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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삼성이 노조 파괴 문건 작성…노조간부 해고 부당”

2013년 폭로돼 논란을 일으킨 삼성그룹 ‘노조와해 전략 문건’이 실제로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는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29일 이 문건 내용에 따라 진행된 노조 간부에 대한 해고가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대법원 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2011년 징계해고를 당한 당시 금속노조 삼성지회(삼성노조)와 이곳의 부지회장 조장희(44)씨가 중앙노동위원회와 제일모직(당시 삼성에버랜드)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에서 제일모직의 상고를 기각, 원고 승소 취지의 원심을 확정했다.

2011년 삼성에버랜드에서 일하던 조씨는 그해 7월 1일 동료 직원들과 함께 노조를 만들었다. 노조 설립 신고를 한 지 한 달이 되지 않아 회사는 조씨를 해고하고 고소했다. 조씨가 2011년 회사 소속 임직원 4300여 명의 개인정보가 담긴 파일을 외부 e메일 계정으로 전송해 회사에 손해를 끼치고(업무상 배임), 허가 없이 직원 기숙사 정문 앞까지 들어가 노조 선전물을 배포했다는 등의 이유(공동주거침입)였다.

조씨는 자신이 노조 활동을 주도한 이유로 해고됐다며 중노위에 구제신청을 했지만 기각당했다. 그는 2012년 불복 소송을 내고 법정 싸움에 들어갔다.

재판에서는 조씨가 증거로 제출한 ‘2012년 S그룹 노사전략’이란 150쪽 분량의 문건이 실제로 삼성 측에 의해 작성됐느냐가 쟁점이 됐다.

심상정(57) 정의당 의원은 2013년 10월 14일 ‘JTBC 9시 뉴스’(현 JTBC 뉴스룸)와 한 인터뷰에서 노조 파괴 전략이 담긴 이 문건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2012년 1월 작성된 것으로 돼 있는 110쪽 분량의 문건에는 ▶노조 설립 상황이 발생하면 그룹 노사 조직, 각사 인사부서와 협조체제를 구축해 조기에 와해시키고 ▶노조 설립 시 즉시 징계할 수 있도록 비위사실 채증을 지속하며 ▶고액의 손해배상 및 가처분신청 등을 통해 활동을 차단하고 식물노조로 만든 뒤 노조 해산을 유도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19개 계열사에 노조가 설립될 경우 모든 역량을 투입해 조기 와해에 주력하고, 노조가 있는 8개사에 대해선 기존 노조와의 단체협약을 근거로 해산을 추진하라’는 구체적 지침도 들어 있었다.

삼성 측은 작성 사실을 부인했지만 1심과 2심 재판부는 문건의 작성자는 삼성으로 보이며 이 문건에 따라 노조 파괴를 위해 조씨를 해고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역시 “2012년 S그룹 노사전략 문건은 삼성그룹에 의해 작성된 사실이 추인된다”며 “문건 내용은 삼성에버랜드 내부의 삼성노조 설립에 관해 실제 진행된 사실관계와 일치한다”는 1, 2심의 판단을 받아들였다.

이에 대해 삼성은 이번 판결이 문건의 출처를 특정한 판결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삼성 측은 이번 소송이 형사소송이 아니어서 확실한 물증 없이도 심정적으로 또는 정황상 연관이 있다고 판단해서 판결한 경우라고 설명했다. 삼성 관계자는 “문건과 부당해고가 관련이 있다는 판결이지 문건을 삼성이 만들었다고 확정한 것이 아니다”면서 “해고자가 부당해고를 철회하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가 이긴 것일 뿐 문건의 출처를 특정한 판결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2013년 최초 문제가 제기됐을 때부터 삼성은 문건에 ‘S그룹’이라고 쓰인 점 등을 들어 삼성 내부에서 만든 문건이 아니라고 일관되게 주장해왔다”고 덧붙였다.

박태희·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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