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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칼 3개 뽑은 특검, 대통령 아픈곳 겨눴다

제3자 뇌물죄 겨냥 문형표 긴급체포
최순실 재산, 금감원에 자료 요청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로 긴급 체포된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28일 오전 서울 대치동 특검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다. [뉴시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로 긴급 체포된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28일 오전 서울 대치동 특검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다. [뉴시스]

박영수 특별검사의 칼이 박근혜 대통령의 ‘제3자 뇌물죄’를 정면으로 겨냥하기 시작했다. ‘삼성 합병 외압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문형표(60·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28일 오전 1시45분 직권남용 혐의로 긴급체포한 특검팀은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 중이다.

특검팀은 연금공단이 지난해 7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에 찬성표를 던지도록 문 전 장관이 압력을 가했다는 혐의(직권남용 등)를 수사 중이다. 수사팀은 문 전 장관이 안종범(57)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과 김진수(65) 보건복지비서관의 지시를 받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더불어 문 전 장관과 이를 공모한 혐의로 홍완선(60) 전 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도 검토하고 있다. 특검팀은 29일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총괄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부른다.

특검팀은 또 최순실(60·구속)씨 재산내역에 대한 조사에도 착수했다. 이규철 특검 대변인은 “최씨 재산 의혹과 관련해 약 40명에 대한 재산 내역 조회를 금융감독원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이 최씨 재산의 규모와 조성 과정의 비리 의혹에 관심이 많은 만큼 추적의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특검팀은 최씨 일가가 불법 형성한 은닉 재산 중 일부가 박 대통령과 관련된 것인지를 확인할 계획이다. 최씨와 박 대통령이 ‘경제적 공동체’일 수 있다는 의혹을 확인하겠다는 의미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최씨 재산이 박 대통령 재산에 섞여 있다면 최씨가 기업체 등으로부터 받아낸 돈이 박 대통령에게 제공된 뇌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재산조회에는 사망자에 대한 상속인 재산, 불공정거래 조회, 외국환거래법 위반 조회 등이 있다. 특검팀은 관계 기관의 자료 협조에 한계가 있을 경우 법원의 영장을 발부받아 자금 흐름을 추적할 방침이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세월호 7시간 의혹 풀 핵심 인물
김영재 병원 압수수색, 조여옥 출금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28일 서울 논현동 김영재 의원과 와이제이콥스메디칼을 압수수색했다. 김 원장이 압수수색 도중 부인의 회사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 전민규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28일 서울 논현동 김영재 의원과 와이제이콥스메디칼을 압수수색했다. 김 원장이 압수수색 도중 부인의 회사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 전민규 기자]

특검팀은 28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김영재 의원’을 압수수색했다. 수사팀은 김영재(54) 성형외과 원장의 사무실과 집 등 10여 곳을 수색해 병원 진료 기록 등을 확보했다. 앞선 검찰 특별수사본부 수사에선 건드리지 않았던 곳들이다. 김 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의혹의 핵심 인물이다. 특검팀은 또 세월호 참사 당일 청와대 간호장교로 근무한 조여옥(28) 대위를 출국금지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 당일인 2014년 4월 16일 대통령의 행적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김 원장이 당시 박 대통령에게 성형 시술을 했다는 의혹을 조사할 계획이다. 하지만 김씨는 청문회 등에서 “당시 장모를 진료한 뒤 병원 문을 닫고 골프장에 갔다”고 부인한 상태다. 특검팀 등에 따르면 김 원장은 최순실 씨와의 친분을 바탕으로 대통령 자문의가 아니면서도 비선으로 박 대통령을 진료했다. 또 최씨는 가명으로 일주일에 한 번꼴(2013년 10월~올해 8월 총 136회)로 향정신성 의약품인 수면마취제 ‘프로포폴’을 맞은 것으로 드러났다. 압수수색 영장에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가 적시됐다.

이와 함께 ▶전문의 자격이 없는 김 원장이 서울대병원 외래의사에 위촉된 경위 ▶지난해 3월 박 대통령 중동 순방 동행 배경 ▶부인 박채윤 와이제이콥스메디칼 대표의 서울대병원 납품 특혜 의혹도 수사 대상이다. 특검팀은 납품 의혹과 관련해 서창석(55) 서울대병원장의 병원 사무실과 집도 이날 압수수색했다.

특검팀은 또 다른 비선 진료 의혹을 받는 김상만(54) 전 녹십자아이메드병원 원장 집과 사무실, 그가 일했던 차움의원에서도 진료 기록 등을 확보했다. 김 전 원장은 2011∼2014년 차병원그룹 계열인 차움의원 재직 시절 최순실·순득씨 자매 이름으로 박 대통령의 주사제를 처방해 논란이 됐다.

글=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사진=전민규 기자
 
블랙리스트 청와대 개입 여부 조사
차은택 외삼촌 김상률 전 수석 소환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이 28일 블랙리스트와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김 전 수석은 구속된 차은택씨의 외삼촌이다. [뉴시스]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이 28일 블랙리스트와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김 전 수석은 구속된 차은택씨의 외삼촌이다. [뉴시스]

특검팀은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28일 김상률(56)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을 공개 소환한 데 이어 신동철(55) 전 정무비서관을 비공개로 불러 조사했다. 29일 오전 10시엔 모철민(58) 전 교육문화수석을 소환 조사한다. 현재 주 프랑스 대사인 그는 특검 조사를 받기 위해 이날 오후 귀국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블랙리스트 작성 및 전달 시기에 청와대에 근무한 김 전 수석(2014년 12월~2016년 6월)과 신 전 비서관(2013년 3월~2016년 4월)을 상대로 당시 상황을 확인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의 문화 정책 관련 최고위 공직자들이 줄줄이 특검팀에 출두하고 있다. 27일엔 청와대 정관주(52) 전 정무수석실 비서관이, 지난 주말에는 김소영(50) 전 문화체육 비서관이 조사를 받았다.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실에 있었던 송광용(63) 전 수석, 김종덕(59) 전 문체부 장관은 다음 조사 대상이다. 김기춘(77)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지시로 정무수석실에서 블랙리스트가 작성된 뒤 교육문화수석실을 통해 문화체육관광부로 전해졌다는 직권남용 의혹에 ‘현미경’을 들이대고 있는 것이다. 특검팀은 리스트 작성 관련자를 모두 조사한 뒤 김 전 실장과 조윤선 장관을 소환할 예정이다.

이날 오전 10시 서울 대치동 특검사무실에 나온 김상률 전 수석은 “특검 조사에서 모든 걸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차은택(47·구속) CF감독의 외삼촌이기도 하다. 특검팀은 김 전 수석을 상대로 최순실씨의 평창올림픽 이권 지원 의혹과 최씨의 딸 정유라(20)씨의 이화여대 부정 입학 관련 의혹도 조사했다. 신 전 비서관은 이른바 십상시(‘정윤회 문건’에 나오는 비서진 10명) 중 한 명으로 박 대통령 대선 캠프의 여론조사단장, 청와대 정무수석실 국민소통비서관을 지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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