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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상승 1%’에 우는 연금수령자, 월 인상액 3547원뿐

“나가서 밥 사 먹으면 다 1000원 올랐어요. 다른 식품도 최하 5% 올랐고요. 기초연금은 올해 1% 올린다 하는데 그래 봤자 2040원이에요. 오히려 마이너스예요.”

915만명이 받는 국민·기초연금 등
물가상승률에 연동해서 올라
생필품값 더 뛴 현실 반영 못해
연금 실질가치는 깎이는 셈
“물가지수 산정 방식 바꾸거나
연금, 임금상승률과 연동 고려를”

서울 은평구의 한 고시원에 사는 83세 김병국씨의 하소연이다. 김씨는 기초연금 20만4010원에 취로사업 수입 15만원을 더해 월 35만여원으로 한 달을 산다. 주 수입원이 기초연금인데 “매해 제자리걸음이어서 사는 게 계속 힘들어진다”고 한다. 그는 “이걸로 방세 25만원을 내고 나면 죽지 못해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물가상승률(본지 1월 11일자 1, 8면)은 경제지표로만 끝나지 않는다. 해마다 여기에 맞춰 연금이 자동 조정되는 915만 명의 생계에 영향을 미친다. 물가상승률에 맞춰 조정되는 연금은 국민·군인 등의 공적연금과 기초·장애인연금 등이다. 해당자는 ▶국민연금 411만 명 ▶기초연금 460만 명 ▶군인연금 9만 명이다. 중복을 제해도 수백만 명에 이른다. 공무원·사학연금(41만 명)은 2016~2020년 인상을 중단했다가 2021년 물가상승률에 연동해 올라간다.

서울 마포구 최모(67)씨는 매달 국민연금 37만8250원을 받는다. 연금이 조정되는 올 4월부터 월 3780원 오른다. 최씨는 “매년 합쳐 몇천원 오른 것 같다. 기억도 잘 안 난다. 조금씩 오르니 체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그간 “국민연금은 연금액이 고정되는 개인연금과 달리 물가 상승만큼 올라가 연금의 가치가 유지된다”고 자랑했다. 하지만 2014, 2015년엔 전년 물가상승률(각각 1.3%)에 맞춰 연금액이 1.3%씩만 올랐다. 지난해는 0.7% 인상에 그쳤고 올 4월엔 1% 오른다. 국민연금 수령자 411만 명의 올해 월 평균 연금은 35만4763원에서 35만8310원으로 3547원 오른다.

경남 진주시 연금 수령자 박모(69)씨 가족은 “계란은 말할 것도 없고 무·당근·양배추 등 생필품 구입비가 연금보다 훨씬 많이 올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2014년 도입한 기초연금도 국민연금처럼 물가에 연동된다. 2008~2013년 기초노령연금일 때는 전체 가입자 3년치 평균소득 증가율에 맞췄다. 그런데 물가 상승이 미미하게 집계되자 2014~2017년에 걸쳐 모두 6030원밖에 오르지 않았다. 올 4월엔 2040원 오른다.

장애인연금도 물가상승률을 따라가다 보니 장애인들의 삶이 여전히 팍팍하다. 한 뇌전증 환자(28)는 월 28만4010원(부가급여 포함)의 장애인연금을 받는다. 올 4월 28만6050원으로 2040원 오른다. 그는 “3만원 올린다고 해서 좋아했는데 물거품이 됐다. 물가가 비싸지는데 연금 인상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호소했다. “경기가 안 좋아 아버지 막노동 일거리가 없다. 엄마에게 옷을 사 주고 싶은데 너무 비싸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현행 법률에서 물가상승률과 연동하도록 규정돼 있어 통계청 물가를 반영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정창률 단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연금의 실질 가치를 보전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그러나 연금이 물가 상승에 맞춰 오른다 해도 구매력이나 경제 성장의 과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연금의 실질 가치를 까먹을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정 교수는 “연금의 실질 가치를 복원하기 위해선 물가상승률과 임금상승률 중 어느 것에 맞출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실의 박상현 비서관은 “물가상승률이 실제보다 낮게 나오면 연금이 인상되는 게 아니라 사실상 삭감되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공식 물가상승률이 체감물가 상승률과 비슷해지도록 물가 산정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추인영 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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