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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트리피케이션 막자…전주시, 지역상생 협력 조례 제정

예술인들이 모여 사는 전주시 서학동 ‘서학예술촌’. 인근 전주 한옥마을에 관광객이 몰리면서 최근 3년 새 땅값이 크게 올랐다. [사진 서학아트스페이스]

예술인들이 모여 사는 전주시 서학동 ‘서학예술촌’. 인근 전주 한옥마을에 관광객이 몰리면서 최근 3년 새 땅값이 크게 올랐다. [사진 서학아트스페이스]

전북 전주시 서학동 일대는 땅과 건물 가격이 3년 전보다 두 배 이상 치솟았다. 인근 전주 한옥마을이 연간 700만 명이 찾는 관광 명소로 뜨면서 부동산 값이 크게 뛴 것이다.

이 때문에 서학동에서 작업실과 소품 판매장, 전시장을 운영하는 예술인들은 임대료 인상을 둘러싼 걱정이 크다. 건물값이 오른 만큼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높일 우려가 있어서다. 서학예술촌 부촌장인 김성균(45·여) 서학아트스페이스 관장은 “임대료가 오르면 매달 월세를 내며 창작 활동과 생활을 병행하는 예술인들이 다른 곳으로 떠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서학예술촌에 사는 예술인 30여 명 가운데 절반가량은 건물을 빌려쓰는 세입자다. 서학동의 한 부동산중개소 대표는 “서학동 상가의 경우 10평(33㎡)을 기준으로 보증금 1000만~2000만원에 월세 40만~60만원 수준이지만 최근 건물가격 상승 추세를 보면 언제든지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주시는 5일 “건물 임대료 인상으로 원주민과 세입자가 다른 곳으로 내몰리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을 막기 위해 지난달 30일 ‘지역상생 협력에 관한 기본조례’를 공포·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국에서 이 같은 조례가 있는 곳은 서울 성동구와 중구 등 두 곳이다.

전주시가 이런 조례를 만든 것은 도시재생 사업으로 인한 세입자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다. 젠트리피케이션은 낙후됐던 구도심이 번성해 임대료가 오르고 비싼 월세 등을 감당할 수 없는 세입자들이 쫓겨나는 현상을 말한다.

이 조례에는 임대인과 임차인이 임대 기간 설정, 임대료 산정 등에서 ‘상생 협약’을 권장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5년 이상 장기임대가 가능하도록 협약을 맺은 건물주에게 상가 건물의 내·외부 수선 경비를 시가 지원할 수 있는 근거도 명시됐다. 젠트리피케이션이 예상되는 지역의 임대인과 임차인, 문화·예술인 등이 자발적으로 ‘상생협의회’를 구성해 관련 사업을 추진하면 시가 예산을 지원하는 규정도 만들었다.

앞서 시는 지난해 7월에는 전주역 앞 우아동 주민들로 구성된 ‘첫 마중길 상생협의회’와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협약을 맺기도 했다. ‘전주 첫 마중길 사업’이 지난해 4월 착공한 가운데 최근 우아아파트 재개발까지 겹치면서 우아동 일대의 상가 임대료가 요동치자 중재에 나선 것이다. ‘전주 첫 마중길 사업’은 전주역에서 명주골사거리까지 백제대로 850m(왕복 8차선) 구간 가운데 중앙 2차선을 서울 광화문광장처럼 인도 겸 문화 공간으로 꾸미는 사업이다. 올해 말까지 진행되는 사업에는 총 60억원이 투입된다.

전주시는 현재 서학예술촌을 비롯해 중앙동·전동 주민들과의 상생협의회 구성을 논의하고 있다. 중앙동·전동의 경우 국비 200억원 규모의 ‘전라감영 주변 문화 중심 도시 재생’ 사업이 추진되고 있어서다. 시는 또 지난해 11월 전주 지역 부동산 공인중개사 200여 명과도 협약을 맺고 젠트리피케이션 예방을 약속했다.

박선이 전주시 사회적경제지원단장은 “상가를 지켰던 세입자들이 떠나면 상권이 죽어 결국 건물주도 손해를 보게 된다”며 “임대료를 강제로 규제하기보다 적정한 임대료 인상 수준을 제시함으로써 지역 상권의 지속적 발전을 꾀하는 게 조례의 목표”라고 말했다.

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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