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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계 큰손 중국 잡아라…월드컵 본선 48개국으로 늘려

오는 2026년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부터 본선 출전국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대폭 늘어난다. FIFA는 10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평의회를 열고 월드컵 본선 출전국 확대 방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당시 본선 참가국을 24개국에서 32개국으로 대폭 늘린 이후 28년 만에 다시 참가국 수를 크게 늘렸다.

대회 진행 방식도 바뀐다. 잔니 인판티노(47·스위스) FIFA 회장은 “2026년부터는 48개국이 3팀씩 16개 조로 나눠 조별 리그를 치른 뒤 각 조 상위 1·2위가 32강 토너먼트에 진출해 우승자를 가린다”면서 “구체적인 운영 규정은 추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존 32개국 체제에선 4팀씩 8개 조로 나뉘어 조별 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2위가 16강 토너먼트를 치렀다. 새 규정에 따르면 경기 수는 기존의 64경기에서 80경기로 늘어난다. 조별 리그부터 토너먼트까지 총 7경기를 승리한 팀이 우승하는 건 기존의 방식과 같다.
월드컵 본선 진출국 확대는 지난해 2월 FIFA 수장에 오른 인판티노 회장의 핵심 공약이다. 인판티노 회장은 유럽축구연맹(UEFA) 사무총장으로 재직 중이던 2008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의 본선 진출국 숫자를 16개국에서 24개국으로 늘렸다. FIFA 회장 선거 당시 “월드컵 본선 참가국을 40개국으로 늘리겠다”고 했던 인판티노 회장은 지난해 10월 한발 더 나아가 48개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내놨다. 인판티노 회장은 “월드컵 참가국을 늘리는 구상이 세계 축구 발전을 이끌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FIFA의 결정이 수입 증대를 위한 꼼수라는 비판도 나온다. 지난해 12월 FIFA의 보고서에 따르면 현행 32개국 체제로 열릴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의 예상 수입은 55억 달러(약 6조6000억원)로 조사됐다. 48개국 체제로 확대할 경우 기대 수익은 65억 달러(약 7조8000억원)로 늘어난다. 본선 출전국 확대가 경기 수 증가로 이어지면서 중계권과 스폰서 수입도 그만큼 늘어나기 때문이다.

세계 축구계의 ‘큰손’으로 떠오른 중국을 위한 아이디어라는 분석도 있다. 영국 이브닝 스탠더드는 10일 ‘FIFA는 중국을 세계 최고의 축구 축제에 출전시키기 위해 본선 진출 국가를 48개로 늘리려고 한다’고 분석했다. 중국 최대 부동산그룹인 완다그룹은 지난해 3월 FIFA와 2030년까지 공식 스폰서 계약을 맺었다. 중국을 월드컵 본선에 참여시키기 위해 FIFA가 아시아에 배정할 티켓을 7장까지 늘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선 지도자와 축구 스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조제 모리뉴(54·포르투갈) 맨유 감독은 “참가국 확대는 월드컵을 더욱 멋진 이벤트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아르헨티나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57)도 “월드컵에 나설 수 없다고 생각했던 여러 나라가 희망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페프 과르디올라(46·스페인) 맨체스터시티 감독은 “더 많은 팀들의 참가를 부추기는 FIFA의 태도는 선수들을 죽이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우승한 브라질 축구대표팀 전 주장 카푸(47)도 “월드컵에서 어느 한 팀이 일방적으로 우세한 경기가 나오는 게 축구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월드컵 본선 진출국 확대는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은 “ 32강 토너먼트 이후 유럽이나 남미의 강팀과 만날 가능성이 더 커진 점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16강 이상의 성적을 내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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