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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시험장 손배소’ 상주시 vs 한국타이어 최종 승자는

“주민들이 시청에 몰려가서 시위를 하고 난리였어. 한국타이어 주행시험장을 지으면 환경오염 때문에 동네 망한다면서…. 지금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네.” 경북 상주시 공검면에 살고 있는 이모(71)씨의 말이다. 인구 2300여 명이 전부인 공검면. 겉으론 고즈넉한 시골마을처럼 보이지만 이곳에선 수십억원 손해배상금을 두고 치열한 법정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시골마을의 송사는 2013년 9월 만들어진 A4 2장짜리 문건에서 시작됐다. 한국타이어가 공검면에 국내 최대 규모의 주행시험장과 타이어 제조시설을 건립하고, 상주시는 이에 따른 행정 지원에 협조한다는 내용의 투자양해각서(MOU)였다. MOU가 체결된 후 한국타이어는 설계와 인허가, 문화재지표조사 용역 등에 21억원을 지출했다. 2020년까지 2535억원을 들여 120만㎡ 부지에 시설을 건립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상주시는 전담팀을 만들어 사업 추진을 지원했다. 사업은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다. 하지만 환경 오염을 우려한 공검면 주민들의 반대가 거세지며 사업은 삐걱대기 시작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이정백 상주시장은 찬반 논란이 커지자 사업 재검토를 약속했다. 지역 시민단체는 “환경공해를 유발하는 타이어 제조공장과 주행시험장은 청정도시 상주와 안 어울린다”고 반발했다. 상공인들은 “한국타이어가 상주 경제에 도움이 되도록 시민들이 동참해 달라”고 맞섰다. 결국 논란 끝에 2015년 4월 주행시험장 건립은 무산됐다.

2년 끈 송사, 대법 판결 앞두고 주목
한국타이어 “MOU 믿고 사업 추진”
2심선 “양해각서 구속력 없다” 판시
사업비 21억 청구소송 각 1승 1패

한국타이어는 상주시를 상대로 21억원대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한국타이어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상주시가 사업 추진 과정에서 한국타이어에 사업이 완수될 것이라는 기대와 신뢰를 줘놓고 사업 진행을 중단해 손해를 입혔다”며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나는 불법행위”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한국타이어가 청구한 21억원 중 13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2심에선 정반대 판결이 나왔다. 재판부는 “양해각서에는 상주시가 이행해야 할 내용의 대부분이 추상적으로 적혀 있을 뿐 의무 위반에 따른 책임 규정이 없다”며 양해각서의 구속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한국타이어 측은 지난달 2일 대법원에 상고했다. 한국타이어 홍보팀 관계자는 “상주시와의 MOU를 근거로 사업을 추진했는데도 이를 인정하지 않는 2심 판결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결국 상주시와 한국타이어는 각각 1승1패를 기록한 가운데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게 됐다. 김주태 공검면장은 “대법원 판결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우리 동네에서 갈등이 다시 벌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렬 영남대 행정학과 교수는 “단체장이 지역의 현실을 감안하지 않고 무리하게 투자 유치에 나서거나 주민의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고 정책을 추진할 때 이런 문제가 생긴다”며 “다른 지자체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종종 발생하는 만큼 MOU 당사자들이 보다 신중하게 사업 추진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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