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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글로컬] 정치적 계산 얼룩진 부산 동구 소녀상 사태

이은지 내셔널부 기자

이은지
내셔널부 기자

지난해 12월 28일 부산 동구 일본영사관 앞에 소녀상이 설치된 지 4시간 만에 구청에 의해 강제 철거됐다가 이틀 뒤 다시 설치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부산 동구청이 소녀상을 강제 압수한 43시간 동안 상당수 국민이 분노했다.

이번 사태는 박근혜 정부가 지난 2015년 12월 28일 일본과 위안부 문제를 합의하면서 비롯됐다.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소녀상 이전을 고려해보겠다는 문구가 포함된 마당에 일본영사관 앞에 소녀상이 또 설치된다고 하니 철거한 것이다.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 격인 철거라는 행정 집행을 외교부와 부산시가 부산 동구청으로 떠넘겼고, 동구청 말단 공무원들은 구청장의 지시에 따라 소녀상을 철거한 후 부산의 한 야적장에 방치했다. 이후 시민의 분노가 부산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하자 박삼석 부산 동구청장은 소녀상 설치를 묵인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그러면서 ‘소녀상 강제철거와 소녀상이 옮겨진 위치까지 보고받지 못했다’는 믿기 힘든 이야기를 했다.

지난해 12월 30일 일본영사관 앞에 소녀상이 설치되자 외교부는 말을 바꿨다. 소녀상 설치는 지자체 소관이라던 외교부가 ‘국제예양 및 관행을 생각해봐야 한다’며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 부산시는 시민단체가 소녀상 건립을 추진하던 지난 1년 동안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새누리당 소속 서병수 시장도 아무런 말이 없다. 서울시의회가 소녀상을 관리·지원하고 추가로 소녀상을 세울 수 있도록 조례안을 발의한 것과 대조적이다.

부산 동구청과 부산시, 외교부를 믿지 못하는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나서 24시간 소녀상을 지키고 있다. 시민단체가 서울의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을 1년째 지키고 있는 상황이 부산에서 똑같이 벌어지고 있다. 시민단체는 소녀상 철거나 훼손의 위협을 막고자 소녀상을 ‘공공조형물’로 등록해 줄 것을 동구청에 건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동구청은 관련 조례가 없어 부산시에 건의해야 하고, 부산시는 일본영사관 앞 관리권한은 동구청에 있다며 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소녀상을 압수한 동구청과 이를 방관한 부산시는 책임 떠넘기기를 그만하고 소녀상을 공공조형물로 등록하고 관리에 나서야 한다. 서울도 그렇게 하지 않았는가. 외교부도 전국에 소녀상이 55개 설치된 이유를 직시해야 한다.


이은지 내셔널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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