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현상유지' 수준의 경방, 비상등 켜진 '한국 경제' 회생시킬 수 있을까

“여러 가지 수단이 있으니 내년 경제정책 방향에 고려해 담겠다. 필요하면 (경기부양을 위한) 적극적 정책도 강구하겠다.”

지난 7일 유일호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내년 경제정책방향(경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적극적인 경제정책 집행에 나서겠다는 뜻을 비춘 것이다. 하지만 29일 발표된 경제정책 방향은 유 부총리의 공언과 같은 적극적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가 많다. 지금껏 추진해 온 정책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현상유지’ 수준이란 것이다.

이번 경제정책 방향에 포함된 정책 중 상당수는 과거에 선보인 것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혼인비용세액공제다. 이 제도는 지난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실시된 혼인비용소득공제와 유사하다. 총급여가 연 2500만원 이하인 근로자 본인이나 부양가족이 결혼할 경우 연간 100만원 한도에서 소득공제 혜택을 줬다. 하지만 총급여 기준이 너무 낮아 혜택을 받을 대상이 적다는 점 때문에 ‘생색내기’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번엔 총급여 7000만원 이하인 근로자로 기준을 높여 적용대상을 넓히고 세액공제로 형태를 바꿨지만 ‘재탕’논란은 피할 수 없게 됐다. 내세운 목표 실적이 예년 수준이거나 그보다 못한 경우도 있다. 정부는 내년에 공공부문에 6만명 이상의 신규채용을 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하지만 이 목표치는 올해 계획한 6만3000명보다 적다. 이 역시 지난해 실적치와 같은 수준이었다.
 
원론적이고 선언적인 수준의 계획들도 적지 않았다. 4차산업 육성의 경우 범부처 차원의 ‘4차 산업혁명 전략위원회’를 만들기로 했지만 구체적인 육성 방향은 엿보기 어려웠다. 내년 하반기 이후에 본격 추진돼 시행 여부가 불투명한 것들도 있었다. 저소득 1~2인 가구에 주는 생계급여를 늘리겠다는 계획은 7월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에서 발표돼 하반기에야 시행될 수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이번 경제정책방향에서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찾아보기 어렵다”며 “올해 재정정책이 ‘중립’을 외친 사실상의 ‘긴축재정’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경방에 포함된 20조의 재정보강 등도 확대재정이라기보다 기존의 긴축재정을 완화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결국 탄핵 정국이란 정치적 불확실성을 정부가 넘어서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내년 상반기 중으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인용될 지 여부가 결정될 거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탄핵 인용으로 귀결되면 이번 경제정책 방향은 길어야 6개월, 짧으면 3개월 가량의 시한부 신세가 될 수 있다. 성 교수는 “현재로선 탄핵 결정이 인용돼 내년 상반기나 하반기에 조기대선을 치를 가능성이 크다”며 “이런 와중에 정부가 구체적이고 획기적인 정책을 담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상반기에 닥칠 한국 경제의 악재를 고려하면 현상유지 수준의 경제정책 방향에 그쳐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은 “내년엔 기업 수익이 더 줄고 가계부채 문제도 더 심각해질 것”이라며 “정치적 상황이 불확실해도 정부가 정책에 확실한 방향성을 담아 경제를 책임지겠다는 의지를 시장에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