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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M 기자들의 2016 추천작⑥] '우리들' '라라랜드' '나,다니엘블레이크’

내가 사랑한 올해의 영화

김나현 기자

‘올해 최고의 영화’를 가리는 기준은 여러 가지다. 하지만 해마다 최고의 영화로 기억되는 작품은, 살아온 배경도 다르고 취향도 제각각인 우리 각자가 사랑한 영화 아닐까. 극장을 나서는 순간부터 집으로 돌아가는 골목길까지 좀처럼 여운이 사라지지 않는, 그날 이후에도 머리와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되새김질하는 영화들 말이다.

연말을 맞아 magazine M 기자들이 흥행 성적이나 수상 결과에 상관없이 자신에게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던 영화를 세 편씩 꼽았다. 2016년 국내 개봉 영화를 기준으로, 철저하게 기자 6인의 개인적 취향과 감성을 반영해 골랐다.

이글이 magazine M 독자들과 나누는 진심 어린 대화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제, 기자들이 묻는다. 당신이 꼽는 ‘올해 최고의 영화’는 무엇인가.
 
우리들 | 윤가은 감독 | 6월 16일 개봉
‘우리들’을 보며 탄복한 것은, 아이들이 아니라 어른들을 바라본 시선 때문이었다. 저녁 반주로 피로를 달래는 선(최수인)의 아빠, 일이 고단해 딸에게 충분한 관심을 쏟기 어려운 선의 엄마, 이혼한 부모를 둔 손녀가 안쓰러운 지아(설혜인)의 할머니 등. 마냥 착하지도 나쁘지도 않은, 어디선가 본 듯한 현실적인 어른들이다.

주변 캐릭터를 탄탄하게 묘사한 덕에, 어딘가 움츠린 구석이 있는 선과 활발해 보여도 남의 말에 쉽게 흔들리는 지아를 자연스레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욕심 많은 보라(이서연) 뒤엔 1등을 강요하는 엄마가 있다(보라의 엄마는 전화기 너머 목소리로 등장한다).

사랑하고 미워하길 반복하는, 아이들의 첫사랑 같은 우정. 지극히 한국적인 가정의 모습을 가감 없이 그린 이 영화에 마음이 흔들렸다. 우리 모두 선·지아·보라와 크게 다르지 않은 자리에서 자랐으니까. ‘우리들’은 누구나 공감할 유년의 풍경을 처연하고 아름답게 담아낸다. ‘착한 아이-나쁜 어른’ 프레임을 깨뜨리며 극 중 모든 인물에 현실적 온기를 불어넣은 윤가은 감독의 세계는 그만큼 성숙했다.

윤 감독은 인간관계 속에서 요동치는 마음을 맑고 섬세한 감수성과 예민한 현실적 묘사로 스크린에 아로새겼다. 시간 가는 줄 모를 만큼 극에 집중하며 선과 지아를 지켜보게 만든 솜씨도 놀랍다. ‘우리들’은 아주 오랫동안 이야기하고 싶은 소중한 영화다. 그뿐 아니라 ‘이렇게 따뜻하고도 영리한 영화가 우리 곁에서 만들어지고 있다’는 희망까지 선사했다.
 
라라랜드 | 다미엔 차젤레 감독 | 12월 7일 개봉
보는 내내 마음속에 반가움과 고마움이 차올랐다. 디지털 미디어 시대의 젊은 감독이 고전영화와 극장에 대한 영화를 만들다니. 남자가 휴대전화로 연락하지 않고 여자의 일터에 무작정 찾아가는 멜로를 만들다니. 이 영화는 낭만적 고전의 세계에서 사랑이 시작되고 흩어지는, 현실적인 러브 스토리를 펼쳐 낸다. ‘라라랜드’는 언젠가의 꿈처럼 아름답고, 나의 과거처럼 애틋하게 다가온 영화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 | 켄 로치 감독 | 12월 8일 개봉
‘노동’은 언젠가부터 ‘착취’라는 단어와 어울리게 된 것 같다. 자본주의는 노동자의 권리를 박탈했다. 평생 노동자 영화를 만든 켄 로치 감독은 은퇴를 번복하고 이 영화를 내놓았다. 그가 내미는 인간다움의 가치에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 ‘우리는 인간적 복지를 보장받을 권리가 있다’는 거장의 위로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그리고 나를 포함한 수많은 노동자의 존엄에 대해 오랫동안 생각했다.

김나현 기자 respir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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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