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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경의 남자를 위하여] 마지막 인사, 모든 존재가 행복하기를

김형경 소설가

김형경
소설가

지난 원고에서 우리는 심리치료 과정에서 맞닥뜨리는 ‘저항’ 때문에 변화하기 어렵다는 내용의 글을 썼다. “그래서 어쩌라고?” 피드백이 들리는 듯했다. 자아의 저항은 그나마 대응할 만하다. 자신의 멱살을 잡아 끄는 심정으로 애쓰면 어떻게든 저항을 넘어설 수 있다. 원본능과 초자아(超自我) 저항은 다른 차원의 이야기다. 원본능과 초자아 에너지가 폭발했다는 것은 이미 자아가 위축되어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분노 폭발이나 성충동 앞에서 이성이 마비된 듯 행동하는 이유다.

얼마간 회복된 듯하다가 거듭 폭발하는 욕동에 대해 프로이트는 말했다. “그것은 아마 마녀에게 부탁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는 마녀의 정체도 알지 못한다.” 이후 정신분석학과 심리학의 일부 학자들은 그들의 연구를 종교 영역으로 확장시켜 왔다. 각 종교가 지닌 치유와 돌봄 기능을 학술적으로 변용시켜 사용하고 있다. 그들은 인간 건강에 신체적, 정서적, 정신적, 영적 네 차원이 있다고 설명한다. 네 영역은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어 한 가지만 잘 돌봐도 나머지 건강이 따라온다. 그중 본질적인 영역은 영적 건강이라고 여긴다.
개인적으로 인간과 세상에 대한 의문이 많아 여러 학문 분야를 기웃거렸다. 신화와 종교, 초월적 영역도 포함된다. 그 여정에서 얻은 비밀한 해답들은 말할 수 없다. 다만 변화를 꾀하며 독서모임을 하는 후배들을 보면 “종교를 가진 이들이 성장이 빠르다”는 사실은 말할 수 있다. 그들은 자기 성찰이 잘 되며, 원본능이나 초자아 저항에 부딪쳐도 미끄러지지 않는다. 마음을 돌보기 시작하면서 종교에 입문하는 이들도 효과는 같다. 이따금 자아가 통제하지 못하는 욕동 때문에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영적 건강 영역의 해법을 말해 준다. “무기력이 심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면 가까운 교회에 가서 앉아 있기만 해 봐요. 특정인을 향한 분노가 다스려지지 않으면 그 사람 이름으로 백일기도를 올려 봐요. 말처럼 날뛰는 마음이 진정되지 않으면 절이나 성당으로 떠돌아다녀요. 매일 15분씩만 경전을 읽어요. 그것도 어려우면 방 안에 성가나 독송 테이프를 틀어 놓아요.”

한 해를 마무리하며 마지막 인사를 드린다. 그동안 마지막 인사 같은 글을 몇 번 올렸지만 이번이 진짜 마지막이다. 그것을 핑계로 영적 건강이라는 낯선 이야기를 해 보았다. 그간 부족하고 편벽된 글을 읽으며 불편함을 느꼈을 분들께 참회와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부디 용서하시기를, 그리고 행복하시기를.

김형경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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