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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영 기자의 패킹쿠킹] (21) 2016 나만의 캠핑장소 Best3

월요병을 이기는 데는 지난주 캠핑의 기억만큼 좋은 것이 없습니다. 수요일엔 이번 주 떠날 장소를 물색하고 금요일엔 오전부터 엉덩이가 들썩거립니다. 주 중엔 일 모드로 스위치 온. 주말엔 집 밖에서 지내는 밤으로 스위치를 내립니다. 캠핑이 저에겐 충전인 셈이죠.

2016년 한 해 동안 약 30여 차례 출정하였고 두 번 이상 가는 곳이 별로 없었으니 머문 장소들도 같은 수가 되겠군요. 올해 다녀온 곳 중에 기억 속에 오래오래 남는 장소 세 군데만 골라 소개합니다. 선정 기준은 힐링이 마음에 충전된 양만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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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항 해수욕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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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앞에 설치된 루프탑 텐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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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프탑 텐트에서 바라본 바닷가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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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의 시간은 느리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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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욕장 근처 목가적인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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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다가 멈추는 곳이 즉석 카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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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항 해수욕장 밤 풍경


1.사량도

이른 봄을 느끼고자 남해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해안선을 따라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하던 중 사랑이 가득할 것만 같은 섬을 발견했습니다. 고백하건대 ‘사량도’를 ‘사랑도'로 잘못 보고, 그 섬에 가면 무언가 기분 좋은 우연한 만남이 기다릴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통영·남해·고성 사이에 위치한 섬인 ‘사량도'는 핑크빛 무드와는 전혀 상관없는 긴 뱀의 형상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사량도행 배는 통영 가오치항, 삼천포항, 고성 용암 포항에서 출발하고 섬까지는 약 35분 정도 소요됩니다. 섬은 상도·하도·수우도 3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상도 에만 약 1000여 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고 연간 방문객은 20만 명 정도 됩니다. 등산과 해수욕은 윗섬에서, 낚시는 주로 아래쪽 섬에서 즐기는 편입니다. 상도와 하도는 원래 배를 타고 이동했으나 연륙교가 생긴 이후로 편하게 왕래할 수 있습니다.

상도에 위치한 대항 해수욕장에서 하룻밤을 보냈습니다. 여름 성수기에는 제법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죠. 캠핑 시설이 갖춰지진 않았지만 화장실과 수도 시설을 이용할 수 있어 캠핑하는 데에 큰 불편은 없는 편입니다. (물론 개인차는 있습니다. 노지 캠핑을 좋아하는 경우에만 해당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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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머프마을 같은 임시 캠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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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프탑 텐트는 평평하지 않은 바닥에서 그 진가를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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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건너편의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자전거를 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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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어둠은 금새 찾아온다.

2.수주팔봉

충북 충주시에 위치한 수주팔봉은 문주리 팔봉 마을에서 달천 건너 동쪽의 산을 바라볼 때, 여덟 개의 봉우리가 떠오른 것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강을 사이에 두고 한쪽에는 바위산이 병풍처럼 둘러져 있고 맞은편에는 굵은 자갈이 완만하게 깔려있는 지형입니다.

노지 캠핑 장소를 찾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하루 4만 원에 육박하는 캠핑장의 금액이 부담스럽기도 하고 들살이 나와서까지 정해진 구획 안에서(캠핑장마다 약간씩 다르지만 대부분 쓸 수 있는 공간이 정해져 있는 편입니다) 지내야 한다는 것이 답답하게 느껴집니다. 물론 깨끗한 화장실과 샤워실이 주는 편리함도 있지만 그 부분만 포기한다면 더 풍족한 자유를 느낄 수 있는 것이지요.

다행히 수주팔봉에는 화장실과 수도시설이 있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동파 문제로 추운 계절에는 이용할 수가 없습니다. 화장실은 약 2km 떨어진 곳에 마을회관으로, 샤워는 십여 분 거리에 찜질방을(때론 생략하기도 합니다만), 수도시설은 생수를 충분히 준비하고 설거지를 최소화 하는것으로 대체합니다.

이곳에서의 하루는 심플합니다. 텐트를 가득 덮는 햇살에 잠을 깹니다. 천천히 기지개를 펴고 커피 한 잔으로 아침을 시작합니다. 꼭 삼시 세 끼를 챙길 필요는 없습니다. 허기지면 밥을 먹고 졸리면 다시 잠을 청하기도 합니다. 책을 보거나 음악을 들어도 되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멍하니 하늘을 쳐다보거나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는 데에 할애했습니다. 가로등 불빛조차 적다 보니 밤은 빠르게 찾아오고 별빛 가득한 시간을 보내다 보면 하루가 훌쩍 지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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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가득한 아침의 솔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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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솔 숲에 설치된 텐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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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패킹모드라 식사 장비도 최소한으로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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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먹에 누워 바람에 흔들거리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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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낙조를 볼 수 있는 서해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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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적도행 고속훼리

3.덕적도

덕적도는 우리말로 ‘큰물 섬으로 불렸습니다. 그 후 ‘깊고 큰 바다에 위치한 섬이라는 의미로 한자화 되어 독물 도라 불리다가 다시 덕적도로 이름 지어졌습니다.

인천여객터미널에서 출발해 약 1시간 20분 정도면 덕적도에 입도할 수 있습니다. 마을버스를 타고 섬의 반대편인 서포리 해수욕장으로 향했습니다. 덕적도에는 식당과 장터, 편의점 시설이 매우 잘 되어있기 때문에 숙영 장비만 준비해 가도 충분합니다. 배에서 내리자마자 노점에서 아주머니들이 판매하는 해산물을 강추합니다. 해삼 멍게 등이 신선하고 가격 또한 저렴한 편입니다.

서포리 해수욕장의 솔 숲은 깊은 그늘을 안겨줍니다. 평평한 곳을 골라 텐트를 설치하고 나무 사이에 해 먹을 거는 것만으로 하룻밤 머물 장소가 완성됩니다. 해먹에 누워 솔 숲 사이 불어오는 바람에 흔들거리는 것만으로 오늘 할 일을 다한 기분입니다.
 
글·사진=장진영 기자 artj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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