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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 해양플랜트 수주 낭보…조선업 날개 펴나

삼성중공업이 건조 중인 해양플랜트 설비. BP에 납품할 것과 같은 종류다. [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이 건조 중인 해양플랜트 설비. BP에 납품할 것과 같은 종류다. [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이 1조5000억원 규모의 해양플랜트를 수주했다. 국내 조선업계 새해 첫 수주이자 1년6개월 만의 해양플랜트 수주 소식이다.

삼성중공업은 오일 메이저인 BP가 발주하는 ‘매드독Ⅱ 프로젝트’의 부유식 해양 생산설비(FPU·Floating Production Unit)를 1조5000억원(약 12억7000만 달러)에 수주했다고 5일 밝혔다. 이 설비는 미국 뉴올리언스 남쪽 300㎞, 멕시코만 해상 매드독 유전의 2단계 개발 사업에 투입된다. 하루에 원유 11만 배럴과 2500만ft3의 천연가스를 생산할 수 있으며, 자체 무게만 5만8000t에 달하는 ‘바다 위의 정유소’다. 2020년 8월 인도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수주 목표 금액의 15%만 달성하는 등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삼성중공업 영업팀장인 김경혁 전무는 “국제 유가가 배럴당 50달러대로 회복된 가운데 1년 반 만에 해양플랜트 수주에 성공해 의미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또 “프로젝트 입찰 초기부터 원가와 계약 구조 등 리스크를 철저히 검증하고 대비해 온 만큼 적정 수익성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리한 해양플랜트 저가 수주 경쟁이 막대한 출혈로 이어지면서 겪은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설명이다.

삼성중공업은 ENI사가 발주하는 모잠비크 ‘코랄’ 프로젝트에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설비) 납품 계약 체결도 앞두고 있는 등 해양플랜트 분야 추가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프랑스 테크닙, 일본 JGC 등과 함께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이 프로젝트에서 삼성중공업의 몫은 약 25억 달러(약 3조원)가 될 전망이다.

BP는 매드독 유전에 대한 2009년 추가 탐사 결과 매장량이 당초 추정했던 양의 두 배인 40억 배럴 이상인 것으로 확인돼 2단계 개발을 검토해 왔다. 이 프로젝트엔 삼성을 포함한 국내 빅3와 싱가포르 케펠 코퍼레이션, 중국의 코스코 등이 1년 반 동안 경쟁을 펼쳤다.

삼성중공업은 11만t 규모의 FPU 건조 축적 기술 경험 등을 내세워 수주를 따낸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조선 3사 모두 12억 달러 후반~13억 달러 초반의 가격을 써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번 계약으로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2020년까지 20건, 206억 달러의 수주 잔량을 확보했다.
해양플랜트는 바다에 매장된 석유와 가스 등을 발굴·시추·생산하는 데 필요한 장비와 설비를 포함한 사업 전반을 의미한다. 바다 위에 유전과 정유소를 짓는 것이라 고도화된 기술과 첨단 설비가 필요하다. 당연히 육상 유전보다 원유의 추출·정제·저장·운반에 드는 비용이 모두 높다.

국내 조선업체들은 선박 수주가 감소하기 시작한 2010년께부터 해양플랜트 수주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당시엔 정부도 조선업 ‘차세대 먹거리’로 해양플랜트 사업 참여를 장려했다. 하지만 저유가 기조와 세계적 불황으로 주요 프로젝트가 무산되거나 설비 인도가 지연되면서 국내 조선업계가 시름에 빠졌다.

특히 경험 부족에 따른 손실이 컸다. 선박과 달리 플랜트 제작 표준화가 불가능했고, 프로젝트마다 맞춤형 설계를 해야 했다. 설계 비용과 건조에 드는 적정 가격 책정에 오차가 발생했다. 한 예로 현대중공업은 노르웨이 골리앗 해양플랜트 설비를 12억 달러에 수주했지만 완성하고 보니 두 배가 넘는 26억 달러가 투입됐다. 이 때문에 국내 조선업체들은 2013년 이후 세계 해양플랜트 프로젝트의 70%를 독식하는 성과를 올리고도 궁지에 몰리게 됐다.

지난해 11월 말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비회원국까지 감산에 합의하면서 유가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5일 기준 배럴당 53달러 수준이다. 이에 따라 메이저 업체들의 투자 심리가 회복되는 신호가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다. 오일 메이저가 보유하고 있는 유전의 55%가 해양 유전이고, 약 2년간 해양플랜트 사업 발주가 중단된 만큼 2020년 이후 생산 물량 확보를 위해 이르면 올해부터, 늦어도 내년엔 프로젝트에 물꼬가 트일 것이라고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20일 대우조선해양은 미국 셰브론과 해양플랜트에 대한 포괄적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향후 셰브론이 추진하는 공사와 기본 설계에 대우조선이 참여한다는 내용이다. 이 합의서가 바로 플랜트 수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이다. 대우조선은 또 반년 넘게 지연되면서 속을 썩인 앙골라 국영 석유회사 소난골의 드릴십 2척, 인도 연기 통보를 받은 미국 앳우드 오셔닉의 드릴십 2척에 대한 협상에서 진척을 기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도 올해 프랑스 석유업체인 토탈사에 인도할 FPU를 포함해 총 12개의 해양플랜트 프로젝트를 완수할 예정이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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