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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작은 차도선 운행하는 섬마을 70대 부부

나로우주센터가 있는 남도의 끝자락 전남 고흥군 봉래면 나로도의 서쪽에는 작은 섬 하나가 있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속한 0.78㎢ 규모의 사양도(泗洋島)다. 102가구 200명 안팎의 주민이 모여 산다.

전남 고흥 사양도 김송길·최감엽씨
2년 뒤 연륙교…“마지막 선장 될 것”

나로대교를 통해 육지와 연결된 나로도와 사양도를 이어주는 것은 22t 규모의 차도선(車渡船) 사양호다. 선장과 선원을 포함한 정원 14명에 차는 단 한 대만 실을 수 있다. 전국에서 가장 작은 규모의 차도선으로 섬 주민은 월 5000원에, 일반인은 1회 왕복 3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차도선 ‘사양호’ 앞에 선 김송길 선장 내외. 부인 최감엽씨는 사양호의 유일한 선원이다. [프리랜서 장정필]

차도선 ‘사양호’ 앞에 선 김송길 선장 내외. 부인 최감엽씨는 사양호의 유일한 선원이다. [프리랜서 장정필]

1996년 3월 고흥군의 지원을 받아 마을 차원에서 운항을 시작한 사양호의 현재 선장은 사양도 주민 김송길(73)씨다. 남편을 도와 사무장 역할을 하는 이는 김 선장의 부인 최감엽(71)씨. 사양호의 유일한 선원이다.

사양도에서 나고 자라 젊은 시절 어업을 하던 김씨가 처음 사양호의 조타기를 잡은 건 환갑 무렵인 2004년쯤이다. 앞서 초대 선장으로 일하던 다른 주민이 은퇴하자 자리를 물려받았다. 이후 7년여간 사양호를 운행하며 주민들의 발 역할을 했다.

나이가 들면서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한때 2년 정도 다른 주민에게 운행을 맡겼다. 그러나 이 주민도 몸이 나빠지면서 지난해 12월 다시 선장으로 복귀했다. 김 선장마저 사양호를 운행하지 않으면 섬 주민들의 발이 묶이기 때문이다.

사양호는 오전 7시30분 사양도에서 출발해 애도를 거쳐 나로항으로 향하는 일정을 시작으로 하루 5차례 운행한다. 사양도에서 나로항까지는 직선거리로 1㎞, 운항에는 15분밖에 걸리지 않지만 고령의 김씨 부부에게는 하루 왕복 10회 운항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김 선장이 배 운항을 계속할 수 있는 이유는 손발이 척척 맞는 부인 최씨가 있어서다. 김 선장이 배를 운항할 때면 최씨는 승객들에게서 표를 받거나 짐을 날라준다. 사양도 주민들은 김 선장 부부를 보고 부창부수 라는 말을 실감한다. 운항수입은 얼마 되지 않지만 군에서 보조금이 나와 부부의 월 소득은 200만원 수준이다.

섬 출신으로 어릴때부터 배를 타고 20세 무렵 직접 어선을 운항할 정도로 베테랑인 김 선장이지만 사양호 운항은 늘 조심스럽다. 취항 후 20년째 사고가 없는 기록을 이어가고 주민들의 안전을 책임져야 한다는 사명감에서다. 김 선장은 사양도와 고흥군 동일면을 잇는 연륙교가 2018년 3월 완공돼 더 이상 배 운항이 필요 없어질 때까지 자리를 지키는 게 목표다. 김 선장은 “건강이 허락하는 한 사양호의 마지막 선장으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고흥=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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