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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칭 기적'의 주인공 황치판, 한직으로 밀려난 이유는?

황치판 충칭시장. [사진 중국신문사]

황치판 충칭시장. [사진 중국신문사]


황치판(黃奇帆·64) 충칭(重慶)시장은 중국의 31개 성·직할시·자치구 지도자 가운데 명망이 높고 신망이 두터운 관료다.

중국 경제 개발의 상징과도 같은 상하이 푸둥(浦東)지구 개발을 설계하고 지휘한데 이어 옮겨간 충칭직할시를 중국 대륙에서 경제성장율이 가장 높고 경쟁력이 뛰어난 곳으로 만든 실적 때문이다. 최근 4~5년 연속 두자리수 성장율을 기록중인 충칭의 눈부신 발전상에 '충칭 속도'란 용어가 생겨난 것은 황 시장의 능력과 수완에 힘입은 바 크다. 때문에 그에겐 늘 중앙으로 발탁돼 중국 전역의 경제를 관장하는 중책을 맡을 것이란 하마평이 무성했다. 국무원 비서장이나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 같은 자리가 그의 차기 보직으로 점쳐져왔다.

그런 예상을 깨고 황 시장의 다음 보직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재경위원회 부주임으로 결정됐다고 중국 매체들이 30일 일제히 보도했다. 전인대 위원회의 부주임 자리는 고위 공직자가 은퇴를 앞두고 거쳐 가는 자리로 통한다. 사실상의 2선 퇴진인 셈이다. 이로 인해 황 시장이 한직으로 밀려난 것은 시진핑(習近平) 체제 출범 직전 비리 혐의로 낙마한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서기와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경력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무기징역 형을 받은 보는 시 주석 집권전까지만 해도 공산당 상무위원 발탁이 유력시되던 인물이었고 정치적으로는 시 주석과 반대 그룹에 있었다. 황 시장의 인사 이동 소식이 알려지자 인터넷 상에는 "황 시장님, 수고많으셨습니다"며 경의를 표하는 글들이 많이 올라왔다.

황 시장 후임은 장궈칭(張國淸·52) 충칭시 부서기가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최연소 성(省)·직할시장 중 한 명이 될 장 부서기는 당내 특정 정치파벌에 속하지 않았지만, 군수업체인 중국병기공업집단공사 출신 기술관료여서 중립적 배경의 새로운 인재를 찾는 현 지도부의 신임을 얻은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상하이 시장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측근인 잉융(應勇) 상하이(上海) 부시장이 임용될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이 신문은 중국 지도부가 내년에 정년으로 물러날 양슝(楊雄·63) 시장의 후임에 잉 부시장을 승진시키기로 결정했으며 조만간 이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잉 부시장은 저장(浙江)성에서 말단 파출소의 공안으로 시작해 시 주석의 저장성 서기 재직 시절인 2003∼2007년 저장성 기율위원회 부서기와 감찰청장, 고급인민법원 원장 등을 맡으며 신임을 얻었다. 그는 시 주석이 2007년 상하이시 서기로 이동하자 시 주석을 따라 상하이로 옮겨와 고등인민법원 원장과 당 조직부장을 역임한 뒤 2014년 부서기로 승진해 '시자쥔'(習家軍·시 주석의 옛 직계 부하들로 구성된 인맥)으로 분류된다.

상하이 시장 인사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상하이가 시 주석과 대립 구도에 있는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의 권력기반인 '상하이방'(幇·상하이 출신 정·재계 인맥)의 아성이기 때문이다. 시 주석이 자신의 심복을 상하이 시장에 앉힌 것은 중국 공산당내에 공고한 계파를 형성해 온 상하이방의 세력 약화를 상징하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밖에 정치적 위상이 높은 지방인 광둥성 성장 인사도 조만간 단행돼 기술관료 출신인 마싱루이(馬興瑞·57) 선전시 서기가 승진 임용될 것이라고 홍콩 명보(明報)가 30일 보도했다. 마 시장이 광둥성장으로 승진하면 광둥성은 30년만에 첫 외지 출신 성장을 맞게 된다. 광둥성은 전통적으로 지역에 뿌리를 내린 유력 정치인과 객가(客家) 출신들이 요직을 대거 차지해 '독립왕국'이란 별칭까지 들어왔다.

이처럼 유력 지방 인사가 연말 연시에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은 2017년 하반기 중국의 권력 구도가 재편되는 19차 당대회를 앞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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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