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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세계 최강 커제도 꺾었다, 더 세진 알파고 60전 60승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가 온라인에서 세계 최고수들을 상대로 전승을 거둔 것으로 확인됐다. 4일까지 60전승을 기록했고, 그 이후 예정된 경기는 아직 없다. 지난해 3월 이세돌 9단과의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때와 비교하면 ‘알파고’는 훨씬 강력해진 모습이다.

지난해 12월 29~31일 알파고는 한국 인터넷 바둑 사이트 타이젬에서 ‘매지스터(Magister)’라는 아이디로 중국의 커제, 국내 랭킹 1위 박정환 9단 등 세계 최고수들과 30판의 대국을 펼쳤다. 결과는 알파고의 전승이었다. 이후 알파고는 글로벌 바둑 사이트 한큐바둑으로 전장을 옮겨 ‘마스터(Master)’라는 아이디로 대국을 이어 나갔다. 급기야 구글 딥마인드 측은 지난 2~3일 ‘마스터’를 상대로 최초의 승리를 거두는 사람에게 10만 위안(약 1700만원)을 주겠다며 상금까지 내걸었다. 하지만 아직 승자는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관계기사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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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을 요구한 한 바둑 인터넷 사이트 관계자는 “구글 측이 훨씬 강력해진 알파고의 실력을 점검하기 위해 비공개로 온라인에서 알파고가 세계 최고수들과 대국을 펼치도록 했다”며 “‘매지스터’와 ‘마스터’는 모두 ‘알파고’의 아이디”라고 밝혔다. 구글 딥마인드 측이 올해 초 열릴 예정인 커제 9단과의 공식 대결에 앞서 ‘알파고’의 실력을 최종 점검하기 위해 일련의 온라인 대국을 추진했다는 분석이다. ‘알파고’는 지난해 3월 이세돌 9단과의 대결 전에도 인터넷 사이트에서 시범 대국을 펼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알파고에 무릎을 꿇은 상대가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바둑기사들이라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각각 한·중·일 랭킹 1위인 박정환·커제·이야마 유타 9단이 모두 알파고를 상대로 1승도 거두지 못했다. 특히 박정환 9단은 다섯 판을 도전했으나 한 판도 따내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세계 최강인 커제 역시 세 판을 도전했으나 전패의 치욕을 당했다. 국내 상위 랭커인 안성준·박영훈·김지석 9단도 알파고 앞에 처참히 무너졌다. 중국의 톱 랭커인 퉈자시·스웨 9단 등도 알파고의 압도적인 실력에 돌을 던지고 말았다. 김지석 9단은 “알파고는 말이 안 되게 바둑을 잘 둔다. 나는 상대가 되지 않는 것 같다”며 더 이상의 말을 아꼈다. 안성준 9단은 “지난해 3월 알파고보다 지금의 알파고가 강해진 것을 느낀다”며 “프로기사보다 한 수 위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평가했다.

대국 과정도 놀라웠다. 60국 모두 알파고는 초반부터 가볍게 우위를 점했고 대국이 끝날 때까지 거의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대부분 대국에서 알파고는 유유히 불계승을 거뒀고, 어쩌다 나온 계가 바둑에서도 한·중·일 고수들은 종국까지 집 차이만 좁혀졌을 뿐 승부의 격랑은 일지 않았다. 특히 대부분의 대국자가 170수 언저리에서 불계패를 선언했는데, 이는 250~300수 정도인 평균 대국 수순에 훨씬 못 미치는 것이다. 그만큼 세계 최강의 고수들이 알파고를 상대로 힘 한 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일찌감치 대국을 접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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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바둑계는 이번에 드러난 알파고와 인간의 압도적인 기력 차를 담담히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나아가 AI 출현 이후 새로운 바둑의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커제 9단은 지난해 12월 31일 자신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인류가 수천 년에 걸쳐 실전을 통해 진화시킨 바둑을 인공지능은 아주 짧은 시간에 모든 정보를 수집 분석한 뒤 이기는 방법을 터득해버렸다”며 “지금부터 우리 기사들은 인공지능과 연계해야 새로운 영역으로 나아갈 수 있고, 새로운 세상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리 9단은 알파고의 50전승 직후 자신의 웨이보에 “예전부터 우리들이 생각했던 영원히 변하지 않을 바둑의 정석과 진리가 마스터의 출현으로 완전히 파괴되는 변화가 일어났다”면서 “그래도 아름다운 내일을 맞이하러 가자”고 말했다.

현재 알파고 외에 프로기사 수준의 기력을 갖춘 AI 바둑 프로그램으로는 중국의 ‘싱톈(刑天)’과 일본의 ‘딥젠고(DeepZenGo)’ 등이 대표적이다. 싱톈과 딥젠고도 현재 프로기사들과의 대국에서 높은 승률을 기록 중이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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