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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오바마, 다시 보는 2900일

 

2009년 1월 20일 만 48세에 미국 제44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미 건국 이래 첫 흑인 대통령, 존 F 케네디(취임 당시 44세) 이후 가장 젊은 대통령이었다.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과 금융위기로 휘청대던 미국인들에게 변화(Change), 희망(Hope), 그리고 “우리는 할 수 있다(Yes, We can)!”를 외쳤다. 인종 갈등 총탄에 스러진 목숨들을 위로하며 눈물을 감추지 않았고, 스스로 망가지는 개그를 서슴지 않는 ‘코미디 최고사령관(Comic in Chief)’이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8년 임기 동안 흰머리가 부쩍 늘어난 그가 2017년 1월 백악관을 떠난다.

10일(현지시간) 저녁 미국 시카고 컨벤션센터 맥코믹플레이스에서 열린 고별연설에서도 오바마는 ‘변화’를 외쳤다. “2009년 우리가 직면한 도전을 강하게 헤쳐나갔다. 이 나라를 더 나아지게 할 수 있다는 신념과 믿음을 버리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여러분이 해냈다. 여러분이 변화였다(That's what you did. You were the change)”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레임덕’ 없는 대통령으로 불린다. 취임 첫해 65%가 넘었던 국정 지지율은 ‘오바마 케어(건강보험개혁법안)’ 논란으로 부침을 겪긴 했어도 임기 말까지 55%를 기록했다. 마이너스였던 경제성장률은 성장세로 올라섰고(2009년-2.8%->작년 3분기 3.5%), 실업률은 뚝 떨어졌다(2009년 7.8%->2012년 12월 4.7%). 오바마케어 도입으로 의료무보험자 비율도 크게 줄었다(2010년 16.0%->2015년 9.1%). 동성결혼, 이민자 보호, 환경보호 등 진보적 가치를 적극 옹호해 미국 사회 다양성을 확대했다.

아쉬움도 적지 않다. 취임 첫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하면서 세계인의 기대감을 한 몸에 모았지만 시리아 내전과 이슬람국가(IS) 팽창 등 중동 문제를 수습하지 못했다. 대북 전략 오판 속에 핵실험 도발을 막지 못했고 러시아·중국과의 통상·안보 갈등도 심화됐다. 외교 성과로 꼽히는 이란 핵협상, 쿠바와의 관계 정상화 등은 ABO(Anything but Obama·오바마에 무조건 반대)를 외치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 취임과 함께 바람 앞 등불 신세다.

하지만 부정부패나 개인사로 인한 스캔들 없이 깔끔하게 퇴장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뒷모습은 많은 국가지도자·정치인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56세로 퇴임하는 그의 제2라운드가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8년의 오바마 임기를 백악관 공식사진 및 외신 사진들을 중심으로 돌아봤다. 페이스북 이모티콘의 좋아요·최고예요·웃겨요·멋져요·슬퍼요·화나요처럼, 세계 최강국 리더의 2900여 일은 희로애락으로 출렁였다. 이제 모두 역사의 한 장면이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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