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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분화 작업 지연 … 속타는 주민·업체들





늦어지는 관리지역 후속조치
'보전·생산·계획' 구분 하반기에나 가능
땅 구입 늦추고 눈치만 … 개발사업 차질

아파트 시행사 권모(47) 사장은 요즘 걱정이 태산이다. 경기도 평택시에서 관리지역(옛 준농림지 등) 내 아파트 부지 3만여 평을 물색해 놓았으나 계약을 못해서다.



권씨는 "관리지역 세분화가 끝나지 않았는데, 사업지 일부라도 아파트를 지을 수 없는 생산.보전 관리지역으로 편입될 경우 사업이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관리지역 개발 사업에 비상이 걸렸다. 당초 지난해 말 끝날 예정이던 수도권 등지의 관리지역 세분화 계획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분화가 되지 않은 관리지역에선 올해부터 아파트나 쇼핑시설, 전원주택 단지 개발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선 세분화 이전에 토지 형질 변경이나 건물 신축 등 개발 행위를 아예 제한하는 곳도 있다. 이 바람에 업체들은 신규 개발사업은 엄두를 못 내고 있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2003년 1월 시행된 새 국토법에 따라 지난해 말까지 마무리해야 할 관리지역 세분화 대상 지역은 수도권, 광역시, 광역시에 붙은 시.군 등 48곳이다. 하지만 18일 현재 관리지역 세분화를 위한 도시관리계획이 결정.고시된 곳은 한 곳도 없다. 그나마 주민 공람을 한 곳도 3개 광역시, 15개 시.군으로 전체의 40%에 못 미친다.



수도권의 경우 경기도 김포.남양주.파주.화성.가평.연천, 인천시 강화 등은 지난해 여름 이후 한 차례 이상 주민 공람을 마쳤다. 하지만 용인.평택.광주.양평, 인천 옹진 등은 2~6월 주민 공람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추세라면 관리지역 세분화는 당초보다 6개월 이상 지연돼 하반기에나 마무리될 것으로 업계는 본다.



주민들의 민원이 관리지역 세분화 작업을 늦추는 가장 큰 요인이다. 생산.보전관리지역으로 편입되는 땅 주인들이 부동산 개발이 쉬운 계획관리지역으로 분류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5월 자치단체장 선거를 앞두고 지자체들이 표를 의식하는 것도 세분화가 지연되고 있는 또 다른 이유"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경기도 고양.남양주의 경우 지역 주민의 민원이 쇄도하면서 세 차례나 주민 공람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주민 공람을 한 파주.연천도 일부 땅주인의 재분류 요구를 반영, 이달 말 이후 2차 공람을 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업체들만 속이 탄다. 지난해만 해도 관리지역에선 2종 지구단위계획만 세우면 아파트 등을 지을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세분화가 안 된 관리지역에선 개발을 위한 지구단위계획 자체를 세울 수 없도록 돼 있다.



A건설 관계자는 "지금은 관리지역 땅 매입 자체의 위험이 큰 데다 개발도 어려워 하반기 이후에나 땅을 매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관리지역 세분화가 늦어지면 민간 아파트 사업에 공백이 생겨 수도권의 주택 수급 불안을 부채질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관리지역 땅에 투자할 개인도 조심해야 한다. 관리지역이 세분화되면 계획관리지역과 생산.보전관리지역 간의 가격 차이가 최고 두 배 이상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주민공람을 마친 수도권 지자체의 경우 계획관리지역으로 분류되는 곳이 전체 관리지역의 40~60%대다. 부동산개발업체인 우리개발 이철규 사장은 "관리지역 세분화 윤곽이 드러날수록 가격 차별화가 심해질 것"이라며 "최소한 주민공람 이후로 매수 시기를 늦춰야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원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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