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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식의 레츠 고 9988] ‘중복 유족연금’ 찔끔 인상…“아직도 성이 안 찬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김모(62·여)씨의 국민연금 통장에 73만2000원이 입금됐다. 전달보다 5만1000원 늘었다. “지난달 국민연금법이 개정된 덕에 유족연금 지급률이 10%포인트 올랐다”는 국민연금공단의 설명을 듣고는 다소 만족스러웠다. 김씨는 2011년 남편과 사별하면서 유족연금을 받기 시작했다. 당초 2006년 11월 남편이 60세가 되면서 받은 연금은 74만원이었다. 하지만 유족연금으로 전환되면서 46만2000원으로 줄었다.

배우자 연금의 30%로 올렸지만
고작 월 평균 2만6000원 늘어나
공무원·사학연금은 50% 지급
그동안 1만2320명 본인연금 포기
월 60만원도 못 받는 경우 많아
“생계 보장할 큰 틀의 개선 필요”

그런데 김씨도 지난 21년가량 보험료를 부은 덕분에 지난해 3월 매월 58만원의 연금이 생겼다. 갑자기 연금이 두 개(남편 유족연금과 본인연금)가 된 것이다. 본인연금(58만원)이 많아서 그걸 선택하자 남편 유족연금은 20%(10만1000원)로 줄었다. 왜 남편 유족연금이 확 줄어드는지 이해가 잘 안 됐다. 그나마 지난달 5만원가량 올라 불만이 다소 누그러졌을 뿐이다.
5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지난달 국민연금법이 바뀌면서 김씨처럼 유족연금이 늘어난 사람이 4만9081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복연금 조정 비율이 완화되면서 월 평균 2만6000원 늘었다. 조금이라도 증가한 게 다행이긴 하지만 ‘중복조정’을 당한 사람들에게 영 성이 차지 않는다.

중복조정이란 한 사람에게 두 개의 연금이 생길 경우 연금을 깎는 제도다. 가장 많은 유형이 부부가 연금을 받다 배우자가 사망할 경우다. 배우자가 숨지면 유족연금이 발생한다. 둘 중에서 유족연금을 선택하면 ‘내 연금’이 사라진다. 지난해 5월 기준으로 1만2320명이 본인연금을 날렸다.
본인연금을 택하면 유족연금은 20%밖에 받지 못한다. 불만이 팽배하자 지난달 유족연금의 30%로 10%포인트 올린 것이다. 유족연금을 받던 중 다른 가족이 숨져 유족연금이 또 생기거나 장애연금을 받던 중 유족연금이 생길 경우에도 10%포인트씩 올랐다. 유족연금은 금액이 많지 않아 평균 26만원이다. 배우자가 받던 기본연금(20년 가입 기준)의 40~60%밖에 안 돼서 적다. 이번에 월 2만6000원밖에 오르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공무원·사학·군인연금에 비하면 초라하다. 이들 가입자에게 연금이 중복되면 본인연금(퇴직연금)에다 유족연금의 50%를 받는다. 공무원·사학연금은 장애급여와 유족연금이 겹치면 둘 다 100%씩 받는다. 이 세 연금 가입자와 국민연금 수령자로 이뤄진 부부는 중복조정을 하지 않는다. 제도가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2015년 중복조정 된 국민연금 수령자의 84%가 월 연금이 60만원이 안 된다. 지난해 1인당 최저생계비(약 65만원)에도 못 미친다. 지난달 중복조정이 약간 완화됐어도 ‘언 발에 오줌 누기’에 불과하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의 박상현 비서관은 “두 개의 연금, 기초연금, 소득 등을 합해 65만원이 안 되면 국민연금 중복조정을 하지 말자”고 제안한다. 이런 내용을 담은 법률개정안이 19대 국회에 제출돼 국회 보건복지위·연금특위에서 논의됐지만 없던 일이 됐다. 정부가 추가 재정을 이유로 반대해서다. 정부 추계에 따르면 이번 유족연금 지급률 조정으로 인해 올해 118억원이 더 든다. 2018~2020년엔 446억원이 든다.

선진국도 연금 중복을 조정하기는 한다. 다만 독일·프랑스·영국·캐나다·핀란드 등은 두 연금을 더해 일정 기준을 넘을 경우에만 삭감한다. 정재욱 복지부 연금급여팀장은 “중복조정 요건을 완화한 지 얼마 안 되기 때문에 좀 더 지켜보고 추가로 제도를 개선할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연명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이번 제도 개선 효과가 미미해 별 의미가 없다”며 “중간 소득자가 24년 가입해도 연금이 60만원이 될까 말까 하기 때문에 현행 제도를 약간 손봐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고 말한다. 김 교수는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을 더해 부부 기준으로 월 130만원을 보장할 수 있게 큰 틀의 제도 개선을 논의할 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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