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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 올해도…나무 밑에 5000만원 놓고 갔다

전북 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 직원들이 28일 ‘얼굴 없는 천사’가 두고 간 돈을 세고 있다. [사진 전주시]

전북 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 직원들이 28일 ‘얼굴 없는 천사’가 두고 간 돈을 세고 있다. [사진 전주시]

해마다 세밑이 다가오면 전북 전주의 한 주민센터 인근에 수천만원의 성금을 두고 사라지는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나타났다.

“소년소녀 가장 위해 써주세요”
17년째 선행 계속, 총 5억 기부

28일 오전 11시8분 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 50대로 추정되는 남성은 “주민센터 뒤 공원 나무 밑에 (성금이) 있으니 가져가시고, 어려운 소년소녀가장을 위해 써 주세요”라고 말했다. 전화를 받은 정세현 노송동주민센터 시민생활지원팀장은 “미처 감사의 뜻을 표현하기도 전에 전화를 끊었다”고 했다.

직원들은 이 남성이 알려준 주민센터 옆 기부천사쉼터 화단에서 작은 상자를 발견했다. 상자 안에는 5만원·1만원권 지폐 다발과 동전이 담긴 돼지저금통이 들어 있었다. 금액은 5021만7940원이었다. 상자 안에 함께 담긴 A4 용지에는 컴퓨터로 타이핑한 글씨체로 “소년소녀가장 여러분 힘든 한 해였지만 우리에게는 희망이라는 선물이 있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그는 2000년부터 올해까지 17년째 총 18번에 걸쳐 총 4억9785만9500원의 성금을 기부했다. 2002년에는 두 번 기부했다.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라는 이름은 그가 2000년 4월 한 초등학생을 통해 58만4000원이 든 돼지저금통을 중노2동주민센터(옛 노송동주민센터)에 주고 사라진 뒤 시민들이 붙여 준 애칭이다. 40~50대 남성으로 추정된다는 사실 말고는 이름도 직업도 알려진 게 없다.

전주시는 2010년 1월 그의 뜻을 기리고 기부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노송동주민센터 화단에 ‘얼굴 없는 천사의 비’를 세웠다. 노송동 주민들도 천사를 연상케 하는 10월 4일을 ‘천사의 날’로 지정하고 나눔 활동에 동참하고 있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를 본받아 익명의 기부자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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