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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증시전망…국내는 '암중', 해외는 '모색'

 
‘암중모색(暗中摸索)’. 2017년 주식시장의 모습이다.

먼저, 국내 증시는 ‘암중’이다. 예측이 어렵다. 수년간 이어진 ‘박스피(박스권에 갇힌 코스피)’가 계속될 것이라는 ‘비관’과 2017년은 다를 것이라는 ‘기대’가 공존한다. 국내 주요 증권사가 예측한 2017년 코스피지수의 상단과 하단은 각각 2350(신한금융ㆍ하나금융투자), 1850(미래에셋대우ㆍIBK투자증권)으로 격차가 최대 500포인트 났다.

비관하는 쪽은 나라 ‘안’ 상황을 우려한다. 2017년 국내 경기 전망은 18년 만에 최저치의 성장률(2.6%ㆍ정부 전망)을 예상할 정도로 먹구름 투성이다. 꽁꽁 얼어붙은 내수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상반기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치 불확실성은 커졌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17년 증시는 저성장 때문에 추가 상승할 여력이 사라진 가운데 증시를 떠받들어 온 통화완화 정책이 약해지면 하락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부동산 등 가격이 급등한 자산의 거품이 꺼지면 증시 변동 폭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17년도 박스피를 벗어나리라는 보장이 없다”며 “‘박스’의 위치가 조금 올라갈 뿐 대세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기대하는 쪽은 나라 ‘밖’에서 희망의 싹을 본다. 미국을 필두로 글로벌 경제는 서서히 생기를 띠고 있다.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은 슬슬 반등할 조짐을 보인다. 특히, 미국 대통령에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재정으로 인프라 투자를 늘릴 채비에 나선 점도 국내 증시에는 긍정적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경제가 디플레이션을 벗어나고 완만하게나마 성장세가 이어진다면 수출 증가 등으로 국내 경제는 반사이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종합하면 2017년 국내 증시 흐름은 ‘상저하고’ 혹은 ‘나이키’ 모양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상반기에는 국내 정치 불확실성뿐 아니라 프랑스 등 유럽 대선도 집중돼 있다”며 “굵직한 변수들이 끝나면 하반기에는 성장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해외 증시는 ‘모색’이다. 투자의 실마리를 ‘미국’에서 찾았다. ‘팍스 아메리카나의 귀환’을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전망한다. 이동호 한국투자신탁운용 리서치센터장은 “가장 선호하는 시장은 미국이 될 것”이라며 “트럼프 차기 대통령이 강력한 경기 부양을 외치고 있는 만큼 미국 증시의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국 시장을 유망하다고 보는 근거는 강력한 달러다. 피델리티자산운용은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화 강세가 예상되는 만큼 미국 등 선진국 시장은 이머징 시장의 성과를 웃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달러가 적어도 2017년 봄까지는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이머징보다는 선진국, 특히 미국이 유망하다”고 말했다.

주목하는 업종은 미국 산업재다. 문경석 삼성자산운용 패시브운용본부 상무는 “미국 기업들의 리쇼어링(제조업체들의 미국 복귀), 노동 규제 완화 등 제조업 경쟁력 강화 정책이 1조 달러의 인프라 투자 등 트럼프 신정부 정책으로 더욱 탄력 받을 것”이라며 “미국 경제의 산업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중심에 있는 미국 산업재에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에서 기술적 주도권을 쥔 기업도 유망하다.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부 연구위원은 “생산성 혁신을 이끄는 기업이 유망하다”며 “인공지능(AI)ㆍ클라우드ㆍ전기차 등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춘 알파벳(구글)ㆍ아마존ㆍ테슬라ㆍBYD 등을 눈여겨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흥국 증시에 대해선 아직까지 신중론이 대세다. 상반기엔 기회를 노리다가 하반기에 본격 공략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금리가 본격적인 상승세로 진입하는 초기 국면에선 신흥국 증시가 조정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신흥국 투자는 금리가 안정기에 접어들었을 때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간 ‘좋은 시절’을 보냈던 채권 시장에는 올해 먹구름이 낄 전망이다. 벌써 돈이 움직이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2016년 1~11월 글로벌 채권펀드에 2227억 달러가 순유입 됐고, 글로벌 주식펀드에선 1112억 달러가 순유출 됐다. 그러나 2016년 12월 들어 21일까지는 채권펀드에선 89억9000만 달러가 빠지고, 주식펀드엔 205억700만 달러가 들어왔다. 자금 흐름이 역전됐다. 예병용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마케팅본부장은 “2017년 채권 시장은 불확실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특히 선진국 채권 투자를 생각한다며 시기를 잘 저울질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란ㆍ이새누리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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