘못된 판단이었다. 미국은 당시 그럴 의도가 없었다. 평양은 한미연합군사령부(ROK-US CFC)의 전략 개념에 ‘참수’가 포함된다는 것을 충분히 예상하고 있다.

셋째, 김정은은 그렇기 때문에 정치적 연출과 수사를 넘어 실제 사태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낮다. 사실 평양 입장에서 가장 똑똑한 전술은 한국의 참수부대 창설이 전쟁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한국 내 진보좌파에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하지만 북한이 지나치게 도발적으로 나온다면 한국 내 여론은 현 정부와 보수파 대선후보에게 유리한 쪽으로 형성될 것이다. 여론의 보수화를 막으려면 북한은 자신이 구사하는 수사법의 위협 수준을 높이는 한편, 핵실험보다는 ICBM 실험을 해야 한다. 역사를 살펴보면 북한이 천안함 사건처럼 한국 국민을 살상하는 공격을 감행한 경우 한국의 여야는 합심해 강경 노선을 지지했다. 또 북한의 핵실험은 진보좌파 진영으로 하여금 강경한 제재를 지지하도록 만들었다. 반면 미사일 실험은 한국 내 국론을 분열시킨다. 보수파는 미사일 실험을 한·미 동맹에 대한 중대한 위협으로 간주한다. 진보좌파는 미사일 실험이 한국이 끼어들지 말아야 할 북·미 간의 문제라고 볼 가능성이 크다. 만약 평양이 미사일 실험으로 트럼프의 입에서 미국의 보복 위협이 나오게 만든다면 한·미 동맹과 대북정책을 둘러싼 한국 내 국론 분열은 심화될 것이다.

서울의 현 정부는 이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분투해야 한다. 현재 한국은 정치적 혼란 상황이지만 단호한 대북 의사 표시와 능력 제고로 북한의 호전성과 군사력을 억지해야 한다. 한국의 대북 강경정책을 뒤집는 결과가 다음 대선에서 나온다면 이는 북한에 큰 승리가 될 위험성이 있다.

이번 칼럼은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서울을 떠나기 전에 게재되는 마지막 칼럼이다. 그는 한·미 관계사에서 가장 인기 있는 미국대사였다. 그는 미국의 이익을 증진시키는 동시에 한·미 관계를 강화했다. 워싱턴은 서울보다도 더 정치에서 용서가 쉽지 않으며 정치가 파당적이다. 하지만 리퍼트 대사가 수행한 일들은 미국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으로부터 거의 초당적인 지지와 존경을 받았다. 고맙다!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부소장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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