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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M] 모두가 잠든 우주선 기댈 곳은 그대뿐···SF 블록버스터 '패신저스'

먼 미래의 지구에선 개척 행성으로 떠나는 여행·이주 상품이 한창 인기다. 평범한 엔지니어의 삶이 지루하기만 한 짐 프레스턴(크리스 프랫)도 큰맘 먹고 행성 여행을 떠나 보기로 했다. 그처럼 부푼 기대를 안고 거대한 우주선 아발론호에 몸을 실은 승객은 5000명. 이들 중에는 베스트셀러 작가 오로라 레인(제니퍼 로렌스)도 있다. 짐과 오로라의, 아니 크리스 프랫과 제니퍼 로렌스의 이 흥미진진한 모험은 어디로 향할까. 새해 극장가 포문을 열 SF 블록버스터 ‘패신저스’(원제 Passengers, 2017년 1월 4일 개봉, 모튼 틸덤 감독)의 장대한 세계로 안내한다.
사진=UPI코리아

사진=UPI코리아

짐은 이제 막 눈을 떴다. 지구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던 그는 좀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어 아발론호에 올라탔다. ‘터전Ⅱ’라 불리는 개척 행성으로 이주를 마음먹고 전 재산을 여기에 걸었다. 우주선에 오른 승객 5000명·승무원 258명 모두 그와 비슷한 꿈을 꾸며 동면 캡슐 안에서 잠들었을 터. 이들은 120년 동안 동면 캡슐에서 잠들었다가 개척 행성에 도착하기 4개월 전 깨어나 이주 교육을 받기로 되어 있었다. 그렇다면 그 사이 벌써 120년이 흐른 걸까. 어리둥절한 상태로 눈을 뜬 짐은 곧 깨닫는다. 자신이 남들보다 90년이나 일찍 깨어났다는 것을, 모두가 잠든 이 거대한 우주선에서 혼자 깨어 있다는 것을.

오로라는 지구에서 이름을 날리던 베스트셀러 작가다. 그는 짐과 다른 목적으로 아발론호에 올랐다. 이 야심 찬 작가는 ‘미래 세상에 대한 소설을 쓰고 싶다’는 욕망을 주체할 수 없어 가족과 친구를 떠나 우주로 향한다. 그런 오로라도 동면에서 깨어나게 되고 뭔가 이상함을 느낀다. 대체 왜 혼자만 깨어난 것일까. 넓은 우주선을 배회하던 그는, 1년 넘게 홀로 생활해 온 짐과 마주친다. 운명처럼 사랑에 빠진 두 사람. 그들은 절망감을 뒤로한 채 행복을 만끽하지만, 곧 아발론호에 치명적 결함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짐과 오로라는 어째서 남들보다 먼저 깨어났을까. 아발론호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할리우드가 탐낸 독창적 시나리오
‘패신저스’는 독창성 넘치는 이야기로 2007년부터 할리우드 영화 제작자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누구나 탐내던 작품이었다. 그럴 만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걸작 ‘프로메테우스’(2012) 각본가이자, 최근 ‘닥터 스트레인지’(10월 26일 개봉, 스콧 데릭슨 감독)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한층 풍부하게 만든 작가 존 스파이츠가 쓴 시나리오였기 때문. SF영화는 “시나리오 완성도에서 그 운명이 갈리는 장르”(제니퍼 로렌스)다. 그리고 ‘패신저스’는 “2시간가량의 상영 시간을 흥미로움으로 꽉 채웠다”(토탈 필름)는 평가를 이끌어 냈다. 역시, 시나리오 덕이 컸다.
사진=UPI코리아

사진=UPI코리아

방대한 스케일 탓에 좀처럼 영화화되기 어려웠던 이 이야기는, ‘이미테이션 게임’(2014)으로 이름을 알린 모튼 틸덤 감독이 연출을 맡으며 제작에 급물살을 탔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014, 제임스 건 감독) 흥행을 이끈 크리스 프랫과 22세에 제8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제니퍼 로렌스가 주연으로 캐스팅되며, ‘패신저스’에 대한 기대치는 더욱 솟아올랐다. 여기에, ‘인셉션’(2010,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 프로덕션 디자이너 가이 헨드릭스 디아스와 ‘색, 계’(2007, 이안 감독)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2013,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 등을 작업한 로드리고 프리에토 촬영감독이 속속 합류했다.

프랫과 로렌스가 ‘패신저스’를 택한 것 역시 시나리오 때문이었다. 지난 12월 16일 한국에 온 프랫은 “독창적인 시나리오였다. SF 블록버스터에 로맨스·액션·드라마가 모두 녹아 있었다. 너무 도전적이고 과감하다 싶을 정도였다. (시나리오를 읽는 내내) 정말 흥분됐고, 누구에게도 짐 역을 빼앗기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시나리오를 바꾸지 않는 조건 하에 출연하겠다’고 말했다”며 큰 애정을 드러냈다. 로렌스도 마찬가지다. 그는 “당분간 블록버스터 출연은 피하려 했는데, ‘패신저스’는 시나리오가 너무 좋아서 참여하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짐과 오로라의 러브 스토리가 섬세하게 펼쳐지는 부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우주판 타이타닉’ 아발론호
아발론호는 ‘패신저스’의 화려한 볼거리를 완성한 일등 공신이다. 이에 대해 프랫은 “‘호텔’이라는 공간 자체가 또 하나의 캐릭터인 영화 ‘샤이닝’(1980, 스탠리 큐브릭 감독)을 떠올리면 된다”고 말했다. 우주선 내부를 어떻게 표현할지 고심하던 프로덕션 디자이너 디아스는, CG(컴퓨터 그래픽)보다 실제 제작된 세트의 힘을 믿었다. 그는 “아발론호는 당연히 아름다워야 했다. 하지만 너무 가상적인 것보다 3차원 세계에서 실현 가능한 공간으로 설계하려 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틸덤 감독은 과거 SF영화 스타일에서 벗어나 고전적이면서도 새로운 우주선 세트를 제작하길 바랐다. 특히 우주선 안에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시설이 존재하기를 원해, 최대한 그 요구에 맞춰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이런 컨셉트를 토대로 약 13만㎡의 부지에 세트가 만들어졌다. 실감 나는 세트 덕분에 배우들은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 “(CG 작업을 위해) 그린 스크린 앞에서 연기할 때와 세트에서 연기할 때의 느낌은 완전히 다르다. 마치 실제 우주선에 타고 있는 느낌이었다”는 것이 프랫의 말이다.
사진=UPI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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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6일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에서 이목을 끈 것은, 원인을 알기 힘든 사고로 우주선 내부가 무중력 상태에 처하는 장면이었다. 촬영 당시 배우들의 고충도 상당했다. 3면에 LED 전구가 빼곡한 방에서 무중력 상태로 유영하는 장면을 찍어야 했기 때문이다. 프랫은 “32㎏에 달하는 우주복을 입은 채 와이어 연기를 펼쳐야 했다. 일반적인 액션영화 촬영과는 완전히 달랐다. 틸덤 감독은 ‘모든 신체 부위가 중력에 전혀 영향받지 않는 것처럼 정확한 포즈로 연기하라’고 주문했고, 완벽한 동작이 나올 때까지 반복해야 했다”고 털어놨다. 수영장에서 중력이 소실돼 사방으로 뻗치는 물길에 갇힌 모습을 연기한 로렌스의 고생도 컸다. 그는 “지금껏 출연한 영화를 통틀어 가장 힘들었다. 정말 긴 시간 동안 물속에 머물렀다. 하지만 그 덕분에 어떤 영화에서도 보지 못한 장면이 탄생할 수 있었다. 완성된 장면을 보고 나 역시 놀랐다”고 말했다.
은하계 너머 인간에 대한 이야기
사진=UPI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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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것은, 극 중 짐과 오로라의 신분이 다르다는 설정이다. 짐은 일반실 승객이며 오로라는 골드 클래스 승객이다. 이 사실은 ‘패신저스’에서 무척 중요하다. 초반부의 코미디와 중반부의 로맨스가 이러한 설정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로렌스의 설명에 따르면, 둘의 신분은 “아침 식사로 짐이 아메리카노에 오트밀을 먹는다면, 오로라는 카페라테에 에그 베네딕트를 먹을 만큼” 다르다. “지구에서라면 사랑에 빠지기 힘들었을” 남녀가 사랑에 빠지는 과정이 중반부까지 비중 있게 다뤄진다. 그것은 이 영화가 ‘우주’의 스펙터클을 구현하는 것 못지않게 ‘인간’에 무게를 두었기 때문이다. 로렌스는 “‘패신저스’는 인간에 대해, 우리가 어떤 관계를 맺고 사는지에 대해, 우리가 서로에게 얼마나 필요한 존재인가에 대해 말하는 이야기”라 말했다. 두 사람이 극 중에서 우주 전문가가 아니라는 사실도 중요하다. 평범한 두 사람은 차곡히 쌓아 올린 감정을 발판 삼아 함께 재난 상황에 맞선다.

우주 한가운데서 통제할 수 없는 위기에 맞닥뜨린 순간, 기댈 것은 오직 그와 나. 그런 상황에서 과연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인간이라면 무엇을 해야 할까. 그 답은 ‘패신저스’에 있다.

글=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사진=UPI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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