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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바다의 판사’는 비전문가도 괜찮다는 해수부

 
문희철 산업부 기자

문희철
산업부 기자

중앙해양안전심판원은 바다 사고의 시비를 가리는 기관이다. 세월호 참사 당시 승선자를 신문하고 선박에 실린 일종의 블랙박스(선박포털서비스·VPS)를 회수하는 등 자료를 수집해 가장 먼저 특별조사보고서를 발표한 기관이다.

이 기관은 해난 사고가 발생하면 검찰 역할(조사관)도 하지만 바다의 판사 역할(심판관)도 겸한다. 세월호 사건도 향후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면 심판을 거쳐 면허를 취소하거나 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다.

심판관은 해난 사고에서 관계자의 실수나 과실을 심판하고 징계 수위까지 결정하는 막강한 권한까지 가진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판결을 내리려면 상당한 전문성이 필요하다. 망망대해에서 소수의 선원이 입을 맞춘다거나 배가 침몰해 증거가 사라진다면 관련자들이 기댈 곳은 심판관뿐이다.

현실은 거꾸로다. 최근 5명의 심판관 중 2명이 바뀌었는데 해운업계는 모두 비전문가로 평가한다. 두 사람 다 해양 사고 조사·처리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 심판관은 항만을 건설·관리하는 토목직, 또 다른 심판관은 행정사무를 담당하는 행정직 공무원이다.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하지만 해양수산부는 “심판관이 꼭 전문적 식견이 필요한 자리는 아니다”고 주장한다. “국민참여재판도 일반 국민이 배심원으로 참여하지 않느냐”고도 했다. 하지만 이는 심판원의 존립 이유를 부정하는 주장이다. 해수부 논리대로라면 일반 법원이 하면 되지 굳이 심판원을 따로 둬 해난 사고를 담당하게 할 이유가 없다.

해수부는 또 “그동안 심판관 자리를 선박직 공무원이 거의 독점했다. 다양한 관점을 가진 사람도 필요해 다른 직군의 공무원을 선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말 다양한 관점을 원했다면 대상자가 굳이 해수부 공무원일 필요도 없다.

또 다른 비전문가 공무원을 투입하는 걸 다양성 확보의 근본적인 방법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지금은 공무원 근무 경력이 4년 이상이어야 중앙심판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공무원 또는 공무원 출신이 아니더라도 전문성이 충분하다면 중앙심판관으로 임용할 수 있도록 채용규정을 개선해야 한다.

혹 해수부는 심판관 자리를 다른 곳으로 옮겨 가기 전 잠시 머물렀다 가는 자리로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실제로 이번 정부에서 심판원장을 지낸 두 사람 모두 청와대로 자리를 옮겼다. 심판관은 개인의 영달을 위한 자리가 아니다. 수많은 사람의 억울함을 풀어 주거나 관련 기업의 명운을 가를 수 있는 자리다. 해난 사고 관련 경험과 전문성이 풍부한 심판관을 선임해야 하는 이유다.

문희철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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