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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의거기념관, 박 대통령 사진 뗐다 붙였다 계란 봉변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국립 3·15의거기념관에 걸려 있는 박근혜 대통령 사진. [창원=위성욱 기자]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국립 3·15의거기념관에 걸려 있는 박근혜 대통령 사진. [창원=위성욱 기자]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국립 3·15 민주묘지에 있는 3·15의거기념관. 건물에 들어서면 왼쪽 어린이체험관 입구에 박근혜 대통령이 2013년 5월 5일 청와대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찍은 대형 사진(가로·세로 2m 정도)이 걸려 있다.

지난 2014년 리모델링 이후 걸린 이 사진이 최근 떼어졌다가 다시 붙여지고 계란과 케첩 세례까지 맞았다. 시민단체는 “다시 떼어내자”고 요구해 지역에서 뜨거운 감자가 됐다. 박 대통령 사진이 ‘동네북’ 신세가 된 사연은 이렇다. 3·15 민주묘지 관리소는 지난달 15일 박 대통령의 사진을 떼어내 창고에 넣었다. 앞서 10월 24일 JTBC의 ‘태블릿 PC’ 특종 보도를 계기로 최순실(60)씨의 국정 개입 의혹을 밝혀 줄 결정적 단서가 드러났다. 하루 뒤 박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국민의 불신과 불만이 극에 달하던 시점이었다.

정인완(56) 관리소장은 “ 일부에서 학생들이 최순실 사건의 여파로 사진을 훼손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돌아 사진을 떼어냈다”고 말했다. 사진이 철거된 자리에는 ‘나라사랑 큰 나무’라는 글귀와 함께 태극무늬·파랑새 등을 표현한 상징물이 대신 붙었다.

그러나 이틀 뒤인 같은 달 17일 오후에 사진이 다시 내걸렸다. 박 대통령의 사진이 ‘시민들의 항의’를 받아 떼어졌다는 언론 보도가 나간 직후였다. 국가보훈처는 언론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한 뒤 관리소에 연락해 박 대통령의 사진을 다시 걸 것을 지시했다. 최정식(45) 국가보훈처 대변인실 팀장은 “관리소에서 사진을 떼어낸 것은 훼손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었는데 언론에는 마치 3·15묘지에 맞지 않아 철거된 것으로 잘못 보도돼 불필요한 오해를 없애기 위해 다시 사진을 걸라고 지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박승춘(69) 보훈처장에게 보고했고 내부 회의를 거쳐 다시 걸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박 처장은 육사 27기로 합동참모본부 정보본부장까지 지낸 군 출신이다. 퇴임 뒤 재향군인회 등 보수단체 중심의 시국 강연회에서 서울 용산 참사에 대해 “친북세력과의 전초전이 될 수 있다”고 발언하는 등 극우 보수 성향을 보여 왔다. 그는 2007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 경선 과정에서 박근혜 캠프 안보 관련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박 처장은 이명박(MB) 정부 시절인 2011년 2월부터 보훈처장을 맡아 이례적으로 박근혜 정부에서 유임돼 현재까지 6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주열기념사업회,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박근혜 퇴진 경남운동본부 등은 보훈처와 관리소에 박 대통령 사진 철거를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이들 단체 소속 30여 명이 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당시 김영만(71) 박근혜 퇴진 경남운동본부 상임의장은 박 대통령의 사진에 계란과 케첩을 던지기까지 했다.

김 대표는 “기념관 소장에게 최순실의 국정 농단에 책임 있는 박근혜의 대형 사진과 독재자 박정희를 미화하는 기념관의 홍보영상물 철거를 요청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아 항의의 뜻으로 이 같은 행동을 했다”고 말했다. 허진수(59)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장은 “3·15 묘지는 독재에 항거하고 민주화를 위해 싸운 영령들을 모신 곳인데 이곳에 독재자의 딸이자 탄핵 심판을 받고 있는 박 대통령의 사진을 걸어 놓는 것은 민주화의 성지인 마산을 모독하는 행위여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정식 보훈처 팀장은 “과거를 넘어 현재와 미래까지 민주주의를 이어가자는 의미에서 박 대통령과 아이들이 함께 찍은 사진을 어린이체험관 입구에 게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창원=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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