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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SUNDAY 편집국장 레터] 2017 명예혁명의 완성을 꿈꾸며


? VIP 독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중앙SUNDAY 편집국장 이정민입니다.


? '돈도 실력이야.니네 부모를 원망해'? 한 일간지가 이 문귀를 2016년 최고의 말말말로 꼽았더군요. 이 글 한줄이 세대·계층·성·이념을 초월해 광장의 하나됨과 시민성을 되살리게 한 기폭제가 됐으니 그리 과한 대접은 아닌 듯합니다. 외조부 때부터 부정한 방법으로 쌓아온 수천억원대의 재산,대통령 권력을 팔아 대기업으로 하여금 영리한 경주마를 대리 구매하게 하고,온갖 편법을 동원해 딴 억지 금메달을 면접장에서 꺼내드는 퍼포먼스로 세상이 부러워하는 명문대에 입학했으니 돈이 실력이란 말이 나올 법도 합니다. 어쩌면 돈의 맛,돈의 힘을 경탄한 극수사(極修辭)라고 하는 편이 더 적절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정유라에겐 행운으로 다가왔던 '돈도 실력' 카피가 광장의 시민들에겐 분노와 좌절,실망을 안겨주고 있는 현실은 이율배반적입니다. 평생 벌어도 번듯한 집 한 채 사기 어렵고 밤 새워가며 노력해도 정규직 자리 얻기는 낙타 바늘구멍 들어가기보다 어려운 세상,그래서 대학 문을 나서기 전부터 막막한 절망감부터 맛봐야 하는 암울한 현실, 그런데도 기득권을 가진 일부 엘리트층은 부정부패로 모은 재산으로 호의호식하며 온갖 이권과 특혜를 누리고 법망을 요리조리 피해가며 세상을 조롱하듯 불·탈법을 저지르는 현실은 이렇게 부조리합니다.? '돈도 실력'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 돼버린 것입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6 한국의 사회동향 자료'가 이런 세태를 반영합니다.'노력하면 개인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어느정도 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낮다'(62%)가 '높다'(21%)란 답변보다 세배 가량 높았습니다. 또 '자녀 세대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은 어느 정도라고 보느냐'는 질문엔 절반이 넘는 사람(50.5%)이 낮다고 응답했더군요. 이 비중은 1999년 11.1%에서 해마다 높아져 2013년 43.8%까지 상승하다 올들어 절반을 넘어섰습니다. ? 요몇년새 국민 필독서가 되다시피한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에서 대런 애쓰모글루,제임스 로빈슨 교수는 "모두를 끌어안는 포용적인(inclusive) 정치ㆍ경제제도는 발전과 번영을 가져오지만, 지배계층만을 위한 수탈적이고 착취적인 제도는 정체와 빈곤을 낳는다"고 강조합니다. 저자들은 누구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동기와 유인을 제공하고,법 체제가 공평무사하게 시행되며 공평한 경쟁환경을 보장하는 것을 포용적 경제제도라고 규정하고,이 시스템이 무너져 특정 계층의 배를 불리기 위해 다른 계층의 소득과 부를 착취하는 착취적(extractive) 경제제도가 만연할 때,국가는 실패한다고 설명합니다. 착취적 정치제도 아래서 정치 권력을 쥔 엘리트층은 자신들에게 불리하거나 제약이 되지 않을 경제제도를 선택하게 되는데,그렇게 축적한 부와 권력으로 정치 지배력을 강화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생겨난다고 지적합니다. 결국 사회 전반에 고루 권력을 분산하고 자의적 권력 행사를 제한하는 포용적 정치제도가 갖춰졌을 때 포용적 경제제도가 가능해진다고 저자들은 역설하고 있습니다.? 저는 애쓰모글루·로빈슨 교수가 포용적 정치시스템이 포용적 경제제도를 가져온 역사적 사건으로 꼽은 영국의 명예혁명(정치)-산업혁명(경제)의 인과 관계에 주목합니다.폭정을 일삼던 제임스 2세를 몰아내고 윌리엄·메리 부부가 왕위에 오르는 왕정 교체의 대가로 왕의 권한을 축소하고 의회가 중심이 된 민주적 권한 행사를 인정하는 권리장전을 승인한 것은 당시로선 혁명적 조치였습니다. 이 명예혁명으로 말미암아 왕족·귀족이 아니더라도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다원적 정치체제가 마련됐고 그 영향으로 경제제도도 포용적으로 바뀌게됩니다. 자의적 세금 부과,토지 매매 규제같은 제약이 사라졌고 누구든 아이디어를 내 새로운 사업을 할 수 있고 여기서 얻은 이윤과 사유재산을 보장받았습니다. 여기에 윤활유가 된 것은 특허에 대한 독점권의 인정입니다.(※영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먼저 특허권을 성문법으로 인정한 나라입니다.1624년) 특허 독점법은 제임스 와트(증기기관),리처드 아크 라이트(수력방적기)같은 혁신 발명가를 낳았고 이런 탐구와 혁신이 바탕이 돼 산업혁명이 꽃피우게 된 것이죠.이 모든걸 가능하게 했던 키워드는 '포용적'이라는 것인데, 공정한 경쟁,특혜와 특권 타파,기회 균등,공공성의 복원,투명성,정의 같은 단어들로 바꿔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2016년 광장을 뜨겁게 달궜던 촛불 민심의 외침이기도 하죠.? 광장의 함성은 헬조선,수저론,정경유착,청년실업,노후빈곤…으로 상징되는 낡은 대한민국과 작별하고 대한민국을 Reset(초기화)해서 Rebuilding(대개조)할 것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시대변화에 맞지 않는 교육시스템의 손질에서부터 대통령에게 권한이 집중되는 권력구조 개편까지 거대한 새틀짜기의 요구가 빗발치고 있습니다. '이게 나라냐'며 절규했던 애국심과 열정을 이제는 대한민국의 대혁신·개조 운동의 에너지로 승화해야 할 때입니다. 명예혁명과 산업혁명이 바탕이 돼 19-20세기 대영제국을 구가하며 세계를 호령했던 영국처럼 2017년 정유년은 Reset Korea를 성공시키는,명예혁명의 원년이 되길 기대해봅니다.? 2017년은 각별히 중앙SUNDAY가 창간 10주년을 맞는 해이기도 합니다. 중앙SUNDAY는 시민,독자 여러분들과 함께 만드는 대한민국 대개조 운동에 힘을 보탬으로써 언론으로서의 사명과 역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 #신년기획1. 이미 도래한 제4차 산업혁명,한국 교육 이렇게 바꾸자?? 두 가지 놀라운 전망 통계가 있습니다. 하나는,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학생의 65%가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직업'을 갖게 될 것이란 것이고,다른 하나는 향후 10-20년새 미국내 직업의 47%가 자동화돼 사람이 필요 없어질 것이란 전망입니다.4차 산업혁명은 우리의 인지 속도보다 빠르고 광폭으로 우리 생활 안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의 학교 교육은 아직도 획일화·표준화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식의 반감기가 갈수록 짧아지고 있는데도 죽은 지식창고의 교육에 머물러 있는게 한국 교육의 현실입니다.?? 중앙SUNDAY는 제4차 산업혁명의 파고를 넘기 위한 대안 모색의 하나로,인재교육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를 교육 전문가들의 공동 참여로 연속 보도합니다. 이번 1월1일자에는 정답찾기식 콘텐트 교육에서 문제를 풀어나가는 능력을 키우는 컨텍스트 교육으로,표준화 교육에서 맞춤형 교육으로 탈바꿈하자는 제언을 담은 기획 기사를 준비했습니다.


?? #신년기획2. 이젠 분권이다. 협치의 현장을 가다 ①프랑스의 결선투표제?? 이번주 중앙SUNDAY는 정치권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분권과 협치형 모델을 찾아 한국 정치,특히 권력구조의 대안을 모색해주는 현지 탐사 취재를 마련했습니다. 첫 순서는 프랑스 정치의 특징인 결선투표제를 집중 취재했습니다. 프랑스 현지 취재를 통해 결선투표제를 도입하게 된 역사적 배경과 동기,현실 정치에서 결선투표를 둘러싼 제 정파간 연대와 협치가 어떻게 이뤄지는지,결선투표제의 작동을 가능하게 하는 그들의 정당 구조와 정치 체제는 어떤지 살펴보고 우리 정치권에서 벌어지고 있는 결선투표제 논란과 가능성을 짚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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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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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