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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승공정…역사해석 바꾸고 교과서 개정

중국 당국이 일본 제국주의 침략에 맞선 항일 전쟁에 대한 공식 역사 해석을 바꾸고 교과서도 개정키로 했다. 1937년 중일전쟁 발발에서 45년 일제 패망까지의 '8년 항일전쟁' 이란 종전 기술을 버리고 반(反)파시스트 전쟁으로 개념을 확대하고 그 기간을 '14년 항전'으로 수정하는 게 핵심이다.

제2차 세계대전 말기의 반 파시스트 항전에서 중국 공산당이 주도적 역할을 해 승전으로 이끌었다고 강조함으로써 애국주의 정신을 고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시진핑(習近平) 체제 출범 이후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전승 공정'의 일환이다.

중국 교육부는 이같은 내용을 반영한 역사교과서 개정을 각급 교육기관에 지시했다. 이에 따르면 1937년 루거우차오(통칭 노구교·盧構橋) 사건을 계기로 한 중·일 전쟁의 발발 기점을 1931년 만주사변으로 앞당겨진다. 중국 교육부는 지난 3일 각 지방당국에 보낸 서한을 통해 "'14년 항전' 개념의 관철 정신에 따라 모든 초·중·고교 교재의 수정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교육당국은 봄학기 개학 이전 각급 학교 교재에 기존의 '8년 항전'이라는 용어가 '14년 항전'으로 바뀌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

그간 중국에서 통용됐던 '8년 항일'은 일본군이 베이징 외곽에서 중국군과 충돌한 노구교 사건을 계기로 중국 대륙의 전 인민이 대일 항전에 나섰다는 역사 해석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이를 앞당겨 1931년 9월18일 선양(瀋陽) 류탸오후(柳條湖) 부근 남만주 철도의 폭발 사건을 핑계로 일제가 일으킨 만주사변을 항일전쟁의 발발 시점으로 바꾸는 게 중국의 새로운 해석이다. 새로운 사실(史實)의 발견에 의한 게 아니라 기존 해석을 변경한 것이다.

중국은 2차대전 종전 70주년인 2015년을 '반파시스트 전승 70주년'으로 규정하고 새로운 역사 해석 작업을 추진해왔다. 이에 따라 '동방(東方) 주전장'이란 개념을 도입해 "중국은 유럽대륙의 서방 주전장과 함께 2차 대전의 주전장이었으며 이 전장에서 중국 인민이 공산당의 지도 아래 파시스트 세력을 격퇴하는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는 내용이 강조됐다.

베이징의 노구교 인근을 비롯, 중국 각지에 있는 항일 전쟁 기념관에는 "중국은 14년간 반파시스트 전쟁을 치렀다. 미국은 3년9개월, 소련 4년2개월간 싸웠다"는 설명도 등장했다. 하지만 "공산당의 역할을 강조한 새로운 해석이 중국의 항일전쟁은 어디까지나 장제스(蔣介石)의 국민당이 주역이었고 공산당은 후방에서 유격전 위주의 적후(敵後)전쟁을 수행했다는 종전 역사학계의 상식에 반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류웨이카이(劉維開) 대만 정치대 역사학과 교수는 "중국의 이번 조치는 항전사에서 공산당의 역할과 위상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14년 항전' 주장으로는 전면적인 항일전쟁의 개시가 이뤄졌던 노구교 사건의 의미를 설명할 길이 없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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