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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다보성고미술관 소장 '증도가자' 101점을 조사 발표

오래된 금속활자인 건 맞지만 ‘증도가자’(證道歌字)일 가능성은 작다.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 진위 논란이 일었던 ‘증도가자’에 대한 잠정 판단이다. 문화재청은 다보성고미술관 소장 '증도가자' 101점을 조사했으나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30일 발표했다.

‘증도가자’ 논란은 지난 6년간 지속됐다. 다보성 측이 2010년 처음 공개했고, 이듬해 국가문화재 지정을 신청했다. 1239년 제작된 목판본 『남명천화상송증도가(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보물 758-1호)를 찍는 데 사용됐고, 1377년 간행된 『직지』보다 최소 138년은 앞서는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라고 주장했다. 『증도가』 금속활자본은 현재 전해지지 않는다.

문화재청은 2015년 6월 조사단을 구성했다. 국립문화재연구소·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에서 서체·성분 등을 분석했다. 조사 결과 목판본 글자와 ‘증도가자’의 유사도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 이하로 나타났다. 활자가 다를 가능성이 큰 셈이다. 윤곽선 분포의 수학적 계산 기법, 글자 중첩 비교법 등 3가지 방법을 동원했다. 조선시대 금속활자 '임진자'(1772년 제작)와 임진자로 찍은 책 복각본을 비교 대상으로 삼았다.

실제 조판 실험도 진행했다. ‘증도가자’를 3D 프린터로 복제해 목판본에 맞게 짜 넣어본 결과 활자 대부분이 『증도가』를 찍어내는 데 사용했다고 보기엔 너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활자 크기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반면 ‘증도가자’는 우리나라에서 제작된 금속활자였다. X선 조사, X선 형광분석 등을 12가지 조사를 해본 결과 구리·주석·납 합금으로 만들었다. 활자에 남아있는 부식산화물은 일반 청동 관련 부식물이었고, 납 또한 전라·충청·강원 지역에 있는 옥천대·영남육괴에서 나온 것과 유사했다. 다만 활자에 먹이 남아 있지 않아 제작 시기를 판단할 수 있는 먹에 대한 탄소연대 분석은 제외됐다. 문화재청 김은영 연구관은 “지난 1년6개월간의 조사결과를 이번에 공개했지만 아직 진위 여부를 판정할 수 없다”며 “오는 1월 13일까지 각계 전문가 의견을 들어 문화재 지정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정호 문화전문기자 jhlogo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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