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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M] 우리가 이어질 수 있을까? 혜성이 쏟아져도 잊지 않을 너의 이름은···

도시 풍경과 빛의 묘사가 돋보이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너의 이름은.’. [사진 미디어캐슬]

도시 풍경과 빛의 묘사가 돋보이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너의 이름은.’. [사진 미디어캐슬]

지난해 8월 일본에서 개봉해 박스오피스에서 12주간 정상을 지키며 ‘메가 히트’를 기록한 일본 애니메이션이 4일 국내에서 개봉한다. 신카이 마코토(43) 감독의 ‘너의 이름은.’이다. 어느날 갑자기 몸이 뒤바뀐 시골 소녀 미츠하와 도시 소년 타키의 이야기를 담은 이야기로, 일본에서만 이미 1600여 만명이 관람했다. 이미 개봉한 중국·홍콩·태국·대만 등에서도 반응이 뜨겁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12월 개봉, 관객 1700여만 명이 관람해 일본 영화로는 최고의 흥행 성적을 냈다. 이밖에도 지난해 10월 스페인에서 열린 제49회 시체스 영화제에서 애니메이션 부문 최우수 장편작품 상을 수상했고, 지난해 12월 LA비평가협회에서도 애니메이션 상을 수상했다. 가히 ‘신드롬’ 수준이다.

오늘 개봉 신카이 감독 ‘너의 이름은.’
동일본 대지진 상처 보듬는 이야기
일본 1600만, 중국 1700만 관객 기록
‘빛의 마술사’답게 황홀한 영상 일품

무녀 집안의 장녀인 미츠하는 도쿄에 사는 소년이 되는 신기한 꿈을 꾼다. 도쿄에 사는 소년 타키 역시 시골 소녀가 되는 이상한 꿈을 꾼다. 꿈이라 하기에 너무나 생생하게 기억나는 일들. 마츠하와 타키는 이 모든 게 꿈이 아닌 실제로 서로의 몸이 뒤바뀌었다는 걸 알게 된다. ‘나’이기도 하고, ‘너’이기도 한 생활에 익숙해질수록 두 사람은 서로 가까워진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몸은 바뀌지 않는다. 갖고 있던 전화번호도 없는 번호로 나오고, 설상가상 서로의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다. ‘과연 너는 누구일까’. 사춘기 남녀의 서정적인 일상을 그리던 영화는 ‘1200년 만에 찾아온 혜성이 이토모리를 덮칠 것’이라는 경고와 함께 급격하게 어두워진다. 천 년 만에 다가오는 아름다운 혜성은 대재앙으로 변하고, 인간의 능력으로 맞설 수 없는 자연재해 앞에서 타키와 미츠하는 재난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타키(左), 미츠하(右)

타키(左), 미츠하(右)

영화 속 대재앙은 2011년 3월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에 대한 은유적인 표현으로 읽힌다. “잊고 싶지 않은 사람, 잊으면 안 되는 사람”이라는 내레이션이 특히 그렇다. 그러나 ‘너의 이름은.’은 재난 영화가 아니다. 이 영화가 주목하는 건 재앙 속에서 운명처럼 이어진 사람들이다. 영화엔 무스비(結び·매듭)’라는 말이 등장한다. 신사의 무녀인 마츠하의 할머니가 내뱉은 무스비는 번역되지 않고 영화에 그대로 쓰일 정도로 핵심 단어다. ‘신이 사람과 사람의 매듭을 관장한다’는 철학대로, 마츠하와 타키는 꼬이고 엉키다 결국 다시 풀리고, 이어진다. 이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끈을 놓지 않으려는 두 사람의 모습은 뭉클함을 선사한다. 지난해 10월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던 신카이 감독은 “3.11 대지진 후 많은 일본인이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더라면, 그들이 살아있다면’이라는 생각을 한다. 모두가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영화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신카이 감독이 만들어온 이야기는 대부분 행복한 결말과 거리가 멀었다. 캐릭터들은 늘 외로워하고, 상실감에 괴로워했다. 대표작으로 꼽히는 ‘초속 5센티미터’(2007), ‘언어의 정원’(2013)의 주인공도 모두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신민경 영화칼럼니스트는 “신카이 감독은 이번 ‘너의 이름은.’을 해피엔딩으로 만들며 동시대 사람들과 교감하기 시작했다”며 “아름다운 로맨스를 넘어 ‘모든 사람과 사람이 연결돼 있다’는 따뜻한 메시지를 SF로 풀어냈고, 작가성 또한 유감없이 발휘했다”고 말했다.

특히 일상의 아름다움을 탁월하게 묘사해 ‘빛의 마술사’라 불리는 그는 지구에 쏟아지는 혜성의 빛을 황홀한 영상미로 빚어냈다. 영국 버라이어티는 “앞으로 신카이 감독보다 더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할 수 있는 애니메이터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며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장인정신을 마코토 감독이 잇고 있다”고 호평했다. 신카이 감독은 이 작품으로 작가주의 애니메이터에서 거장으로 우뚝 섰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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