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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외교 후방 지키는 예비군" 오준 전 대사 등 퇴임

“저희들은 이제 여러분과 함께 보낸 많은 시간을 뒤로 하고 외교 일선을 떠난다. 그러나 외교에는 일선만이 있는 것이 아니고 후방도 있고 예비군도 있고 응원부대도 있다. 저희들은 외교의 후방을 지키고 예비군으로 대기하고 열심히 응원도 할 것이다.”

2014년 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 인권을 주제로 연설을 하면서 “남한 사람들에게 북한 주민들은 그냥 아무나(anybodies)가 아니다”라는 말로 감동을 줬던 오준 전 주유엔 대사가 이번엔 퇴임사를 통해 외교관 후배들의 마음에 울림을 남겼다. 외교부가 30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개최한 2016년 하반기 퇴임식에서 오 전 대사는 “외교부를 떠나더라도 우리의 마음은 항상 우리 외교를 생각하고 외교와 함께 할 것”이라며 이처럼 말했다.

윤병세 장관 주재로 열린 이날 퇴임식에는 퇴임 대상자 26명 가운데 오 전 대사와 서정하 전 주싱가포르대사, 조병제 전 주말레이시아 대사, 마영삼 전 주덴마크대사 등 10여명이 참석했다.

오 전 대사는 퇴임사에서 “평생을 외교부에서 보낸 우리가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이 있다. 우리가 외교관으로 일하며 늙어온 시간동안 우리나라가 정말 몰라보게 성장했다는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외국에 나가 근무하고 외교 현장에서 살아온 우리들은 이런 국력의 변화를 누구보다 직접 느끼고 체험해 왔다”면서다.

1978년 입부 이후 외교관 생활의 대부분을 유엔 등 다자외교 분야에서 근무해온 그는 “91년 뉴욕 유엔본부의 국기게양대에 유엔본부의 국기게양대에 우리 태극기와 북한 인공기가 나란히 올라가는 것을 지켜보며, 담 밖에서 남북한 유엔가입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Korea is one!’이라고 외치는 소리를 듣던 것이 아직도 귀에 생생하다”며 “IMF 경제위기로 구제금융을 요청하는 면담에도 배석해 봤고, 재외공관의 주택임차료가 일괄적으로 삭감돼 무더기 이사를 가기도 했다”고 돌아봤다.

오 전 대사는 “외교관으로서 셀 수 없이 많은 발언과 연설을 했다. 때로는 호소하기 위해, 때로는 자랑스럽게, 때로는 설득하기 위해, 때로는 변호하기 위해…. 무슨 목적에서든 남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항상 우리의 직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인간은 원래 그렇게 전세계를 옮겨 다니며 살도록 되어 있지 않은데, 본성에 역행하는 삶을 평생 동안 살면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 외교에 기여해 주신 외교관 가족 모든 분들에게 무한한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며 퇴임사를 끝맺었다.

오 전 대사는 내년 봄부터 경희대 평화복지대학원에서 교수로서 유엔 및 다자외교 등에 대해 강의할 계획이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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