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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국토부의 강릉행 KTX 여론 떠보기

함종선 사회 1부 기자

함종선
사회 1부 기자

“기사 내용이 맞는 거죠?”(기자) “네, 대체로 맞습니다.”(국토부 관계자)

그제 아침 한 신문에 서울~강릉 KTX의 출발역이 상봉역으로 결정될 전망이라는 기사가 제법 크게 실렸다.

올해 말 개통해 내년 초 열리는 평창 겨울올림픽 기간까지는 인천공항과 청량리역, 상봉역 등에서 나눠 강릉행 KTX를 출발시키지만 이후에는 상봉역을 출발역으로 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마침 관련 내용을 취재해 오던 터라 국토부 대변인실과 담당부서에 사실 여부를 재차 확인했다. 답은 “대체로 맞다”였다.

곧바로 다른 각도에서 추가 취재를 시작했다. 강릉행 KTX는 4조원을 투입한 국책사업이다. 그만큼 승객들이 편하게, 많이 탈 수 있는 곳에 역을 만드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상봉역은 그 조건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우선 서울 주요 지역에서 접근하기에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시내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길게는 한 시간가량 걸린다. 지하철·국철의 연계도 서울역이나 용산역 등에 비해 크게 미흡하다. 자칫 강릉행 KTX가 4조원짜리 ‘애물단지’로 전락할 우려도 배제하기 어려웠다.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이런 내용으로 기사를 작성했다. 이 기사는 오후 늦게 주요 포털에 비중 있게 소개됐고 네티즌들의 큰 관심을 모았다. 국토부를 비판하는 내용 등 댓글만 2000개 넘게 달렸다.

그러자 국토부의 입장이 돌변했다. “상봉역을 출발역으로 한다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는 것이었다. 청량리역을 위주로 하고 상봉역도 일부 활용할 방침이라는 설명이었다. 오후 11시쯤엔 이런 내용을 담은 해명 자료까지 냈다.

그런데 왜 국토부는 이날 아침과 낮 동안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을까. 전문가들은 ‘여론 떠보기’를 의심한다. 현 상황에선 강릉행 KTX가 서울 시내로 들어가면 갈수록 경의중앙선 운행에 지장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상봉역을 강릉행 KTX의 출발역으로 하면 이런 문제를 피할 수 있다. 이를 염두에 둔 국토부가 낮 동안 여론을 살피던 중 본지 기사가 나오자 부랴부랴 해명에 나서며 발을 뺐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국토부의 고민은 이해한다. 강릉행 KTX의 출발역을 시내에 두면서도 경의중앙선 운행에 지장을 주지 않으려면 선로 확장 등 적지 않은 예산을 새로 투입해야 한다. 예산확보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여론 떠보기’ 같은 꼼수를 부려서는 안 된다. 강릉행 KTX와 경의중앙선 둘 다를 제대로 살릴 방안을 공론의 장에 부쳤어야 옳았다.

함종선 사회 1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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