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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금리 오르지만 통화정책 ‘완화’로 가닥잡은 한은

한국은행이 내년에도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영하겠다고 29일 밝혔다.

기준금리를 급히 올리거나 시중에 풀린 돈을 거둬들이는 정책은 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한은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2017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을 확정했다. 한은은 운영방향 보고서를 통해 “대외적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정상화 지속, 보호무역주의 확산, 중국경제 성장세 둔화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적으로는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경제심리 위축 등이 성장의 하방 위험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금리는 Fed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상승 흐름을 이미 타기 시작했다. 높아진 불확실성에 은행·보험·상호금융 할 것 없이 내년 ‘대출 긴축’을 예고하고 있다. 이날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내년도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세는 올해보다 둔화할 전망이다.
최근 금감원이 개별 은행이 수립한 ‘2017년 가계대출 관리계획’을 집계한 결과 은행권의 내년 가계대출 목표 증가율은 6%대로 나타났다. 2015년엔 14%, 올해는 10%대(추정치)였다.

2 금융권 대출 규제도 강화된다. 상호금융·새마을금고 중앙회는 내년 3월 13일부터 ‘맞춤형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적용한다고 29일 밝혔다. 이에 따라 만기 3년 이상의 신규 주택담보대출은 매년 전체 원금의 30분의 1 이상을 갚는 부분 분할상환 방식으로 취급된다. 단 자산규모 1000억원 미만의 소규모 조합·금고는 시행 시기를 내년 6월 1일로 미뤘다.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각 보험사 역시 이사회 의결 따라 내년 1월 1일부터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을 적용한다. 이제 보험사에서 잔금대출을 받으려면 원천징수 영수증, 소득금액 증명원, 카드 사용액 같은 증빙소득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통화정책 따로, 시장 움직임 따로’ 흐름에 한은의 고민도 깊어지게 됐다. 올 3분기 기준 1300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불어난 가계 빚 탓에 운신의 폭은 좁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내외 금리차와 가계 부채를 감안했을 때 한은이 취할 수 있는 정책은 제한적”이라며 “한은이 내년에 기준금리는 동결하고 시장에 단기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향으로 통화정책을 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섰지만 가계 부채 때문에 한은이 금리를 따라 올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한은은 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곽 팀장은 “강달러 현상 등 시장의 변동성은 커지겠지만 내년 심각한 수준의 자본 유출 등 금융 충격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은은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를 매년 12회 열었는데 내년부터 8회로 줄인다.

대신 한은은 “정책 결정 배경에 대한 설명과 정책 방향에 대한 신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의 기술 방식·내용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조현숙·한애란·김경진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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