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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북유럽 도시, '코헤아, 유라 청'으로 시끌

"유라 정은 정말 결백합니다(Ms. Yoora Chung is a very innocent girl)"

이역만리 한국에서 덴마크 검찰청 공보관에게 전송된 문자다. 문자엔 "한국 검찰과 한국 언론은 전부 믿지 말라"는 당부도 있다. 4일 일베 게시판에 "방금 정유라 덴마크 담당경찰에게 문자했다"는 제목으로 전송한 문자 인증사진과 함께 국제문자 보내는 요령을 적은 글이 올라왔다. 사이먼 고스비 공보관은 기자와 통화하면서도 "기자냐, 일반 시민이냐"고 되물었다.

현지시간 5일 덴마크 북부. 인구 12만1540명의 작은 도시 올보르(Aalborg)는 밤새 내린 눈으로 하얗게 변했다. 거리엔 눈길을 걷는 발소리와 얼어붙은 도로를 서행하는 차바퀴 소리만 들릴 뿐이다. 종일 시내를 돌아다녀도 자동차 경적 소리 한 번 듣기 힘들 만큼 조용한 이 도시에서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21)씨가 지나간 자리만 유난히 소란스럽다. 공항을 빠져나오며 만난 세관 직원도 "뭘 하러 왔냐"는 통상적인 질문에 "취재를 하러 한국에서 왔다"고 답하자 "아, 그 여자 얘기 알고 있다"고 반색할 정도였다.

덴마크 올보르 외곽의 정유라(21)씨 집.

덴마크 올보르 외곽의 정유라(21)씨 집.

가장 먼저 몸살을 앓은 곳은 정유라씨가 머물던 집 앞이었다. 올보르에 도착한 기자들이 가장 먼저 찾는 곳이다. 집 앞으로 다가서자 아랫방에 모아둔 개들이 짖는 소리 외에 인기척은 없었다. 생각 외로 조용한 분위기였다. 집 앞을 지나던 주민은 "경찰이 네 번 출동해 '집 터에 들어서면 바로 연행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간 탓"이라고 전했다. 여러 기자가 집집마다 문을 두드리고 다니다보니 일부 주민은 기자가 집에 찾아오면 경찰에 신고를 하기도 한다.

 

정씨에 대한 신고를 받고 체포한 노욜란드 경찰서.

'코헤아(Korea의 덴마크식 발음)' 때문에 수선스럽기는 올보르 시내의 노욜란드(Nordjullands) 경찰서 로비도 마찬가지다. 이 경찰서에서 한국 기자들이 접근할 수 있는 한계선은 1층 로비 안내데스크까지다. 로비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기자가 별다른 설명 없이 '정유라' 라고만 언급해도 무슨 말인지 금방 알아듣는다. 한인이 20~30명에 불과하던 도시인데, 경찰서 로비에 한국 기자가 진을 치고 앉은 모습이 일상이 됐다.

 

눈 쌓인 올보르 구치소의 모습. 계단 위 작은 문이 정씨가 체포돼 구치소로 들어갔던 입구다.

경찰서에서 서쪽으로 1.4㎞, 차로 7분 거리에 정씨가 구금생활 중인 올보르 구치소(Arresthuset i Aalborg)가 나온다. 감옥이지만 높은 담장이나 쇠창살은 없다. 흔히 볼 수 있는 오래된 유럽풍 벽돌 건물이 바로 구치소다. 가장자리를 둘러싼 나무들만이 인도와 구치소를 구분 짓고 있다. 건물 벽에 작게 붙은 '감옥 입구(Indgang Til Arresten)' 푯말보다 마이크를 든 기자와 방송 카메라가 먼저 눈에 띈다.

한편 정씨의 덴마크 현지 변호인인 얀 슈나이더는 덴마크 로펌 tvc 소속의 형사 사건 전문 변호사로 확인됐다. 현지 교민들에 따르면 tvc는 덴마크에서 3~4위정도 규모의 로펌으로, 세금과 경제사건 전문으로 시작해 형사 사건으로 사업 영역을 늘려온 회사다. 슈나이더 변호인은 한국 언론은 물론 대사관과도 접촉을 꺼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 2일 올보르 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씨의 구속연장 심리 현장에서 현지 언론에 "덴마크 경찰과 법정이 한국의 정치 갈등에 빠져든 점이 실망스럽다"며 도발적인 어조로 인터뷰를 하면서도 한국 언론에는 짧고 단호하게 '노코멘트'만 세 번 말하고 사라졌다.

덴마크 올보르=이현 기자 lee.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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