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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해운대 고층 빌딩숲 알고보니 비리복마전…정관계 로비 인사 줄줄이 구속

부산지검 특수부가 2조7000억원대 해운대 관광리조트 개발사업(엘시티)의 비리 수사를 부산 동부지청에서 넘겨 받은 지 80일이 되면서 정관계 비리 복마전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엘시티 시행사 실질소유주인 이영복(67·구속기소)회장은 705억원의 비자금 가운데 일부를 청와대, 국회의원, 부산시 전·현직 공무원, 은행 고위간부 등에게 뇌물 명목으로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정관계 인사는 현기환(58) 전 청와대 정무수석, 서병수 부산시장 최측근인 김태용(65) 전 포럼부산비전 사무총장, 허남식 전 부산시장 최측근인 이우봉(68) 비엔케미칼 대표이사 사장 등 3명이다.

서 시장의 최측근이자 엘시티 사업에 깊이 개입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정기룡(60) 전 부산시 경제특보는 12일 구속 여부가 결정된다. 지난 4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된 새누리당 배덕광(69)의원 역시 뇌물수수 혐의로 조만간 구속영장이 청구될 것으로 보인다. 이장호(69) 전 부산은행장은 13일 검찰에 소환된다.

부산지검 관계자는 “이 회장의 비자금 705억원의 사용처 확인을 위해 지난해 10월말부터 60일 넘게 계좌추적한 결과 자금 출처를 대부분 추적해냈다”며 “의심되는 자금거래가 있는 정관계 인사를 줄줄이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지검이 지난해 12월19일 현 전 정무수석을 이 회장 등으로부터 4억3000만원 받은 혐의로 기소할 때까지만 해도 엘시티 비리 수사는 용두사미로 끝날 것처럼 보였다. 검찰이 현 전 정무수석과 이 회장 간에 50억원이 넘는 돈거래를 한 정황을 포착했지만 자금 출처 규명에는 실패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또 엘시티 이 회장과 오랜 친분이 있는 새누리당 이진복(60)의원의 계좌를 추적했지만 소환조차 하지 못했다.

소강상태를 보이던 검찰 수사는 지난해 12월22일 서병수 부산시장 최측근이자 친박 조직인 ‘포럼부산비전’ 사무총장을 지낸 김태용(65)씨를 구속하면서 다시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엘시티 비리 수사가 부산 친박 조직과 서 시장으로 확대된다는 이야기도 이때부터 흘러나왔다.

검찰은 지난해 12월27일 이영복 회장이 자주 이용했던 유흥주점 여사장 이모(45)씨를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한 다음날 친박 인사인 배덕광 의원을 피의자로 입건했다. 이씨는 이 회장이 누구를 유흥주점으로 불러 술접대를 했는지 알고 있는 핵심인물이었다.

2017년 새해를 이틀 앞둔 2016년 12월30일 검찰은 허남식 전 부산시장의 최측근인 이우봉 비엔케이칼 대표이사 사장을 구속했다. 이때 이 회장이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 사장에게 수천만 원을 전달했고 그 돈이 허남식 시장 캠프로 들어간 것으로 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시국회 일정을 핑계로 검찰 소환에 불응하던 배 의원은 지난 4일 부산지검에 출석했고, 조만간 구속영장이 청구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지난 4일 배 의원과 이 회장을 대질심문했고, 이때 이 회장은 “배 의원에게 수천만 원을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 회장이 엘시티 사업권 유지와 아직 사업에 관여하고 있는 아들에 대한 우려로 입을 열기 시작했다는 추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부산지검 관계자는 “이 회장이 입을 열었다기보다 광범위한 계좌추적과 주변인 진술 등을 통해 확보된 구체적인 증거를 들이대면 그때 마지못해 인정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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