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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셋 코리아] 여전한 프랜차이즈 갑질, 솜방망이 처벌 언제까지

2010년부터 충남 천안 에서 피자헛 매장을 운영하는 김영종(51)씨는 월 300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린다. 계약에 따라 프랜차이즈 수수료로 매달 330만원을 본사(가맹본부)에 납부한다. 여기에 매달 매출액의 0.8%인 25만원 정도를 ‘어드민 피(Administration Fee·관리수수료)’로 낸다. 하지만 어드민 피는 김씨와 가맹본부가 맺은 계약서엔 아무런 근거가 없다. 김씨는 다른 피자헛 가맹점주들과 함께 2015년 3월 공정거래위원회에 피자헛의 부당행위를 신고했다.

계약서에 없는 수수료 징수
한국피자헛에 5억 과징금
터무니없는 간판 교체비 요구
약자인 점주들 피해 계속돼
국회, 가맹사업법 개정 추진
불공정거래 행위 땐 3배 배상
“과징금 액수 높여야” 의견도

공정위는 계약서에 없는 수수료(어드민 피)를 일방적으로 만들어 가맹점주들에게 68억원을 부당 징수한 한국피자헛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5억2600만원을 부과한다고 3일 밝혔다. 김영종씨가 신고한 지 1년9개월여 만에 결과가 나왔다.

이에 대해 한국피자헛은 “2012년 5월부터 어드민 피에 대한 내용을 충분히 설명하고 계약서에 명시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피자헛이 일방적으로 어드민 피를 결정했고 요율도 2012년 5월부터 일률적으로 기존 0.55%에서 0.8%로 올렸다”고 밝혔다. 김씨의 경우는 2010년에 계약을 맺어 어드민 피에 대한 내용이 계약서에 담기지 않았다. 어드민 피 요율 인상도 구두로 통보받았다는 게 김씨의 주장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하루 3000명이 자영업을 시작한다. 피자점 등 유명 프랜차이즈는 그나마 믿고 시작하기 쉬운 분야다. 그런데 창업자를 울리는 가맹본부의 ‘갑질’이 끊이지 않고 있다. 피자헛과는 다른 브랜드의 피자 가맹점을 운영했던 이상규(38·가명)씨는 인테리어 비용부터 오븐 기계 등 9000만원을 투자했다가 4년 만에 5000만원 빚만 떠안았다. 문을 열었을 때 본사는 2년 동안 계약을 유지하다가 이후 1년마다 계약을 갱신했다. 계약 갱신일이 다가오면 한 달 전부터 이씨는 잠을 설쳤다. 본사가 가맹점 계약서에 없던 기준을 제시하며 압박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멀쩡한 간판을 갈아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정말 황당했다. 게다가 300만원이면 교체할 수 있는데 본사를 통해 800만원에 교체하라고 했을 때는 앞이 막막했다”고 털어놓았다. 특히 경기가 움츠러든 상황에서 이익이 줄어든 가맹본부가 가맹점주에게 비용을 전가하는 사례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공정위 산하 공정거래조정원에 접수된 가맹본부와 점주 간 분쟁 건수는 2015년 522건, 지난해 1~9월은 409건이었다. 공정위가 신고를 받거나 직권조사를 통해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맹사업법)을 위반한 업체에 대해 경고 이상의 조치를 한 경우는 2015년 305건, 지난해엔 300건 정도다.
공정위가 과징금을 부과하고는 있지만 규모가 작다는 지적도 나온다. 피자헛 사례의 경우 공정위는 불법행위로 벌어들인 매출액을 752억원으로 보고 과징금 부과율을 0.7%로 정했다. 이동주 전국을(乙)살리기운동본부 정책위원장은 “과징금을 더욱 엄격하게 부과하는 등 정부가 가맹점주를 보호하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도 가맹점주 보호가 민생 안정과 연결되는 만큼 대응책을 마련 중이다.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은 신년사에서 “가맹 분야에서 새로운 유형의 불공정행위가 발생하지 않는지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처벌 조항을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새누리당 김선동 의원 등 11명은 지난해 12월 가맹본부의 불공정거래 행위로 가맹점주가 손해를 본 경우 가맹본부가 3배의 범위에서 배상토록 하는 가맹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제도 개선 못지않게 상생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동반성장위원회 본부장을 지낸 김관주 공정거래연구소 부소장은 “피자헛의 사례는 가맹본부가 악의적으로 가맹점주에게 비용을 떠넘기는 전형적인 행태”라며 “가맹본부와 가맹점주가 서로 탄탄한 파트너십을 이룰 수 있어야 점주는 물론 대기업 프랜차이즈도 지속 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남현·성화선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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